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할 기미조차 안보이는 야당 유력 정치인들
반성할 기미조차 안보이는 야당 유력 정치인들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12.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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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연대의 원죄는 새민련에 있어

▲ ⓒ뉴스타운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 뒤에 나온 새민련의 논평을 보니 새민련은 아직도 통진당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새민련 대변인의 논평을 보나 당의 지도부 위치에 있는 당권 유력주자들의 언급을 보면 반성을 하기는커녕, 아직도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아 갈 길이 멀어도 한참 멀어 보인다.

새민련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헌재의 오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기초인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새정치연합은 통진당에 결코 찬동하지 않는다"고 말 한 뒤 "그럼에도 통진당에 대한 해산 판단은 국민의 선택에 맡겼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새민련이 통진당의 해산을 찬성하는 국민의 여론이 압도적인 것을 간파했다면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수용한다고 하면 그만일 뿐인데도 통진당의 해산 결정이 무엇 때문에 정당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인지, 국민 대다수의 정서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해석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혹시 차기 총선에서 연대할 정당 하나가 소멸되니 그에 따른 아쉬움의 표현인가, 아니면 자신들과 연대를 실시한 탓에 주사파의 국회진입을 허용했던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기 위한 자기 방어적인 기만적 언술인가. 헌재의 통진당 해산 판결은 국민이 정서적으로 이미 오래전에 해산을 시킨데 대한 추인(追認)의 성격이 짙은 법적결정이었다. 

며칠 전 문희상 대표는 "저는 통합진보당의 강령에 찬성하지 않고 이석기 의원의 언행도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정당해산 결정은 선진민주주의국가에서는 그 전례가 없는 것이다."라고 비판적 발언을 하데 이어, 차기 당 대표가 유력한 문재인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청구는 정치적 결사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다." 라고 말했다. 당 대표까지 지낸 안철수는 정당 해산은 국민투표로 해야 한다는 늬앙스의 어처구니없는 발언까지 해댔다. 국민투표를 운운하는 걸 보면 헌법재판소가 왜 존치해야 하는지 그 존재의 이유조차 모르는 맹꽁이와 다름없다. 

문재인은 새민련의 차기 당권 유력주자다. 그는 과거 민주당이 통진당과 야권연대를 실현할 당시 당의 상임고문으로 있었다. 문재인 역시 그 당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야권연대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말했던 장본인이기도 했다. 이런 자가 만약 내년 2월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이념적으로 매우 의심쩍고 불순한 정치인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된다는 점에서 제2의 종북논쟁이 일어나지 말란 보장도 없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친노파 중에는 통진당의 노선과 이념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친노 계열의 거의 절반이 1980년대 학생운동권 NL파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들 외에도 정동영 이미경, 우상호, 정청래 의원 등이 야권의 통진당 강제해산 반대 원탁회의에 동참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새민련 내에는 통진당의 사촌뻘이 되는 국회의원이 적어도 수십 명이 된다는 것이 전 국정원장 원세훈이 국회에서 증언한 내용이기도 했다. 아시다시피 이석기를 비롯한 경기동부연합파가 주축이 된 통진당이 국회로 진입하게 된 배경에는 야권 단일화라는 괴물 때문이었다. 야권단일화가 성사된 배경에는 재야원탁회의 멤버들이 있었고, 당시 민주당의 대표였던 한명숙과 상임고문이었던 문재인은 그들의 작전을 충실히 이행했다.

독자적인 실력으로는 결코 국회 입성이 불가했던 종북세력을 민주당이 연대라는 변술(變術)로 인해 그들을 국회로 진입하게 만들었고, 그 원죄는 마땅히 그 당시의 민주당 지도부에게로 귀책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도 반성은 고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조건부 단서를 달고 있다. 

그런 경로를 통해 국회에 들어온 이석기를 비롯한 통진당 의원들이 보여준 해괴망측한 행동은 국민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사례들을 보면 기가 막히는 일들 뿐이었다. 국회 미방위 소속이었던 이석기는 자신의 소관 상임위와는 전혀 관계없는 국가기밀자료를 빼내기 위해 각종 국방자료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석기 등, 통진당 의원 6명이 제19 대 국회 개원 이래 국방부에 요청한 자료들을 보면 군사 2급 비밀을 포함한 각종 국방 자료 63건을 요구했고, 그 중 59건을 제출받았다. 특히 이들이 국방부에 요청한 자료는 국민의 눈치를 살피던 2012년에는 9건에 불과했으나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2013년에는 54건으로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이들이 요청한 자료에는 중복된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역할을 분담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들이 국방관련 자료를 무더기로 신청했는지 지금도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이석기가 요청한 자료에는 '한미(韓美)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 등 도 있었고, 소속된 상임위가 안행위이었던 이상규는 '5년간 SPI(韓美안보정책구상회의) 개최 현황'과 한국에 재배치된 화학대대 등, 주로 주한미군 전략배치와 관련된 자료와 '주한미군 병력 및 물자의 한국 입출입 현황', '지뢰방호장갑차(MRAP) 배치 과정에서 국방부와 협의 한 경위와 내용' 등을 요청했다. 안행위 소속의 의원이 이 많은 국방자료를 어디에 사용하려고 했는지 이 자료들의 사용처를 반드시 추적해볼 필요성도 다분하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위 소속이었던 김미희는 '2013년 고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HUAV) 사업타당성 재조사 결과 보고' 등을 요청했다. 보건복지위 소속이라면 건강과 복지에 과한 자료를 요청해야지 자신과 상관도 없는 국방기밀자료를 왜 요청했는지 아직도 이해난망이다. 특히 무인항공기 사업은 국군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구축 중인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탐지수단이라는 점에서 만일 북한이 무인항공기사업 관련 정보를 꿰뚫고 있다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협박은 한국에 더욱 치명적 위협이 되는 장비였다는 점에서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런 자료들이 북한 군부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이들이 무슨 목적으로, 누구를 위해, 이런 자료가 필요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부 드러난 사례를 볼 때, 이들이 요청한 전체 자료를 망라하면 국방관련 자료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만약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이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결정이었다면 어제와 그제, 주말에는 6.29와 같은 국민저항이 거세게 일어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매우 평온했다. 방방곡곡에서 기분이 매우 좋다, 속이 다 후련하다는 소리가 넘쳐났다. 문재인, 문희상, 안철수, 정세균, 박지원 등 새민련 일부에게만 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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