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조차 팽(烹)당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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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조차 팽(烹)당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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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의 당선은 호남발 야권 재편의 시발점이 될까

▲ ⓒ뉴스타운

평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0%가 나오는 정치인이라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지지율은 1% 짜리보다 쓸모없는 지지율이 되고 만다. 4.29 재보선에서 문재인의 선거 전략은 갈팡질팡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경제정당이니 안보정당 운운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3패 정부심판으로 전환했다가 또 다른 순간에는 대선자금으로 비화되었고 나중에는 정권심판으로 변질시킨 결과 도대체 야당 대표라는 작자가 보여주는 것이 과연 무엇이냐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민심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자신들이 만든 상설특검법을 제쳐두고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자고 주장한 문재인의 주장은 과연 변호사가 맞는지 의심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야당 대표라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미래 상품을 마케팅 해야 할 선거전에서 온통 과거 회귀형에 매몰되어 있었으니 선거 완패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문재인은 공식 선거기간 중, 조영택 후보가 출마한 '광주 서구 을'지역에는 여섯 번이나 행차했다. '광주 서구 을'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80% 이상 압도적인 표를 몰아준 지역이었다.

그러나 문재인은 착각을 해도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여섯 번씩이나 방문을 하였다면 바닥에 흐르는 민심의 기류를 읽을 줄 알아야 했지만 아마추어 티가 푹푹 풍기는 문재인은 '광주 서 을'지역의 바닥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 그저 표를 달라고 하면 무작정 표를 덥석 주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개표가 시작되자 '광주 서구 을'과 제2의 호남이라는 서울 '관악 을'에서는 전 국민이 놀라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관악 을'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7천표 이상으로 새민련 후보를 눌렸고 '광주 서구 을'에서는 무소속의 천정배 후보가 새민련의 공식후보 조영택을 거의 더블 스코아로 이겼기 때문이었다.

스코아 차이도 엄청났다. 52.4% 대 29.8%로 천정배의 압승이자 통쾌한 KO 승이었다. 새민련 조영택 후보가 획득한 표수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문재인의 지지율 딱 그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그것이 문재인이 지니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 였던 것이다.

문재인은 선거 막바지 박근혜 정권 심판론을 들먹이며 유세 활동을 펼쳤지만 막상 새민련의 안방인 광주에서 오히려 문재인 자신이 탄핵을 받아 심판을 당하고 말았다. '광주 서구 을'에서 보여준 표심의 의미는 문재인 OUT, 친노 OUT 이라는 정치적 사망선고와도 같았다.

이런 일이 텃밭에서 일어 났으므로 멘탈 붕괴는 당연한 결과였다. 이와 같은 참담한 결과를 보고서도 문재인은 책임을 질 줄도 몰랐다. 문재인은 선거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투표 결과에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자신은 결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다른 표현이었다. 그리고는 정부와 싸워 나가겠다고 했다.

선거에서 완패한 패장이 무슨 동력으로 싸움질만 하겠다고 하는지 그의 발언을 보면 선거 결과마저도 불복하겠다는 심리가 보여 삐딱한 그의 속내가 들여다 보이기도 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부를 심판한 것이 아니라 이미 문재인과 새민련을 심판하였는데도 어떤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것인지 반성이라고는 털끝만 치도 없었던 어이가 없는 이 발언 때문에 어제는 하루 종일 종편에 출연한 패널들로부터 잘근잘근 난도질만 당했다. 새민련 내에서조차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하니 그의 정치적 몰상식은 가히 국보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어제 여러 방송과 인터뷰한 광주 동구 출신의 새민련 박주선 의원은 사과와 반성을 할 줄 모르는 오만방자한 문재인은 대표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매우 강력한 책임을 추궁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노가 장악한 새민련에서는 문재인 책임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여 대표직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잠복성 책임추궁 유예라는 한시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차라리 우윤근 원내대표의 진솔한 반성과 사과문이 훨씬 더 보기에 좋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한편 무소속으로 당선된 천정배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천정배는 내년 총선에서 광주, 전남, 전북에서 뉴DJ 플랜에 동참하는 세력을 규합하여 새민련과 한판 대결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호남 발 정계 개편의 서막을 알리는 진군나팔 소리에 다름없었다. 만약 천정배가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호남권은 야권 개편의 진앙지가 되어 종국에는 친노세력과 DJ 세력으로 재편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재인에게는 소득도 있었다. 이번 재보선에서 텃밭이라고 알았던 광주에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이 얼마나 추락 되었는지 그 현실을 똑똑하게 체험 했을 것이라는 소득을 말함이다.

어제 한 종편에서는 광주 현지 주민들의 인터뷰 장면을 내보냈다. 인터뷰에 응한 광주 시민들은 한결같이 문재인은 신뢰하지 못할 정치인으로 비판하고 있었다. 어떤 시민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속이 다 시원하다'는 반응까지 나타냈다. 안방의 바닥민심이 이렇게 나타났다면 문재인이 선택해야할 길은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이 패배한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잘못된 것을 꼽으라면 문재인에게는 리더십이 없었다는 것과 자신의 무능(無能)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다 대통령의 담화는 부메랑이 되어 정부를 심판할 것이라고 했지만 부메랑이 날아간 방향은 새민련과 문재인으로 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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