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원장 해임이 능사가 아니다
남재준 원장 해임이 능사가 아니다
  • 편집부
  • 승인 2014.03.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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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이 간첩인지 아닌지 그것을 가려내는 것이 일차적인 문제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국정원이 서울시청 공무원인 유우성에 대해 간첩수사를 하면서 불거진 증거조작 문제를 두고 민주당과 안철수는 남재준 원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국가정보기관의 중요성을 도외시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사건은 간첩 혐의자에 대한 수사는 수사대로 해야 하고, 증거조작은 별건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 유우성이 간첩인지 아닌지 그것을 가려내는 것이 일차적인 문제이고, 그 다음 증거조작 수사를 통해 혐의가 드러나면 수사라인에 있었던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그 다음에 할 일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3년 6월 10일, 전직 CIA 요원인 애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첩보기관의 불법사찰, 도감청 행위를 폭로했다. 스노든은 홍콩에서 영국 언론인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 국가안보국 (NSA)을 필두로 하는 미 정보기관들이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의 통화기록과 인터넷 사용정보 등 개인정보를 "프리즘(PRISM)" 이란 비밀정보수집 프로그램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수집, 사찰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해 6월 30일 스노든은 추가로 미 NSA가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는 물론 한국을 비롯, 미국 주재 38개국 대사관을 표적으로 지정하고 도청과 사이버 공격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다. "NSA가 우방국 대사관의 전화와 팩스를 도청하고 인터넷 망에 침투해 민감한 정보들을 빼내 갔다. 이 대상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인도, 멕시코, 터키 등 38개 나라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질과 양적 차원에서, 또한 국익차원에서 보면 국정원 증거조작 의혹사건은 스노든의 폭로에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비중이 낮은 사건임이 분명하다.

스노든의 폭로가 전세계를 강타하자 미국 정치권과 국민들은 경거망동하지 않고 국익차원에서 이 사건을 냉정하게 판단하기 시작했다. 스노든의 폭로로 미 국가안보국, NSA의 첩보 활동이 폭로된 데 대해 절반이 넘는 미국인이 스노돈의 행위가 "국가 안보에 해를 끼쳤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미 국민이 그만큼 차분하게 스노든의 폭로 사건을 조망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 한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 뉴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스노든의 폭로가 국가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 했다. 심지어 응답자 가운데 52%는 스노든의 폭로를 범죄 행위로 보고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론조사가 이렇게 나온 이유로서 미 국민은 스노든의 폭로보다 국가안보를 더 우선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야당인 공화당도 스노든의 폭로에 대해 그 어떤 정치적인 공세도 취하지 않았으며, 정보책임자의 문책도 일체 거론하지 않았고, 오직 국익차원에서만 이 사건을 접했다. 국가정보기관의 중요한 기밀이 폭로되어 자칫하면 국가정보기관의 수행 업무에 대한 기밀이 새어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이나 공화당, 그리고 미국 국민은 일탈행위를 한 수사기관보다 폭로한 스노돈의 행위가 더 나쁘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그 이유는 국가안보가 무엇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고 여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 스노든이 폭로한 시스템은 프리즘이었다. 프리즘(PRISM)은 2007년부터 이어져 온 NSA의 국가보안전자감시체계 (Clandestine National Security Electronic Surveillance) 중 하나였다. 스노든은 지난 2007년 9월 11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보안법에 의거해 NSA의 대규모 국내외 감시 체계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NSA가 국가보안전자감사체계를 가동한 지 5년, "대량 정보 수집의 범위가 일반 대중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며 프리즘의 감시 범위가 일반인 사찰까지 광범위 하다는 점을 스노든이 폭로한 것이다.

하지만 NSA 국장 키스 알렉산더 장군은 미 하원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NSA의 정보수집 활동 덕에 9/11 사태 이후 "50건 이상의 테러를 미연에 방지" 해냈다며 프리즘 프로젝트를 옹호하기도 했으며, 미 하원의회 의장 존 베이너 의원은 스노든을 "배신자"라고 지칭하며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고, 미국의 체니 전 부통령은 스노든이 "중국의 스파이일 수 있다"고 까지 했다. 국가안보상, 국가정보기관의 직무수행 영역이 외부로 노출 되어선 안 된다는 미국의 정치권의 확고한 입장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어떠한가, 무슨 일이 터졌다하면 야당은 국가의 최고기밀이 새 나가든 말든, 외교적인 마찰이 발생하든 말든, 국가정보기관의 내부조직이 공개되든 말든, 무조건 국정조사하자, 특검하자, 책임자는 사퇴하라는 정치공세부터 먼저하고 나온다. 국가안보의 기밀유지라든가, 공작원과의 접선 루트가 백일하에 드러나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 것이 우리 나라 야당의 고질적인 병폐인 것이다. 냉정하고 침착함이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만약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다고 가정을 할 때도 이렇게 해도 좋은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안보는 보수라고 했던 안철수의 발언을 보면 이 자는 안보관이라는 개념이 있는 작자인지 모를 정도로 도무지 그 정체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안철수의 안보관이 진정으로 보수였다면 간첩사건은 명백하게 분리하여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해야 마땅한 일이었고, 증거조작은 증거조작대로 따로 철저히 수사하여 사실로 확인되면 수사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을 지적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인의 사고방식이었다.

그런 연후에 모든 정황을 종합하여 남재준 원장에게 얼마 만큼의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가리자고 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방안의 제시였다. 모름지기 국가기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인의 자세였는데도 안철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는 민주당과 손을 잡은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민주당식 프레임에 물이 들어 무조건 인책공세만 하고 나오는 걸 보니 이 자에겐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사건의 진상은 명백히 밝혀져 범죄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에겐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겠지만 증거확보가 지난(至難)한 대간첩 사건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무조건 남재준 원장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해법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간첩 한명 체포하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데 툭하면 정보기관의 수장을 해임하자고 해서야 어찌 국가최고 정보기관이 온당하게 지탱 하겠는가, 민주당과 안철수가 해야할 일은, 정치공세가 아니라 있는 사실을 철저하게 수사해서 어디에 문제점이 있었는지 그 보완책을 마련토록 하는 것이 정치권이 해야 할 본분임을 지적해 둔다.

글 : 장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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