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 13년 만의 역사적 타결, ‘악의 제국’에서 벗어나나 ?
이란 핵 협상 13년 만의 역사적 타결, ‘악의 제국’에서 벗어나나 ?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5.07.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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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과 이스라엘 측 반대 입장 고수, 미 의회 통과 관건

▲ 이번 협상 타결로 실로 이란에게는 경제적 이익이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 제재조치로 동결된 해외 자산 약 1000억 달러 이상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됐으며, 또 유럽 석유 엠바고가 풀리고, 이란 은행들에 대한 다양한 금융 제재조치들이 풀리기 때문이다. ⓒ뉴스타운

18일간의 집중적이고도 짜증이 날 정도의 협상 과정을 거친 후 미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과 이란간의 핵 문제 협상이 14일 타결을 보았다. 이로써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억제하게 되어 이른바 ‘이란의 비핵화’로 가는 길에 들어서게 됐다. 물론 이란은 이번 타결의 대가로 수십억 달러의 지원을 받게 된다.

이날 협상 타결로 이라는 최소한 앞으로 10년 동안은 핵무기 제조용 물질을 구매할 수 없게 됐으며, 이란의 군사시설을 포함해 주요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위한 새로운 규약이 마련됐다. 이날 협상 타결로 인해 이란과 미국 사이의 십 수 년의 적대감이 극적으로 사라지고 또한 이란은 ‘악의 제국’이라든가 또는 ’최고의 테러지원국‘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나게 됐다.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Mohammad Javad Zarif) 이란 외무장관은 비엔나에서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및 러시아와의 회의를 마친 후 이번 타결에 대해 “이번 타결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리는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오늘 희망했던 것을 이뤘지만 이제 새로운 희망의 새 장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이라 불리는 공식 발표문이 회의 끝에 나왔다. 협상을 주도해왔던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협상 과정에서 서로 비타협적인 태도에 대해 비난하며 협상을 그만두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은 여러 중요한 타협을 한 끝에 결국 이날 타결에 이르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날 타결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현재 이란의 핵무기 (개발) 작업을 명확하게 마무리할 경우라도 이란은 앞으로 5년간 유엔의 무기 엠바고(무기수출금지)의 지속을 합의했으며, 마찬가지로 이란에게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에 대한 유엔의 제한도 앞으로 8년간 종전대로 유지된다.

미국은 그동안 줄곧 이란의 무기 수출입 금지 상태를 유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핵무기 거래를 통해 현금유입이 되는 이슬람 국가들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항하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 예멘의 후티(Houthi)반군, 레바논의 헤즈볼라 및 기타 세력의 군사적 지원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은 이 같은 입장을 취해왔다.

그동안 이란 지도자들은 엠바고는 이른바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 단체인 이슬람국가(Islamic State)와 같은 지역적 골칫거리에 대항해 싸울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이란은 미국이나 주요 유럽국가로부터의 무기를 구입할 수 없는 처지로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의 일정 정도의 지원을 받아왔다. 특히 이란은 러시아로부터 미국이 그토록 반대해왔던 대공방어시스템 S-300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협상 타결의 또 다른 중요성은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의 군사시설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가 오랫동안 유엔의 핵 시설 사찰을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타결로 핵시설 사찰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앞으로 실제로 합의대로 이행될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과거의 이란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이란은 유엔의 요구에 당당히 맞설 권리를 갖게 됐으며, 이번 협상 당사국 6개국과의 협상과 중재의 권한도 얻게 됐다.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란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그래야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조치가 풀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IAEA와 이란이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드맵’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타결로 실로 이란에게는 경제적 이익이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 제재조치로 동결된 해외 자산 약 1000억 달러 이상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됐으며, 또 유럽 석유 엠바고가 풀리고, 이란 은행들에 대한 다양한 금융 제재조치들이 풀리기 때문이다.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합의는 “윈윈해법‘이라고 평가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Federica Mogherini) 유럽연합(EU) 고위대표는 ”전 세계 희망의 징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미국 공화당과 이스라엘 측은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핵협상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친(親)이스라엘 성향 의원들이 어떤 합의가 나오더라도 부결시키겠다며 이란과의 핵협상 합의안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5월 상원을 통과한 ‘이란 핵협상 승인법’은 오바마 정부가 어떤 합의안을 들고 오더라도 의회의 60일 검토기간을 거쳐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의회가 합의안을 부결시킬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상원과 하원은 각각 3분의2 (상원 66표, 하원 290표) 찬성으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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