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여론조사와 강연재의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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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여론조사와 강연재의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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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에도 연론조사로 공직자 선출하지 않아

▲ ⓒ뉴스타운

단언컨대 여론조사로 국무총리를 뽑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는 없다. 만약 여론조사로 국무총리를 뽑는 나라가 있다면 그야말로 개그콘서트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86조 1항은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헌법조문에서 이렇게 명확하게 규정해 놓았다. 고등학생만 되어도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법률가 출신이라는 정치인이, 그것도 제1야당의 대표가 국무총리를 여론조사를 통해 적부(適否)를 가리자고 한다. 문재인의 이 발언에 귀가 다 의심스러워질 따름이다.

마침 모여론조사 회사에서 실시한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적합도를 가름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내용은 부적합 여론이 우세하다는 것이었다. 문재인의 제안은 자신의 아이디어인지 제3자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지만 공교롭게도 모여론조사 회사의 여론조사 결과는 문재인의 발언을 뒷받침 해주고 있어 갤럽이 문재인 측에게 여론조사 내용을 사전에 제공해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시점이 묘하게 일치된다. 모여론조사 회사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당내 경선 때도 묘하게 등장한 여론조사 회사였고 MB정부 때 방통위원장을 지낸 최시중이 당시 회장으로 있었던 회사였던 관계로 이 회사가 발표하는 여론조사에는 언제나 아리송한 물음표가 따라붙기도 했다.

문재인은 또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회사를 선택하여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문재인이 말하는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회사란 아마도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발표하는 여론조사 회사일 가능성이 매우 짙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론조사 회사는 그 자체가 이미 정치권에 물이 들어 있어 공신력은 고사하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 성향에 따라 근거가 불분명한 끼워 맞추기식 여론조사를 시도 때도 없이 실시하고 있는데 중립성과 공신력 운운하다니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도 별로 없기도 하겠지만 황당하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문재인이 자신의 발언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무총리 적합도를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자고 하기 전에, 모든 선출직 공직자든, 임명직 고위공직자든, 모든 고위공직자를 여론조사를 통해 선출하기 위해 헌법부터 바꾸자고 먼저 주장하고 나선 연후에 이런 말을 해야 한다. 물론 세계적으로 비웃음을 받을 각오를 하고 말이다. 이 발언이 비판의 대상이 되자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게 자진사퇴의 기회를 주기위해서'라고 얼렁뚱땅 둘러대는 문재인의 변명이 더욱더 가관이다.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내용 중에는 충청권의 반응도 있었다. 충청권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완구 총리가 적합하다가 33%였고, 부적합하다는 응답자는 38%였다. 문재인이 이것을 노린 탓인지는 모르지만 조사대상을 보면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대의 여론조사도 있다. 13일 발표한 다른 모여론조사 회사의 여론조사에는 충청권의 문재인 선호도가 35.8%에서 28.7%로 떨어졌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에는 청청권의 찬성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당초 모여론조사 회사가 대전, 세종, 충청권을 통틀어 실시한 여론조사 대상자는 고작 100명에 불과했다. 충청권 인구가 얼마인데 고작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가지고 부적합이라고 한다면 과연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충청권 민심이 돌변한 것은 문재인의 발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나 모여론조사 회사의 여론조사에 대한 반격차원의 심리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여론조사 회사가 발표하는 결과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 생겨난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도 있었다. 지난 3일, 다른 모여론조사 회사가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새민련 문재인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하자 안철수의 도우미를 자처하는 강연재 변호사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날 강연재는 한 종편에 출연하여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여론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반기문 사무총장보다 문 후보가 더 앞서서 19대 차기 대선 주자 1위 후보가 문재인"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강연재마저도 이와 같은 발언을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날 강연재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이 기관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을 계속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누가 의뢰하고 조사비용을 내는지 상당히 궁금하다"며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정치색을 떠나서 심심하면 물어보는 게 '요즘 누구를 좋아하느냐'인데 거기 문 후보 지지는 거의 없고...문 후보에 대한 환멸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문재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강연재가 이렇게 나오자 그날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모여론조사 회사의 대표는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발표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밝힌 강연재의 무엇이 명예훼손에 해당되는지는 법원에서 판가름 나게 되었으니 좋은 구경거리 하나가 생긴 셈이다. 수시로 여론조사결과를 발표 잘하기로 소문난 여론조사 회사의 대표가 이길지, 아니면 종편에 나와 제멋대로 잘 떠드는 강연재가 이길지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강연재의 발언에도 상당한 일리가 없지는 않았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2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차기대선주자 여론조사를 발표하는 것을 액면그대로 믿어줄 국민도 별로 없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는 뜻이다.

아시다시피 여론조사를 한번 하게 되면 많은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강연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들 회사들이 누구의 위탁으로, 무슨 돈으로, 왜 시도 때도 없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하는지 늘 궁금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강연재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한 사안임은 분명한 일이었다. 혹시 걸핏하면 여론조사를 들먹이는 특정정치세력이 그 배후가 아닌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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