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는 문재인의 경호실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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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는 문재인의 경호실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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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집안임을 보여준 새민련 최고회의

▲ ⓒ뉴스타운

지난 금요일은 어버이날이었다. 이날 국민은 제1야당 새민련이 보여주는 기가 막히는 현장을 목격했다. 공개된 회의에서 최고위원이라는 작자들이 험악한 말싸움 끝에 한 사람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또 다른 어떤 여성 최고위원은 유행가 자락을 한 소절 부르는 기상천외한 장면을 보여줌에 따라 이 광경을 지켜본 국민은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정도로 아연실색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있었던 새민련 최고회의 광경을 보면 마치 과거 공중파 방송에서 빅히트를 쳤던 인기 코미디 프로 봉숭아 학당과 똑같이 닮아 새민련 스스로가 콩가루 집안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새민련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최고 득표를 획득하여 수석급 최고위원에 선출된 주승용 최고위원은 올해 만 63세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출신의 주승용이 야당정치인이기는 하지만 중도 노선을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는 것과 평소에도 언행을 신중하게 함으로써 그 어떤 막말 파문도 일으킨 적이 없는 온건한 정치인이자 매너가 세련된 정치인으로 인정받는 몇 안되는 야당정치인이었다.

이런 인격의 소유자에게 이제 갓 50세밖에 되지 않는 정청래가 공개된 장소에서 주승용에게 "사퇴도 하지 않을 거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치지 말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정청래가 약간의 소양을 갖춘 작자였다면 '당신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다르다'고 해야 했겠지만 정청래가 어디 그렇게 할 사람인가. 정청래의 어법은 늘 자신은 옳고 당신은 틀렸다고 말하면서 상대방의 가슴에 언어의 비수를 꼽는 식으로 폭력적인 말을 하는 것으로 소문난 장본인이 아니었던가.

정청래가 한 말은 주승용에게 "공갈을 하지 말라" 라는 말도 아니었고, "공갈을 치지 말라"고 하면서 마치 조폭들이 사용할 법한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그것도 최고회의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말이다. 이 정도 되면 주승용이 양상군자가 아닌 이상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정청래의 이런 어투가 전형적인 친노 강경파들을 대변하는 모습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참으로 황당한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사태가 이토록 험하게 돌아가면 누군가는 부랴부랴 수습을 하는 것이 정상일테지만 친노계 여성 최고위원이라는 유승희는 뜬금없이 옛 가요인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의 첫 소절을 불렀다. 유승희의 이 해괴망측한 장면을 보면 마치 초상집에 가수를 초대하여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과 같아 도대체 이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람들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새민련의 내부는 형해(形骸)화 되어있었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새민련 대표라는 문재인의 어정쩡한 자세였다. 이날 문재인은 회의를 주도하고 장악할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명색이 당 대표라면 수석최고위원에 해당되는 63세의 주승용에게 폭언을 하는 50세의 정청래를 따끔하게 나무라야 했지만 오히려 정청래의 발언에 공감하는 듯한 표정을 보여줌에 따라 문재인도 역시 친노라는 색깔을 감출수가 없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었다는 것이 문재인의 한계였을 것으로 보여 지기도 했다.

또한 문재인은 상황을 장악도 못했을 뿐 아니라 수습조차 하지 못하는 나약한 모습만 노정시켰다. 그래놓고선 이날 오후가 되어서야 서대문구 홍은종합사회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개 석상에서 정 최고위원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과했다고 생각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미 버스는 이미 한참 저만치 지나간 뒤였다. 하지만 정청래는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으니 문재인의 발언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문재인은 사단이 벌어진 후 더욱더 황당한 발언도 했다. 두 사람의 싸움을 보면서 한다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비공개된 장소에서 우리끼리라면 모르지만 공개된 장소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이다."라고 말한 표현이다. 이 말 속에는 비공개회의에서는 이러한 추태와 막말 싸움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르긴 해도 문재인은 당 대표이기 전에 친노의 좌장이 아니라 어쩌면 친노강경파들의 조종으로 움직이는 바지사장에 불과한 처지인지도 모른다.

당 대표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 문재인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싶어도 친노강경파들이 인질을 삼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이 끝날때 까지는 물러나지 못하도록 정치적 협박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강한 의구심마저 들게 만든다. 4.29 선거에서 새민련이 완패하자 주승용 최고위원은 대표의 책임문제를 거론했다. 정청래는 그때마다 태클을 걸며 문재인의 경호실장 역을 자처했다. 정청래의 발언은 친노계 전체의 생각을 대변했을 가능성도 엿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정청래의 발언에는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인 셈법도 들어있었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 할 수가 없다.

만약 날로 악화되는 여론으로 인해 문재인이 당 대표직에서 갑작스레 사퇴하게 되는 날이라도 오게 되면 주승용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하지만 주승용 최고위원마저 사퇴하고 없다면 친노계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승계하게 되는 것이다. 정청래의 과감한 도발은 어쩌면 이런 것 까지를 고려한 친노계의 계산 끝에 나온 정치적인 발언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광경을 보노라면 현 정부 출범이래 실시된 재,보선에서 새민련이 왜 연전연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실체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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