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사우디, 젤렌스키 정상회담 초대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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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연맹-사우디, 젤렌스키 정상회담 초대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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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키, 아랍세계의 지원국 확대 노려 참석
- 사우디, 아랍연맹에서 영향력 확대 및 국제 외교부대 적극 활용책의 일환
- 서방세계의 에너지 문제에 사우디의 역할이 있음을 내비쳐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는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우디 TV 비디오 갈무리 

2022년 2월 24일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이후 세계서 가장 이름이 자주 거명되는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일 것이다.

지난 5월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히로시마 주요 선진7개국(G7)정상회담 참석에 이어 이번에는 아랍연맹(Arab League)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초청됐다.

왜 그랬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아랍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특별히 드러나는 공통점이 있어 보이지 않은데, 아랍연맹 정상회담을 연기해가면서까지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대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자국 침공에 맞서 수도 키이우 전투에 대한 외교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 젤렌스키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서방 파트너들을 넘어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사전 예고 없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했다고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15개월 전 러시아의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는 대부분 중립을 지키고 있는 아랍 국가들로부터 실질적인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 사우디와 다른 산유국들은 크렘린과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유일 것이다.

대부분의 아랍 정부들이 유엔에 대한 모스크바의 침공을 비난하는 투표를 했지만,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많은 부분과 일치하는 이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편드는 것을 피했다. 대부분의 아랍 연맹 회원국들은 ‘외교적인 해결’을 요구했으며, 러시아에 적대적일 수 있는 경제 제재와 같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아랍 관리들은 대부분 이 전쟁을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가 다루어야 할 유럽의 위기로 간주했다. 수단, 시리아, 예멘, 리비아,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과 같은 아랍 세계 내의 갈등과 혼란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아랍 국가들에게 훨씬 더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 희귀하고도 절묘한 역작(rare tour de force)

젤렌스키는 아랍연맹 정상회의 연설에서 “(아랍연맹의) 일부 회원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무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비난하는 한편 ‘우리 모두가 단결해 러시아 감옥이라는 우리(cages)에서 사람들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야드에 있는 킹 파이살 연구 및 이슬람 연구 센터(King Faisal Center for Research and Islamic Studies)의 선임 연구원인 조셉 A 케쉬시안(Joseph A Kéchichian)은 알자지라에 “특히 아랍인들에게 '러시아와의 관계를 반성하라'고 요구했을 때, 독립적인 아랍인 논평가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대담한 발언에 감명을 받았다”라고 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케쉬시안 선임연구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래에 더 높은 수준의 아랍-우크라이나 협력을 약속한 ‘희귀하고도 절묘한 역잘(rare tour de force)이라고 말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및 다른 걸프 국가들은 밀수입, 에너지, 비(非)석유 무역 및 관광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와 중요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파생 상품에 대한 3억 달러의 보조금을 포함하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 달러의 원조를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와의 정치범 교환을 주선한 리야드의 역할에 감사할 기회를 가졌다. 우크라이나 국가 원수는 또 MBS로도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를 키이우로 초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Crimea)에 거주하는 이슬람 소수민족의 곤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난 2022년 3월 도하 포럼(Doha Forum)에서의 연설과 같은 방식으로 청중에게 호소했다.

그는 크림반도의 우크라이나 무슬림들에게 다시 초점을 맞추며,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더 넓은 이슬람 민감성과 연결시키려고 노력했다. 크림반도는 수니파 이슬람교도들의 투르크계 집단인 크림 타타르족의 조상들의 고향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이다.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점령과 식민지에 대한 “정의”를 추구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함으로써 젤렌스키는 ’글로벌 사우스‘ 전역에서 아랍인과 청중에게 잘 맞는 언어를 더 폭넓게 사용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SNS)의 일부 논평가들은 젤렌스키가 아랍연맹 정상회담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빠르게 비판했다.

젤렌스키의 연설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 어떤 것도 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리야드와 다른 아랍 자본들이 모스크바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점점 더 중요시하는 보다 다극화된 세계의 지정학적 현실을 고려할 때 공격의 변화가 다소 의심스럽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실 인식이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뉴 라인스 전략 및 정책 연구소(New Lines Institute for Strategy and Policy)의 선임 분석가인 캐롤라인 로즈(Caroline Rose) “이번 젤렌스키의 아랍연맹 연설은 러시아의 개입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투쟁을 조명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성공할지 여부는 특히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방 밖의 다른 강대국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을 맺는 경향을 고려할 때, 반드시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한 중요한 광학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지도자를 초청한 것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걸프 국가들에 대한 서방의 비난을 물리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리야드가 러시아의 원유 감산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자금을 러시아에 지원한 것에 대해 비난했다. 사우디 주도의 OPEC과 러시아의 협력은 워싱턴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젤렌스키가 아랍연맹에 연설을 하게 한 것은 “아랍 국가들이 모스크바와 키이우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강화하기 위한 사우디 및 걸프협력이사회(GCC=Gulf Cooperation Council)의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사우디 실권자이자 총리인 MBS는 5월 19일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중재 제안을 다시 했다.

MBS는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노력을 중재하고, 안보 달성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정치적으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국제적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국제적 위상을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MBS의 야심도 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캐롤라이나 로즈는 “젤렌스키를 초대하는 것은 정상회담의 다른 논란이 되는 요소들 중 일부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정상화의 맥락을 고려할 때 당연히 매우 민감했다”고 말했다. 즉 이란과 사우디가 관계정상화를 한 것에 대한 아랍세계 내에서의 논란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방은 인권 유린과 시리아 분쟁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의 부재를 이유로 아랍 정부가 다마스쿠스와 화해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가속도를 붙이는 사우디 외교

MBS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리야드를 아랍 세계의 지도자이자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실세로 자리매김하는 데 갈수록 열심이다.

올해 숙적 이란과 새로운 데탕트 시대에 접어들고 예멘의 후티 반군과의 평화 협정으로 나아가 시리아 정부와 화해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는 더 많은 외교적 관여와 왕국의 외교 정책에서 대립을 대폭 줄이는 쪽을 선택했다. 리야드는 또 지난 4월 발발한 수단 분쟁에서도 주도적인 외교적 역할을 해왔다.

MBS가 2018년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제무대에서 상대적으로 고립됐지만, 그는 지난해 카슈끄지 이후 재활동 기간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으로 사우디 지도자 MBS가 유럽 국가들이 더 많은 원유 등 에너지 문제에 대처하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그의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MBS는 지역 및 국제 수준에 대한 그의 점점 더 확고한 외교 정책 결정으로 인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신뢰를 얻었다. MBS가 외교적 광야에서 시리아 정부를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안 워싱턴의 지정학적 라이벌 및 적인 중국과 러시아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온 정도는 이러한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말해준다.

한편, 패트릭 테로스(Patrick Theros) 전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아랍연맹 정상회의는 사실상의 사우디 통치자의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아랍 세계의 지도자로서 MBS의 얻어가는 신뢰를 불태워야 한다”고 말해, 인도태평양 중시의 미국의 중동정책이 쇠퇴해 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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