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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 앞에 불려나간 재벌 총수 '진따'들
 김동일 칼럼니스트_tapng97
 2016-12-06 23:47:26  |   조회: 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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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들이 불려나간 국정조사 청문회장은 예상했던 장면들이 펼쳐졌다. 인신공격과 비아냥이 난무하고 청문회장은 어느 고교 화장실 뒤 풍경 같았다. 새파란 국회의원들이 나이 지긋한 총수들에게 눈을 부라리는 장면은 고교의 '일진'들이 같은 학교의 '진따'들을 화장실 뒤에 일렬로 세우고 삥을 뜯는 풍경이랑 무엇이 다르던가.


청문회에서 더불당 안민석 의원이 재벌 총수들에게 "촛불집회에 나가보신 분은 손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장면은 이 청문회의 하이라이트였다. 도대체 안민석은 재벌 총수들이 자기처럼 한가하고 자기 수준이라고 판단했던 것일까? 재벌 총수들은 세계를 무대로 뛰는 사람들이다. 이런 바쁜 사람들을 청문회에 불러낸 것에 미안해하기는커녕 촛불집회에 참가한 것을 캐묻다니, 참으로 고약하기 짝이 없다.


안민석은 재벌 총수들이 세월호 노랑리본을 달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신경질 내지 않았을지 궁금하다. 안민석의 질문하는 장면 위로 6.25 당시 인민재판에서 사상검증을 하는 장면이 오버랩 되었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에게도 '삥'을 바치지 않으면 재미없을 것이라는 협박으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재벌 총수들과 국회의원들은 연령도 부자지간의 차이다. 실력 면에서나 경륜 면에서도 재벌 총수들은 국회의원보다 몇 배 더 웃질이다. 그런데도 하수들이 고수들을 겁박하고 있다. 이건 순전히 입법부에 몰려있는 과도한 권력 때문이거나 권력 남용 탓이다. 학교에서 무식한 낙제생들이 공부 일등 모범생을 겁박할 수 있는 이유는 단지 주먹 하나가 세다는 이유였다.


국민들은 언제 국회의원들에게 할아버지 수염을 뽑는 권력까지 주었던가. 지난 9월에는 국정감사에서 제주 지역구인 더불당 오영훈 의원이 제주4.3에 대한 정의를 거론하며 자기 뜻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을 다그치는 장면이 있었다. 이기동 원장은 평생을 역사 연구에 몸바쳐온 노학자였고, 오영훈 의원은 화염병이나 던지다가 4.3정부보고서나 한 번 읽은 정도였다. 국회의원의 권력 앞에는 역사와 진실까지 뒤집어야 한단 말인가.


민주국가의 기본 토대는 삼권분립이다. 행정, 입법, 사법이라는 세 개의 권력이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국가권력은 남용이 방지되고 국민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입법부의 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국회의원들이 권력 남용을 밥 먹듯 한다.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이런 입법부에 빨갱이, 양아치, 사기꾼 같은 저질스런 인간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권력이 얼마나 지엄하관데,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눈에 뵈는 게 없는지 아버지뻘의 재벌총수들을 불러다가 일진이 진따 군기 잡듯 겁박하고, 역사와 진실까지 자기 입맛대로 바꾸라 역사학자에게 눈알을 부라리고, 대통령까지 즉시 물러나라고 난리친다. 대통령이 법대로 물러가겠다고 하는데도 국회의원들은 헌법 조항까지 위반해가며 억지를 부리는 판이다.


국회 청문회는 때를 막론하고 언제나 고교 화장실 수준이다. 이런 청문회라면 청문회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국회 청문회가 열릴수록 의원들의 저질 수준이 드러나고, 청문회 수준에 국민들은 자포자기가 되어 절망에 빠진다. 국회 청문회 좋은 이유가 하나있다면 청문회를 본 고급장교들이 언젠간 국회를 뒤집어엎어야겠다고 혁명을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회가 어지러울 때마다 나라는 혼란에 빠졌고, 그럴 때마다 애국심에 찬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나와 국가의 혼란을 수습했다. 오늘 청문회를 본 장교들은 세상을 바로 잡을 때가 도래하고 있음을 직감했을 것이다. 오늘 청문회를 본 국민들은 탱크를 몰고 올 초인에게 박수를 칠 준비가 되어있다. 여의도의 저질 국회의원들에게는 답이 없다. 탱크만이 해결해 줄 것 같다.




비바람
2016-12-06 23: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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