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어렵다는 평화, 오슬로 협정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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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어렵다는 평화, 오슬로 협정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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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에 의한 평화보단 ‘용서’에 의한 평화 유도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재자 미국 대신 ‘사우디’가 나설 만 해

포스트 팬데믹(Post-Pandemic). 보다 협력적이고 보다 많은 용서(forgiveness)가 있을 법한 세계는 오히려 반목과 분열로 치닫고 있는 분위기이다. 데탕트보다는 새로운 냉전이라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로 향하면서 분열이 가속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은 17일자 플랫폼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용서의 힘’을 말했다. 엑스에 올려 진 글은 아래와 같다.

“용서가 없으면, 희망도 없고, 용서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용서는 증오의 공기를 정화하는 산소이며, 원한의 독을 해독하는 해독제이며, 분노를 가라앉히고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길이다.“

많은 정치 지도자들은 전쟁, 평화, 힘을 이야기하면서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기도 한다. 힘에 의한 평화는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가 작동해 일부 상대는 억압되어 주눅이 들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역작용을 하며 힘을 가하는 쪽에 대항하는 힘으로 맞대응을 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자칫 충돌,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전쟁과 평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 유용해 보이기도 하다. 힘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평화라는 말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평화로 가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용서의 힘(The Power of Forgiveness)'을 기르는 것이 세계 평화에 좀 더 쉽게 다가가는 길이 아닌가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목표로 한 ‘오슬로 협정(Oslo Accords)’이 체결된 지 올해로 꼭 30명이 됐다. 그러나 2023년 현재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은 평화를 맞보지 못하고 있다. 용서 대신 힘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협상의 틀을 찾아야 할 때가 되고 있다.

‘오슬로 협정’은 1993년 9월에 중개에 나선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함께 사명을 한 평화를 위한 협정이다. 협정 이전까지는 1948년에 건국을 한 이스라엘과 유대인 이주로 고향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들이 적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아랍국가와 이스라엘 전쟁이 반복됐다.

어렵게 이뤄낸 오슬로 협정은 서로 존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미래에 수립될 팔레스타인 국가와 이스라엘이 공존한다는 ‘두 국가 공존의 방향’을 제시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오슬로 협정을 환영한 것만으로도 역사적인 내용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문제의 씨앗은 남아 있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이 서로 수도라고 주장하는 ‘성지 예루살렘’의 귀속과 ‘팔레스타인인 귀환 시’기 등의 난제는 미래 협상의 몫으로 남겨졌었다.

미국이 중재 노력을 거듭했지만, 양국 간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오슬로 평화 협정은 지난 2014년을 끝으로 끊겨진 채 지금까지 계속 갈등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팔레스타인자치구에 유대인 정착을 확대시키고 있다. 오슬로 협정 이전의 상황들이 재현되고 있다. 팔레스타인도 자치정부의 부패와, 이슬람주의 세력인 하마스(Hamas)와의 분열로 평화협상 당사자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

하마스에 의한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구 공격은 좀처럼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 오슬로 합의는 사실상 폐기처분되어 그 합의 정신으로 되돌아 가는 길은 아예 없어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최소한 상호 공격을 자제하고, 폭력의 연쇄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오슬로 협정의 정신, ‘두 국가의 공존’이라는 대의를 살려내야 한다. 그 수단으로 ‘상호 용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용서하는 마음으로 협상의 틀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2023년 미국은 1993년 당시의 미국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미국의 협상 중재역할은 미미해졌다. 스스로 중재하지 않으려 할 수 도 있다. 미국은 늘 이스라엘 편에 서왔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정체를 타파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대처가 불가결하다.

이러한 현황 속에서 두드러지게 눈길을 끄는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이다.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극대화시켜 나가고 있는 사우디의 동향이다.

미국을 포함 서방 위주의 외교에서 탈피해나가고 있는 사우디이다. 사우디는 탈석유를 지향하기 시작하면서 타국 의존형 경제구조의 개혁과 외교의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적국이었던 ‘이란’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니파, 시아파라는 이슬람 종파로 분열되어 지역 맹주 자리를 놓고 으르렁거리던 사우디-이란의 화해 무드는 지역 평화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나아가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항공기가 사우디 상공을 거쳐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로 오가는 데탕트 무드가 이뤄지고 있다. 아랍권인 바레인, UAE 등은 이스라엘과 수교를 했다. 아랍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정상화 협상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루면서 지속적인 중동평화의 길을 마련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용서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면 합의가 가능해 질것으로 보이며, 중재자가 미국이 아니라 사우디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이 커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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