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경제모델 ‘중국이냐 베트남이냐?’
쿠바, 경제모델 ‘중국이냐 베트남이냐?’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6.12.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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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피델 카스트로 없는 쿠바 향방 주목

▲ 개혁과 개방 노선에 브레이크를 장착한 쿠바 혁명 영웅 피델 카스트로의 타계로 “경제 개혁파와 온건파가 필요한 변혁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SCM)가 지난 11월 28일 지적했다. 따라서 쿠바의 미래가 주목되고 있다. ⓒ뉴스타운

영원한 카리스마에 국가평의회의장이었던 쿠바 혁명의 영웅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가 지난 11월 25일 90세의 나이로 타계하면서 특히 중국 정부가 쿠바에 눈독을 들이면서 적극 협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타계한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Raul Castro)현 국가평의회의장도 진작부터 2018년이면 권좌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을 해 둔 상태여서 그 이후의 쿠바 정치 경제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중국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반면,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은 오바마 정권과 달리 사회주의 쿠바에 대한 엄격한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한 피델 카스트로의 ‘시장 경제,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과 억제 정책이 사라지면서 라울 카스트로 체제의 “시장 사회주의”로의 전환이 얼마나 가속화되느냐가 주목거리이다.

* 중국의 쿠바 사랑 (?) 

쿠바는 1960년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최초로 중국과 수교를 맺을 정도로 중국과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냉전 종식에 의한 옛 소련의 붕괴 이후 쿠바와 중국은 사실상 남아 있는 사회주의 국가로서 동지관계에 놓이게 됐다. 북한도 한 때 쿠바와 상당한 긴밀 관계를 유지했지만 경제가 망가지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부자 세습에 따른 국제사회의 냉대 등으로 쿠바와의 원만한 교류는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59년 쿠바 혁명을 거치면서 그가 구축해온 피델 카스트로가 타계하자마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전을 보내고 주중 쿠바 대사관에서 조문을 하는 등 쿠바와의 긴밀 관계 강화에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쿠바로의 ‘중국 경제 모델’ 수출이라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보낸 조전에서 “세계 사회주의 발전을 위해서 불후의 역사적 공적을 남겼다”며 피델 카스트로에 대한 극찬으로 쿠바를 껴 앉으려 하고 있다.

* 침체 속의 쿠바 

세계 제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을 한 중국과는 달리 카리브 해에 떠오른 쿠바 사회주의의 경제가 침체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옛 소련 붕괴 이후 한동안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쇼크 이후에는 쿠바는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Default)상태에 빠졌다. 쿠바의 경제적 곤궁은 현재 한 달 평균 임금 20달러 수준에서 헤매고 있다.

또 쿠바에 대한 최대 지원국이었던 반미 선봉장 베네수엘라 경제의 붕괴도 또 한 번 쿠바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쿠바와 함께 반제국주의(혹은 반미주의)로 보조를 맞춰오던 베네수엘라가 국제 유가 하락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붕괴로 그동안 제공해오던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이 대폭 줄어들면서 쿠바 경제는 주저앉은 상태이다.

* 피델 카스트로 없는 쿠바 경제의 향방 

혁명 영웅 피델 카스트로의 사망 이후 쿠바는 어떻게 경제를 부양시킬 것인지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터넷 판은 “그동안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 경제의 개혁과 개방 노선에 ‘브레이크를 건 사나이’”로 불렀다. 그 때문에 쿠바 경제는 발전의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는 것이다.

길어지고 있는 경제 침체속의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는 먹고 살기 위해 개방 노선 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의 그 같은 노력 가운데 하나는 지난 2014년 교섭을 시작하고 2015년 7월에 발표된 미국과의 국교정상화이다. 당초 쿠바의 외화 수입의 대부분은 관광객들이 떨어뜨리고 간 현금 수입에 따른 것으로 최근에는 유럽 등에서 밀려드는 방문자들의 증대로 관광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피델 카스트로의 타계로 “경제 개혁파와 온건파가 필요한 변혁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SCM)가 지난 11월 28일 지적했다.

* 사회주의 시장경제, 베트남식이냐 중국식이냐? 

동생 라울 카스트로는 지금까지도 정부의 강력한 경제 통제를 유지하면서도 부분적으로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는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 경제’를 모색하려 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중국이 도입해온 개혁과 개방에 따라 최근에는 세계 제 2위 규모의 경제 대국으로 변모된 모습을 보고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 경제를 본받으려 하려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쿠바와 중국의 사회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상당한 고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래 막대한 인구를 거느린 중국은 자국 내에 거대한 시장을 가지는 우위성이 있어, 빠른 경제 성장의 배경에 “인구 보너스”로 불리는 노동력 인구 증가가 있었다는 이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쿠바에는 중국과 같은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모델을 쿠바가 그대로 이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피델 카스트로는 중국이 이른바 ‘수정 공산주의, 또는 수정 사회주의’의 모습을 보이자 ‘변절’했다며 눈을 중국에서 떼어냈다. 그러한 피델 카스트로 사망 이후 몸이 자유로워진 동생 라울 카스트로는 “어느 정도까지 베트남, 중국 모델로 가야 하는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도 이미 ‘도이모이(개혁과 개방)’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시아의 마지막 성장 시장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바의 이러한 움직임을 호시탐탐 지켜보고 있던 중국이 큰 발걸음을 쿠바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지난 9월 1960년 수교 이후 중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하고, 라울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협력 심화와 확대를 시사했다. 미국의 디플로매트(Diplomat) 지난 11월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중국의) 발전 경험과 지식 면에서의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쿠바는 중국이 제안한 것으로 보이는 ‘지식 면에서의 협력’에 대해서는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커창 총리의 당시 발언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은 ‘공업화의 경험’을 염두에 두고 쿠바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쿠바에 있어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이어 두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은 이미 쿠바 통신 인프라 구축에 깊이 관여하고 통신 기기는 중국산이 침투하고 있다. 국가 기간 통신망을 중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경제적 상황을 활용, 중국산 전기버스(Electric Bus)를 대중교통으로 공급하기 시작하고 있는 등 중국의 쿠바 접근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접근 방식과 비슷하게 쿠바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쿠바 경제 부양을 거들면서, 자국 기업의 참여를 통해 중국 경제권으로의 혼입을 유도한다”는 중국의 의도가 작용되고 있다.

* 쿠바는 미국의 손을 꽉 잡을 수 있을까? 

쿠바 경제 정책 방향에는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하고 있다. 2017년 1월 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을 하게 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쿠바에 대한 정책을 엄격하게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따라서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성사시킨 라울 카스트로 현 쿠바 의장은 미국과 손잡고 특히 쿠바계 미국인들의 대(對)쿠바 투자 및 관광 활성화를 통한 경제 부흥을 꾀하려 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자의 등장으로 불안을 떨칠 수 없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치적으로는 쿠바에 대한 엄격한 대응을 공언했지만 부동산 등 사업을 통해 경제계 거물로 성장한 트럼프 자신인데다 쿠바와의 경제 교류를 통한 사업 활성화를 꾀하고자 하는 미국의 경제계의 뜻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 쿠바에게는 한 가닥의 희망의 불빛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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