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게임’ 안한다는 트럼프, ‘단계적 조치 수용’
‘시간게임’ 안한다는 트럼프, ‘단계적 조치 수용’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8.09.28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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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전략에 말려든 것 vs 트럼프의 확실한 헤게모니

▲ '시간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북한의 비핵화는 “이미 기술적, 정치적 어려움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지적을 수용한 셈으로, ‘이상적인 상상이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스타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에 2년이든 3년이든 아니면 5개월이든 상관없이 ‘시간 게임(Time Game)'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시간게임‘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단계적 조치”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비핵화 시간표가 1년에서 2년으로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서 이번에는 ‘시간표 없음’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단기간에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현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깨달았다”는 분석이다.

오는 11월 6일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시간표를 그대로 둘 경우 자칫 ‘성과 없음’으로 공격을 받을 수 있어, 아예 시간표를 없애버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나아가 신뢰한다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친서에 의한 자신감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풀이도 곁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게임’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최근 북한의 비핵화 완료 시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인 2021년 1월로 못 박았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는 다른 것”이다.

이와 관련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국의 소리방송(VO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단기간 내 완전한 (핵무기) 제거를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핵무기를 2년 안에 제거하라는 확고한 시간표를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성취할 수도 없는 것”이며, “북한과 진전을 이루고 싶어 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접근법을 고려한 것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계적’ 조치를 택하고, 시간에 구애 받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또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선임연구원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의도”로 분석하기도 했다. “비건 특별대표에게 북한이 줄곧 요구해 온 ‘단계적’ ‘행동 대 행동’ 원칙의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당초의 ‘일괄타결’이 아닌 ‘작은 형태의 협상’을 통한 성공을 해 보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북한 김정은은 원래 ‘단계적 동시적 해결’을 주창해왔었다.

이러다 보니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전략에 말려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하는 반면 다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는 북한의 직접적인 위협이 어느 정도 사라져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 상황이 됐기 때문에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헤게모니를 쥐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일괄 타결방식이었던 1994년의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등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일부 대북 강경파들은 최근의 남북 및 북미 대화를 통한 합의 사항들은 과거 제네바 합의와 9.19공동성명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신랄하게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결과로써 실패했음이 증명된 마당에 ‘일괄타결’을 고집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반론이 설득을 얻기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일괄타결’은 얼핏 좋아 보이지만 실질적인 성공을 담보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단계적 조치”가 성공으로 가는 보다 나은 길이라는 사실이 힘을 얻고 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지적하고, “이는 북한이 주장해 온 단계적 동시조치 쪽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부터 수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기술적, 정치적 어려움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상적인 상상이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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