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각, 미국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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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생각, 미국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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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외교도 비즈니스처럼

▲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다자간 관계만을 교란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는 미국인들에 대한 제도적 권력, 인내심, 주권을 파괴하고 있는 중이다. ⓒ뉴스타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미국 대통령과 루이 14세(Louis XIV)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획일주의 면이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통해. 백악관을 차지하고 있는 자신의 관심사나 이익이 곧 국가의 관심사요 이익이라는 생각에 젖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측면에서 “짐이 곧 국가”라고 한 루이 14세와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그의 독선적인, 그리고 모든 것은 비즈니스로 통한다는 이른바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말한 다양한 거래방법들이 최선의 것인 양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의 비핵화를 위한 사상 최초의 지난 6월 12일의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미-북 정상회담에서 보여 줬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훨씬 앞서 나가거나 너무 확신에 찬 발언으로 많은 실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외정책, 외교정책이 이 같이 자신만이 중심축(axis)인 양 처신하다가 일을 성사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다자주의는 가라, 양자주의만이 나의 길

미국 하버드 대학의 정치이론가이자 워싱턴포스트(WP) 기고 칼럼리스트인 다니엘 앨런(Danielle Allen)교수는 최근 WP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완벽하게 일관성이 있는 정책”이라며 신랄하게 비꼬고 있다.

그래서 앨런 교수는 그의 자신만의 일관된 주의(ism)에 이름을 붙여 주었다. “순수한 양자주의(pure bilateralism)”라며 앞에 pure를 붙였다. 이 같이 트럼프의 외교정책도 너무나 뻔한 정책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다자는 복잡하다. 양자(혹은 쌍방)외교만이 단순 명쾌하다는 인식이다. 기존의 복잡성과 다양성의 국제외교는 트럼프의 눈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트럼프에게는 통일된 이론(unifying theory)이 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리기후협정(Paris climate accord), 그리고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해야만 하는 이론이다. 이러한 협정의 이런 저런 세부사항들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이다.

정상회담도 다자보다는 양자를 선호한다. 북한의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협상을 시작하지 않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 했던 것은 자신의 그 같은 양자주의가 아주 멋지고 세련되어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잇다는 것이 앨런 교수의 평가이다. 특히 트럼프는 그러한 협정이나 합의사항들이 다자간에 이뤄진 것들이기 때문에 그는 손을 뗐다는 판단이다.

* 트럼프, 나는 거래협상가(dealmaker)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중순 미국의 CNBC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다른 대통령과는 다르다. 나는 거래협상가이다. 나는 평생 동안 거래를 해왔다. 나는 정말 잘한다. 나는 큰 거래를 하는 사람”이라고 확신에 찬 발언을 쏟았다.

앨런 교수에 따르면, 트럼프가 말하는 ‘거래협상가(dealmaker)'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세계가 기존의 질서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서 이 세계가 곧 거래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여기고, 자신이 생각하는 글로벌 질서를 추구하고 있다.

*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가 보는 트럼프

토니 애벗(Tony Abbott) 전 호주 총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발표된 최근 글에서 밑바닥을 보았다고 했다.

그는 WSJ기고 글에서 “트럼프가 분명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극도로 선명한 것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 각 국가의 안전은 어느 누구의 손보다 각국 스스로의 손에 달려 있다. 트럼프는 이 같이 동맹국 혹은 동맹지역이라 할지라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득이 없으면 동맹을 던져버릴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한다. 또 그는 워낙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싫어하기 때문에, 각 국가들도 독자적인 안보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애벗 전 총리는 트럼프가 좋아하는 양자주의 원리를 분명히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직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호주가 미국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온통 신경을 써야 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혜주의에 대한 집착을 볼 때,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되는 것이 지금은 훨씬 더 중요하다.”면서 트럼프를 따르지 않으면 동행에서 이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애벗 전 총리는 “내 판단으로는, 호주는 미국이 하는 대로 이라크 임무를 '조언하고, 지원하고, 수행하는 것'으로 격상시켜 시리아로 확대했어야 했다. 호주는 남중국해에서 자유항행 작전을 시작했어야 했다. 그리고 호주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환영할 뿐만 아니라 호주 대사관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애벗 전 총리는 실수로 마이클 코헨의 외교정책을 제안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트럼프와 동행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Michael Cohen)처럼 충성심을 호주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충성심과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다른 국가를 향한 충성심이 과연 잇을 수 있는가?

* 트럼프의 이익이 곧 미국의 이익 ?

트럼프는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거래 협상이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자신의 자산을 활용하려고 한다. 그는 카지노의 파산까지도 재정적인 이점으로 이용했고, 폐허로부터 힌트를 얻어 개발사업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고 정의를 다시 내리기도 했으며, TV 사회자로서의 경력을 쌓는데 도움이 되는 자원들을 모조리 끌어 모으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런 사람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트럼프의 대외정책 과제에서 인식을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거대 소비시장을 가진 미국인들이 이제 가장 귀중한 자신의 자산”이라는 개념이다. 트럼프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나라들은 우리(미국)에게 접근하기를 원한다.” 이건 트럼프가 엄지 척을 해야 할 대목이다. 그의 예전의 카지노처럼, 앨런 교수는 “우리(미국인)는 그가 거래 테이블에 올려놓는 ‘내기 돈(stake)’인 셈”이라며 트럼프의 모든 것은 비즈니스라는 인식을 꼬집었다.

* 트럼프의 국내정책과 외교정책

트럼프의 국내 정책과 외교정책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트럼프의 말이 있다. “국내에서는 세금을 삭감한다. 그래서 경기가 회복된다. 자 한번 보라. 세계 최대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으며, 이제 무역전쟁의 자산을 최대한 휘두를 수 있게 됐다.”

트럼프가 중국, 유럽연합(EU)등에 보복 관세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의 기업 법인세는 대폭인하 했다. 마치 한국의 현대그룹 설립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의 “밖에서 벌어서 안을 살찌운다”와 같이 트럼프도 “외국을 쥐어짜서 미국 기업을 살찌우게 하겠다”는 뜻은 전 세계가 다 아는 상식이 됐다. 나아가 잘이 찐 미국인, 미구기업이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끌어들여 자신의 살을 찌우게 하는 지는 이미 과거의 활동에서 엿볼 수 있다.

* 비즈니스와 외교

트럼프의 인식에는 “자기 자본이 아니라 남의 자본으로 사업을 일궈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사업뿐만이 아니라 국제외교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의 원리를 적용하려 든다.

트럼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 조리에 맞지 않는 말로 이렇게 했다. “우리가 경제에 쏟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을 감안할 때, 경제는 어쩌면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관세 부과 조치와 관련해서는 “지금이 적기”라면서 “은행 돈을 가지고 놀고 있다는 말을 알고 있죠?”라면서 그의 비즈니스 철학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의 양자 외교정책의 목적은 세계 평화나 국제 질서에서의 민주주의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비전이 아니다. 그 목적은 세계경제를 위해 필요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단순히 트럼프 개인적 힘을 극대화하고, 그의 인간성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앨런 교수는 “그가 자기 방식으로 훌륭할 때, 미국은 위대하다고 스스로 믿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백악관에 있을 때의 이익이 곧 국가적 이익이다. 이는 짐이 곧 국가라고 한 루이 14세의 말을 연상시킨다.

앨런 교수는 이렇게 결론짓는다. 우리(미국을)를 위해서? 그 순수한 양자주의가 미국인들에게 좋은 것인가? 트럼프의 관심사가 국익과 같은 것인가? 수많은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주공화국은 한 개인이 다른 나라들과 맺고 있는 양자 관계에 의존할 여유가 없다. 우리는 다자간이든 양자 간이든 제도적 관계를 확보하고 유지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임시 대표자를 통해 시간을 통제하고 조종할 수 있다.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다자간 관계만을 교란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는 미국인들에 대한 제도적 권력, 인내심, 주권을 파괴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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