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대한 반대와 WTO개혁
(2) 지속가능한 개발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18일(현지시각) APEC이 출범한 이래 최초로 정상선언에 합의하지 못해 공동선언을 내놓지 못하고 폐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투자문제, 지적재산권 침해 등 갈등의 골이 심화되면서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
APEC은 지난 1991년 제 1회 회의 때부터 매년 정상들의 선언 즉, ‘공동선언’을 해왔으나, 이번에 최초로 선언채택이 무산됐다. 대신 ‘의장성명’으로 대체됐다.
미국이나 서방 동맹국이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에 대항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인프라 정비 구상을 밝힌 것도, 이 지역에서의 미-중 패권경쟁이 두드러지게 한 결과가 됐다.
이번 APEC정상회의의 의장국 파푸아뉴기니의 피터 오닐 (Peter Charles Paire O'Neill) 총리는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회원국 21개국 중 어느 나라가 정상선언문에 합의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두 대국’이라고 답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심한 갈등이 공동선언문 작성을 가로막았음을 시사하면서, 정상선언으로 세계무역기구(WTO)나 그 개혁 가능성을 언급할지가 합의의 장애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APEC에는 WTO에 관한 권리가 없다”는 논리로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음을 보여줬다.
APEC은 지난 1989년 다각적인 무역체제 유지를 목적으로 출범했으나,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미국의 관세에 의한 지역 긴장 및 분열을 배경으로 이 같은 질서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불참했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대리로 참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현지에 도착, 현지 당국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16일에는 태평양 제국의 정상들과 회담해, 일대일로 구상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18일 파푸아뉴기니에 안정적인 전력과 인터넷을 제공하는 17억 달러(약 1조 9천 193억 원)의 계획을 발표했으나, 다각적 무역의 장래를 둘러싸고 합의할 수 없었다.
중국 대표단으로 참석한 경제담당 고위관계자인 왕샤오룽(王晓龙)은 정상선언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특정 2개국 간에 막힌 것은 아니다”며, “대부분의 회원국은 다각적인 무역제도 유지를 확인하고, WTO 건전하게 협상하는 것”이라고 말해 의장국 피터 오닐 총리의 발언과 다른 견해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 19일 보도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성명 초안에 담긴 2개 단락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미-중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단락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대한 반대와 WTO개혁을 언급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두 가지 사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첨예하게 대립을 하면서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특히 불공정 무역관행 문구와 관련 중국이 강력히 반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7일 연설에서 “중국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었고, 18일에는 기자들에게 “미중의 문제는 무역관행으로부터 시작해 관세, 쿼터(수입할당제), 기술이전의 강요, 지적재산권의 침해, 나아가 항행의 자유나 인권까지 이르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시진핑 주석 앞에서 비판을 쏟아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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