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제로(NetZero) : 불가능한 신화냐 가능한 목표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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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제로(NetZero) : 불가능한 신화냐 가능한 목표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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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일까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 2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라는 의미의 순배출제로(NetZero)'를 논의하고 일정정도 합의를 보았으나, 일부 국가들의 미지근한 목표설정과 의지로 보아 실제 목표 달성이 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넷 제로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과연 그 목표가 실제로 성과를 낼 것인지 신화로 끝날 것인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잘못된 이슬람(Islam for the Politically Incorrect, 2017년 판)'친밀한 적(Intimate Enemies, 2014년 판)'의 저자이자 언론인이며, 작가인 칼레드 디아브(Khaled Diab)는 알자지라 22일자 오피니언란에 넷 제로신화냐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COP26에 세계의 정상들이 모여 날씨에 대한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기후에 대한 큰 논의를 가졌다. 반면 기후관련 활동가들은 세계의 각 정부가 상투적인 생각을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바꾸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어찌됐던 이번 COP26에서는 회의장 안보다 밖의 공기가 더욱 뜨거워졌고,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성장한 세계 유수의 기업 관계자들이 각국 대표단보다 더 많이 모여들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환경보호 활동가들 사이의 복잡하게 얽힌 이해 충돌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결말을 향해 나아갈지 주목된다.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환경주의)는 원자력 산업으로부터 발언이 나왔고, 호주와 같은 석탄 생산국들뿐만 아니라 걸프만 국가들과 같은 주요 석유 생산국들도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 바나나를 먹는 것만큼이나 안전하다는 주장을 하며 회의장 밖 공기를 뜨겁게 달구었다는 것이다.

COP26 폐막식 본회의에서는 자녀, 손자,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합의와 집단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진부함 속에서도 미국과 유럽연합(EU)국가들에 이르기까지 부유한 국가들은 그들의 생활 방식을 축소하려는 뜻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 경제 강국들은 석탄과 다른 더러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없애거나 큰 폭으로 낮추려는 의지가 거의 없었다. 모두가 더 욕심을 내는 과거와 현재 그대로를 유지하려 한 것이다.

물론 각국마다 고유한 국내 정치와 경제적 상황이 다르면서도 집권을 유지하고 싶은 정치인들은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 말로만 떠드는 이른바 그린워싱만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

부유한 나라들, 그리고 배출대국 중국과 인도 등의 행동과 발언은 저소득 국가들과 섬나라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몰디브의 환경부 장관인 샤우나 아미나트(Shauna Aminath)이는 2050년까지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21세기 초까지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며 항변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 회의에서 동료 장관들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행동할지 결정하는 동안 우리의 가정을 위태롭게 하는 또 다른 대화라면서 “(섭씨) 1.52도씨의 차이는 우리에게 사형선고라고 강변했다.

미래 세대들이 대처해야 할 의미 있는 기후 행동의 뜨거운 감자를 21세기 중반으로 내몬 것을 넘어, 나라들과 기업들이 선호하는 또 다른 전략은 막연한 순제로배출(NetZero) 공약을 만드는 것이다. 140개 이상의 국가들이 2050년까지 넷 제로를 약속했으며, 어떤 나라들은 더 빨리, 다른 나라들은 더 늦게 목표를 잡고 있다.

중국은 2060년을 목표로 하고 인도는 2070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50년이라는 목표 설정이 온실가스 배출 대국 중국과 인도가 10~20년 더 늦게 잡고 있다는 것은 COP26 목표가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신화적인 목표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대 다국적 기업부터 글래스고의 현지 스테이크하우스까지 기업체들도 넷 제로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계 2,000대 기업 중 적어도 5분의 1은 이미 COP26 이전에 그러한 약속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는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있는가?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 모델을 추구하기 위한 야심찬 전략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진지하게 전념하는 몇몇 국가와 기업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기후 전략은 홍보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 아마도 가장 터무니없는 제로(zero)의 주장은 화석 연료 제품에 대한 주장일 것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쉘(Shell)자동차탄소중립(Drive Carbon Neutral)’ 캠페인을 들 수 있는데,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리터당 1 유로 센트(0.012달러)의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휘발유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으로 가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배출권을 사 서류상 배출가스 감축을 실현시키는 일에 불과하다. 현대판 면죄부이다.

칼레드 디아브는 이것은 중세 교회가 마구 판매한 면죄부(indulgences)’의 현대적 환생과 비슷하다. 그러나 여기서 오염자는 죄인대신에 그들의 파괴적인 행동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지는 않고, 그들 스스로 죄를 용서하기 위해 금액을 지불한다고 한탄했다.

비록 이러한 면죄부들은 쉘의 간부들이 밤에 잠을 더 잘 자도록 도울 수 있고, 운전자들은 휘발유를 많이 소비하는 자동차에 대해 죄책감을 덜 느끼지만, 이러한 묘기는 기후에 거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디아브의 생각이다. 네덜란드 광고표준원(advertising standards agency)9명의 법대생들이 이 거대 석유회사를 그린워싱으로 고발하자 쉘에게 이 광고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불행하게도, 셸은 이러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데 혼자가 아니다. 화석연료 회사들 사이에 탄소 중립이라고 주장하는 가스와 석유를 마케팅 하는 골치 아픈 새로운 추세가 있다. 최근 카본마켓워치에서 조사한 결과, 현재 석유 및 가스업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이런 주장은 뻔뻔스러운 그린워싱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탄소중립이라는 용어는 화석연료 기업들의 그린워싱의 주요한 홍보수단이다. 그 홍보를 통한마케팅의 귀재들이다. 모든 단언 앞에 그린(green)이라는 말만 붙여 놓으면 그린 에너지(green energy)는 마치 모두가 청정에너지요 그린 푸드(green food)하면 모두가 무공해 식품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하면서 그린은 인기 있는 단어로 각광을 받는다. 이 같이 그린(green)'이라는 단어로 순수한 사람들을 현혹시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도 허다했다. 착시현상(optical illusion)이다.

그린원싱 방식의 착시현상 마케팅은 탄소거래 시장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방정식의 한 요소는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낮추는 것과 관계가 있는 동시에, 이른바 상쇄(offsetting)라고 불리는 것과 관련이 있다. 현대판 면죄부 거래를 허용하게 한 셈이다.

상쇄는 자연의 탄소 흡수 능력(예를 들어 조림 또는 습지 복원)을 향상시키는 자연적 해결방식을 통해 달성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배출량 감소를 구매하거나, 산업 공정이나 공기에서 탄소를 포획하기 위해 미래에 거의 입증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여 다른 곳의 재생 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옥스팜(Oxfam)은 나무를 심어 배출가스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최소 16억 헥타르(40억 에이커)의 새로운 숲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옥스팜은 이 숲이 우거진 땅은 인도 면적의 5배 혹은 지구상의모든 면적의 농경지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이럴 경우 집단 굶주림(mass hunger)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하다. 행성 A를 상쇄하려면 행성 B가 필요하다.

넷 제로라는 기도문(mantra)은 현실을 왜곡할 수 있고, 완전히 다른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각한 국가나 기업은 탄소 중립성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이 계획은 배출량을 90% 줄이고 상쇄를 통해 나머지 10%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쉬운 해결책을 찾거나 이미지를 그린워싱하려는 기업이나 국가는 그 반전을 노릴 수 있다. 10%의 감축과 90%의 상쇄를 한다면 넷 제로는 그저 만트라(기도문)에 불과한 것이다.

비록 이 두 가설의 경우가 이론적으로 '넷 제로' 또는 '탄소 중립(carbon neutral)'이지만, 동등하거나 같지 않다. 첫 번째는 분위기를 정리하기 위해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기학과 자신의 이미지를 정리하는 것에 불과하다.

주기도문과 같은 넷 제로탄소중립이라는 그린의 상징으로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면서 이익의 극대화를 챙기는 화석연료 기업들의 노력 앞에 일부 정부나 국민들은 계속해서 많은 량의 온실가스를 마실 수밖에 없다. 2050년이 되면 과연 이산화탄소와 결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아무도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치권, 경제계, 그리고 일부 언론 등이 어깨동무를 하고 탈탄소(decarbonization)움직임을 그린워싱이라는 도구를 활용 지연시킬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2019년 말부터 지금까지 거의 2년 동안 세계 각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봉쇄(lockdown, 록다운) 등의 다양한 조치들로 한때 공기가 맑아지는 현상을 세계적으로 목격했다. 그러나 세계 여러 나라들이 경제적 이유를 들어 일상회복(live with COVID-2019)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임계치인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하거나 비슷하게 유지한다면, 지금부터 10년 동안 무리하다 시피 조금은 과도한 목표 설정으로 감축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적지 않다.

유엔의 각 국가들의 계획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65%의 배출 감축이 필수적이지만, 세계 각 정부들이 제출한 공약을 집계한 결과 2010년 수준에 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겨우 7.5%만 감소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각국 정부는 자국의 배출량을 과소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비현실적이다. 워싱턴 포스트(WP)의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실제 배출량과 보고된 배출량의 차이는 연간 133억 톤에 달하며, 이는 거의 30억 대의 자동차 배기가스와 맞먹는다고 한다.

2050, 넷 제로, 탄소중립 목표라는 거대한 과제가 실질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그리많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으며, 다른 나라와의 상대적 비교로 자신들의 노력을 평가하려 들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그러한 인식 자체가 안일한 생각을 부추기고 늦장을 부리며 과감한 감축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이 있다.

이러한 배경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넷 제로라는 주기도문과 같은 망상, 탄소거래를 통한 상쇄(offsetting)에 대해 재검토를 해보아야 한다. 상쇄 조치는 경제활동을 하는데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늦어도 2030년 까지 필수적으로 65% 감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무장하고, 이에 지붕해야 한다. 그린워싱으로 종이 위에서 제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후 영웅(climate heroes)을 보고 싶은 것이다.

스웨덴의 2003년 생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환경소녀가 COP26 회의장 밖에서 정상들의 논의와 합의를 보고 블라 블라 블라(Blah, Blah, Blah)'라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제발 허튼 소리(blah)'로 끝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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