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이 서양의 관점에서 과학(Science)이나 분과학( discipline )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이론적 체계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양학은 현자들의 단순한 이야기이고 서양처럼 치열한 이론성이 뒷받침되지 못하기에 양적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학문성으로 치명적 약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동양학의 대부로 자리잡은 김용옥의 존재 자체가 한국의 지적 미개성과 지성의 결핍의 상징이다. 또한 그의 학자로서 방약무인함은 지성인의 기본 자세인 진리와 학문에 대한 기본 자세도 결여되었음을 보여준다.
세계사를 보면 이미 서양의 탄생은 인류사의 진화였다. 무엇보다 지식의 혁명이었다. 책과 지식의 역사에서 서양은 동양을 넘어 세계사의 주역이 된 것이다.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은 고대문명의 기적이었고 인류진화의 보고였다. 또한 아테네의 아카데미아는 학문의 집대성이었고 로마( J. Caesar )의 국립도서관은 서양의 지적 하드파워의 산실이었다.
비록 암흑시대라 불리우는 중세에도 지적 혁명은 대학과 도시에서 건재하였다. 한때 이슬람세계에 빼앗긴 고대문화를 역수입하자 다시 세계사의 주역이 되었다.
이제 오늘날은 이미 " 아는 것이 힘이다"는 베이컨의 시대는 아니다. 근대사의 주역 영국, 프랑스, 독일은 학술원, 도서관, 대학에서 지적 혁명을 주도하였고 20세기 지적 이동으로 미국은 지적 제국이 되었다.
이제 지식은 과학과 양식이 지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지식의 세계는 1차원적 상식과 4차원적 영성이 있지만 폭발적인 팽창세계인 2차원적 과학과 인류지혜의 세계인 3차원적 지식인 양식은 균형과 견제의 기능으로 자리잡는다. 이제 근대세계와 함께 시작된 독서국가는 바야흐로 과학과 양식이 중심된 지성의 시대인 것이다.
학문으로 결격인 동양학을 기반으로 서구 대학 언저리의 경험으로 세계를 보며 자신의 지적 한계를 오만함으로 위장하는 김용옥은 우리 지성계의 현주소와 지적 빈곤의 상징이다. 기껏 머리좋은 동양 현자들의 대화록(노자, 장자 포함)을 지성의 절정인양 자랑하는 모습은 역겹기보다 처량하다.
우리가 우리를 알기 위해 세계사를 더 열심히 해야하고 지적 빈곤을 깨달아야 한다. 오늘날 미국과 서구의 힘은 군사력과 경제력이란 하드파워가 아니라, 세계 아젠다를 만드는 소프트파워이고 그 장소는 수억에 이르는 책을 소장한 국립도서관들이다.
무릇 아는 것 만큼 보이고 보고 싶은 것만큼 보이는 법이다. 지적세계의 영원한 미개인 김용옥의 정치비판은 이런 점에서 역겹고 불쌍하다. 지성인과 문화인을 자처한다면, 우리는 지적으로 결단코 동양학을 만나면 동양학을 부정하고 김용옥을 만나면 죽여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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