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김정은, 성격상 케미가 있어 특단의 조치로 비핵화 돌파구 찾을 것
- 이도저도 아닌 시간만 흘러 보내는 사실상 ‘전략적 인내’
탑다운(Top-down : 하향식)방식을 선호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바텀업(Bottom-Up : 상향식)을 해야만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이의 2차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또 완전한 비핵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핵무기 포기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는 김정은 사이에 진정한 비핵화 진전이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협의에 대한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
2018년 6월 12일 역사적인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6개월이 지나 해가 바뀌게 되었다. 그동안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친서를 받고서는 ‘훌륭한 편지’라면서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겠다’는 등의 언어의 유희 속에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겠다는 강한 목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물론 지금까지 성공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의 두 지도자가 새해를 맞이하면서 2차 회담을 서로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다고 밝힌 후, 비록 두 정상이 처음에 약속을 했던 것과는 다르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2차 정상회담에서는 어느 정도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물밑 작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입장과 한국의 입장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북-미 두 정상 간의 타협점이 있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타협점이 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올해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뭔가 다른 점이 있긴 있다.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서서하는 딱딱한 연설을 했던 과거의 모습을 탈피했다. 올해에는 할아버지 고(故) 김일성, 아버지 고(故) 김정일의 사진이 있는 서재에서 그리고 팔걸이가 있는 부드러운 소파에 앉아서 적어 놓은 메모지를 넘겨가며 신년사를 내보냈다. 약 32분간의 분량이었다. 끝 부분에 녹음을 해 둔 여러 사람들의 박수소리를 내보며 신년사가 마감됐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을 한 흉악한 이미지의 독재자 김정은이 은둔의 국가, 국제사회로부터 버림받은 국가의 지도자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고안된 신년사 이벤트 장치였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러 보좌진들과 함께 편안하게 앉아서 연설 등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따라 하기라는 분석도 있다. 또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3차례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차례, 그리고 짧은 시간에 3번이나 중국을 방문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국제적인 시각(?)을 갖추기 위한 제스처라는 분석도 있다. 정상국가로 가는 행보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김정은의 2019년 신년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발언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보다 더 많은 평화의 비둘기들을 담은 거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다시 한 번 “한반도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또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든지(anytime)’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북한의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를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미국의 제재와 압력이 계속된다면 북한이 다른 길을 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더 이상 핵무기를 제조, 사용, 시험 또는 전파하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신년사의 내용에 대해 환영하면서, 역시 자신도 2차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문장만을 전하는 트위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만을 골라 게재하고, 김정은은 하고 싶은 말을 장문의 글로 말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과 미국사이에는 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은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한국과 미국에게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을 하며, 1950~1953년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식에 동의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상기시켜주는 것은 비핵화의 진정한 진전 (real progress on denuclearization)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뜻한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일부 선수가 참가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이후 남북 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및 다양한 형태의 회의와 만남이 있었지만 2019년 1월 현재 북한이 내놓은 것은 핵무기를 사랑하는 김정은의 변함없는 신년사 말고는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은 내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의 신년사와는 다른 내용이 포함이 되어 있으나, 북한의 비핵화라는 측면에서는 변함이 전혀 없다.
이러한 그동안의 과정을 들여다 볼 때 북한의 핵무기 모두를 제거하려는 당초의 목표가 더 이상 논의되고 있지 않고 있어 2차 정상회담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과 성격상 케미(chemistry)가 있는 ‘트럼프-김정은’ 두 정상 간의 특단(特斷)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라는 희망석인 관측도 없지 않다.
또 따른 전망도 있다.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도움을 얻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의 난관을 조금씩 극복해가면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고 버티며 새로운 길은 모색하려 한다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결과적으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형태로 시간만 흘러 보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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