선거판은 온통 상대를 물고 뜯고 폄훼하는 언사들로 홍수를 이룬 공사장의 난장판과 다름없었다. 상대 후보측의 옳고 그름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 숱한 막장 묻지마 의혹과 주장들이 쏟아지니 국민들과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울 뿐이다.
국정 정책에 대한 후보자들의 포부나 미래에 대한 비전은 찾아보기 어려운 최악의 선거판이 됐다고 할까. 이번 선거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대통령을 뽑는 일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재연되던 혼탁과 불·탈법의 고질을 끊어내는 새로운 정치쇄신의 기회가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지극히 당연한 국민들의 바람은 또 한 번 무참하게 내동댕이쳐 땅바닥으로 딩굴고 무너졌다. 정책과 비전을 내세운 정정당당한 대결을 열망했지만 비방과 흑색 마타도어 선전이 춤추는 여느 때의 선거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후보들이 직접 나서 상대를 집요하게 깎아내리는 추한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제 국민들이 믿을 것은 스스로의 냉정한 판단과 기권 없는 소중한 한 표로 엄중한 심판뿐이다. 어젯께 밤에는 세 차례에 걸친 TV합동토론회도 끝났다.
통합진보당 기호3번 이정희 후보가 사퇴한 가운데 열린 박근혜, 문재인 양대 후보의 마지막 토론을 잘 봤을 것이다. 어느 후보가 우리 시대정신에 적합하고 부합하는 지도자의 참모습을 갖췄는지, 누구의 공약이 진정성 있는지, 날림 공약은 없었는지 찬찬히 따져볼 시점이 됐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가정으로 배달돼 온 개인 선거공보에서 후보별 공약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록 이번 선거 역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실망스러웠겠지만, 유권자들은 혼탁의 와중에서도 진위와 옥석을 가려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각당 선대위 선거판이 엉망진창이었다고 선량한 유권자마저 표심이 흔들려서야 하겠는가. 분위기에 휩쓸려 신성한 주권행사를 소홀하게 한다면 5년 뒤 또다시 구태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국태민안에 앞장서 상머슴 노릇을 할 이가 과연 누구인지 냉정하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껏 선거판에서 보여 준 대선 후보들의 언행을 다시 한번 기억하면서 엄중한 심판의 한 표를 준비할 시간이 됐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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