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 완강하게 버티는 속셈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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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이 완강하게 버티는 속셈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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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박과 새민련 비노간 연대설 까지 나와

▲ ⓒ뉴스타운

지난 2월, 새누리당에서는 총리로 임명된 이완구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해 당내 경선이 실시되었다. 유승민은 149명이 참가한 원내대표 투표에서 84표를 얻어 이주영 후보를 누르고 원내대표에 자리에 올랐다. 차기 공천에서 기득권을 지키고자하는 비박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지난 4월, 국회 대표연설에 나선 유승민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로 신호탄을 쏘며 현 정부의 정책을 정면 비판했고 야당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 연설을 접한 한 언론은 "야당보다 더 심한 야당 같은 연설'이라고 사설을 썼을 정도로 배신의 낌새는 이때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유승민 사태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 유승민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예민한 정책에 대해서는 약방의 감초처럼 수시로 참견하기 시도했고 당,정,청 관계는 때때로 어긋나기 시작하여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유승민에게 표를 몰아준 85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투표할 당시에는 유승민이 설마 이렇게 까지 태도가 돌변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유승민의 정체성이나 과거의 돌출행적을 단 한 번도 살펴보지 않고 그저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유승민에게 표를 던진 정신 나간 얼간이들이 새누리당에 그만큼 많이 있었던 탓이기도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반대에 서명한 의원의 숫자가 21명으로 미루어 볼 때, 그때 유승민을 지지했던 의원 중에는 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을 이들도 적잖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원내대표를 선출했던 그 당시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상황이 돌변한 요즘, 분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새누리당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하여 유승민의 진퇴문제를 투표에 부친다면 박 대통령의 심중이 확실하게 확인된 지금은 압도적으로 사퇴 찬성표가 많을 것으로 전망하는 정치평론가도 있다. 이것이 김무성이 의원총회를 미적거리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유승민의 행태에 대해 모 메이저 언론사의 유명한 논설위원은 집권여당의 대통령은 가정으로 비유하면 아버지에 해당되고 여당 대표는 어머니에 해당되며 원내대표는 장남 격에 해당된다고 비유했다. 유승민의 행태는 장남이 집밖으로 뛰쳐나가 자신의 아버지를 공격하는 것과 같다는 취지로 쓴 칼럼은 보수층으로부터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유승민이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느닷없이 끼어들어온 국회법개정안에 왜 찬성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복기할 이유가 상당히 존재한다. 그것도 왜, 야심한 밤에 통과를 시키게 했으며, 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는 청와대의 양해가 있었다는 거짓 늬앙스까지 풍겨가며 찬성을 유도 했는지에 대한 본질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청와대는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를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국회법개정안은 안 된다는 시그널을 이미 전달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그날의 사태는 마치 임진왜란 당시 청나라 유격대장 심유경과 왜장 고니시와 휴전을 놓고 벌였던 일종의 사기극 같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 어쩌면 유승민과 이종걸이 작당하고 김무성과 문재인이 묵인하여 발생한 여야공동 작품에 의한 심야의 반란이라고 정의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상당수 의원들은 이 반란의 진의를 몰랐을 것이다. 따라서 유승민의 속내를 모를 수밖에 없었던 대다수 새누리당 의원들은 유승민의 제스쳐만 믿고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다. 만약 유승민과 이종걸 두 사람 간에 비밀리에 합의된 사항이 있었다면 국회법개정안이 일단 통과하게 되면 천하의 박근혜라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말 것이라는 오만함과 판단착오가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승민의 얄팍한 계산은 잠자던 호랑이의 코털만 건드린 결과가 되고 말았다. 달리생각하면 국회법개정안을 통과시킨 이면에는 또 다른 본질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가정이다. 지난 국회부터 노회한 중진 국회의원들은 틈만 났다하면 도모(圖謀)하고자 하는 일관된 기획 작품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분권형 개헌이었다. 이들이 분권형 개헌을 추구하는 목적이 아무리 국민을 위한다는 사탕발림으로 속이려고 해도 진의는 너무나도 간단명료했다.

대통령에게는 바지저고리만 입혀 상징적인 존재로만 만들어 뒷전으로 물러나게 해 놓고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국회의원 자신들이 찾아와 돌아가며 연연세세 나누어 누리자고 하는 불순한 야욕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통분모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개헌의 필요성 이었다는 것을 알만한 국민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명박 집권 시절 때는 정권 실세들이 권력을 떡 주물리듯 하고 있었을 때였던 만큼 개헌의 필요성이 그다지 절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칙주의자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등장하자 환경은 급격하게 변했고 자신의 정치적 생명연장이 모든 것에 우선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인해 때로는 이재오가 개헌론을 들고 나오면 그 이튿날은 새민련의 중진의원들이 찬성으로 화답했고 김무성이 상해에서 개헌론에 불을 지피면 새누리당 옛 친이계와 새민련 중진들이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이처럼 권력 나눠먹기 개헌론만 나왔다하면 여, 야는 하던 싸움질도 멈추고 합창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개헌론을 주장한 당사자들은 현 정부의 냉소와 국민의 비판에 직면했고 개헌은 서서히 물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가정(假定)은 현실에 바탕을 둬야 한다. 개헌을 못할 바에야 차라리 대통령의 힘이라도 빼서 변형된 권력구조를 국회로 가져오기 위한 무언의 정치적 야합의 소산물이 국회법개정안이었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급기야 모 메이저 언론사의 정치부장의 입에서는 새누리당 비박계와 새민련 비노 간에 정치적 연대를 위한 모종의 물밑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놀라운 발언까지도 나왔다. 정치부장의 이 발언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새누리당 내에는 낮에는 새누리당 행세를 하면서 밤에는 새민련 2중대로 변하는 팔색조들도 상당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승민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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