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과 협상에서 ‘같은 말 두 번 파는 기술 배웠다’
김정은, 미국과 협상에서 ‘같은 말 두 번 파는 기술 배웠다’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8.10.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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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 미국의 상응조치를 협상 수단으로 이용

▲ 매사추세츠 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비핀 나랑(Vipin Narang)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풍계리 약속의 진짜 의미는 김정은이 수개월 동안 시간을 끌기 위해 한 가지 겉치레 양보에서 최대한 이득을 뽑아내는 기술을 통달했다는 것"이라며 "이미 해체를 약속했던 풍계리와 서해 시험장을 6개월간 계속 얘기하면서 아주 성공적으로 똑같은 말을 두 번 팔고 있다(Brilliantly selling the same horse twice)"고 꼬집었다. ⓒ뉴스타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여름 싱가포르(2018.6.12.)에서 열린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크게 해결(largely solved)”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후로 가장 최근인 지난 9일 성명에서 두 배로 줄였다. 그는 “사람들은 첫 만남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면서 “내 말의 뜻은 우리는 '(만남의) 첫째 핵심이 비핵화'라고 말했고, 그들은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각) 뉴스 분석에서 이 같이 보도했다.

4개의 싱가포르 협정 항목 가운데 3번째가 중요항목(bullet point)이었고, 북한 주민에게는 합의 항목의 순서가 전부였다. 미국은 첫 번째와 두 번째 항목이 약속이 이뤄질 때에만 비핵화에 동의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관계(1항)와 '평화 체제(2항)'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북한을 무장 해제시킬 만큼 충분히 안심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다.

<참고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 전문 가운데 4개 항목은 아래와 같다>

❶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두 나라의 국민들의 평화와 번영에 부합되게 새로운 관계를 설립하는데 노력한다.

❷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한반도의 한반도 지속·안정적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한다.

❸ 2018년 4월27일 판문점선언을 재차 확인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rarization)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❹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POW)및 전쟁실종자(MIA)들의 유해를 즉각 (미국으로)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

이후 북미 사이의 ‘교착상태(standoff)’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맺은 협정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보여준다. 다시 말해 “북한은 미국에게 끊임없이 양보를 강요하며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며, 비핵화에 대한 미국 측과의 회담에서 가장 효과적인 후려치기 도구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의 모든 따뜻한 대화와 관련, 싱가포르 (미-북 간의) 합의에 대한 다른 해석은 북미 양측이 교착상태에 빠져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고, 북한은 미국과 외교적 인정을 얻어내면서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을 모색하기 위해 그들의 핵무기를 지렛대로 이용했다. 그리고 이 같은 견해 차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북한을 비핵화 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중재자로 자리매김한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을 비핵화하려면 핵 없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많은 분석가들은 문 대통령의 그 같은 발언에 동의한다.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황폐화된 북한과 같은 나라는 이웃나라가 공격할 의사가 없는데도 매우 불안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미국과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주장할 수 있게 하면서 진전의 환상을 만들어낼 만큼” 북한이 충분히 포기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 북한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한 자발적인 모라토리엄(moratorium : 중단)을 실시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했다. 지난 달 북한은 일부 미사일 실험 시설을 해체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핵폭탄 연료 생산 장소인 영변 핵 단지를 해체하기 위해 “미국이 상응한 조치(corresponding steps)를 취한다면, 영국적인 폐쇄 등 추가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탄두와 미사일뿐만 아니라 핵탄두와 미사일 생산 공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김정은의 진정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28,500명의 주한 미군을 몰아내기 위한 평화협정(a peace treaty) 협상용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4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던 맥마스터(H. R. McMaster)는 김정은이 남북통일을 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계속) 보유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맥매스터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에 참석해 (우리는 김정은 정권의 고위 관리들이 수많은 경우로 말한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김정은의 핵무기가 미국과 한국 간의 동맹을 분열시키기 위해 고안된 ‘강력한 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까지 워싱턴이 평화협정과 같이 북한이 원했던 것을 제공해주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통상적인 개념을 뒤흔들고 있으며, 그들의 성격상의 궁합(personal chemistry)이 지난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때 ‘자살 임무’를 한다며 ‘로켓맨’이라 조롱했던 김정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정은도 한때 ‘늙다리(dotard)’라고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정과 신뢰’를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4월 이후 (김정은을) 세 차례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독재자의 이미지 변신을 도왔으며, 그를 "젊은이"와 "솔직한 지도자"로 반복적으로 묘사하면서, 경제 발전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를 했다며, 실시간 TV에 그와 함께 출연하고 격려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7일 김정은과의 평양 만남에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안보에 대한 김정은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시사했다.

헤더 노어트(Heather Nauert)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6.12)에 합의한 4개 항목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그것은 그 둘이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 광범위하고도 모호한 합의에 도달한 것은 이번 싱가포르 협상이 처음이 아니다. 북-미 양측은 지난 1994년과 2005년에도 비슷한 합의서에 서명을 했지만 싱가포르와 같은 최고 지도자들의 서명은 없었다.

그러나 그 거래들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언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모든 세부사항을 공개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고 한국전쟁을 종결하는 선언문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담은 지연되어 왔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동시에’ 상응대가를 요구하는 이른바 “단계적, 동시적”방식을 선호해왔다.

북한의 이른바 “살라미 전술(salami-slicing tactic)”로 알려진 수십 년 된 협상방식은 싱가포르 성명서에 담겨 있는데, 싱가포르의 성명서에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노력”하고, 관계를 개선하며, 분단된 한반도에서 적재감을 제거하기로 의무화했다. 그 의무는 부분적으로는 핵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일하게 강력한 협상 수단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는데, 이것을 미국이 쓸모없는 것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미 과거의 교착상태가 다시 재현되는 것을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을 6월12일에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도록 돕기 위해 풍계리 핵 실험장을 일방적으로 폭파했지만, 외부 조사관들을 초청해 얼마나 철저하게 무기를 해체하는지 그리고 생생한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게 하는 일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다시 5개국 언론사 기자들만 초청해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 장면 촬영하는 것만 허용했었다.)

이제,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회담을 모색하면서, 북한이 외부 전문가들을 풍계리 핵 실험장에 초대할 것이라면서, 다시 한 번 풍계리를 (미국의) 상응조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전면적인 조사가 허용될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해 불평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비핀 나랑(Vipin Narang)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풍계리 약속의 진짜 의미는 김정은이 수개월 동안 시간을 끌기 위해 한 가지 겉치레 양보에서 최대한 이득을 뽑아내는 기술을 통달했다는 것"이라며 "이미 해체를 약속했던 풍계리와 서해 시험장을 6개월간 계속 얘기하면서 아주 성공적으로 똑같은 말을 두 번 팔고 있다(Brilliantly selling the same horse twice)"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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