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왜?'라는 책이 나온다고 한다
'안철수는 왜?'라는 책이 나온다고 한다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5.01.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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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당명 변경 반대에 호응할 세력이 얼마나 될까

▲ ⓒ뉴스타운
조만간 과거 안철수의 측근으로 있었던 네 사람이 공동으로 집필한 '안철수는 왜?'라는 책이 나온다고 한다. 그 책에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문재인과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안철수의 술회도 나오고, 당선도 되지 않을 거면서 끝까지 후보를 고집한 문재인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고 한다. 합당당시 구 민주당 인사들은 안철수 쪽 사람들에게 "돈 10원 한 장 안 갖고 입당해 놓고 말이 많다"는 내용도 있다고 하니 비하인드 스토리가 제법 있을 것 같아 내용이 상당히 궁금해지기도 한다. 

책의 발간이 임박해서일까 한동안 정치판 은막 뒤로 사라진 것 같았던 안철수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이미 보도된 바 있듯, 새민련에서는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뜬금없이 당명 변경문제로 논란이 한창이다. 유력한 빅2 후보인 문재인과 박지원이 선수를 쳤고 후발주자들도 되니 안 되니 하면서 이 논란에 뛰어 들었다.

당을 만들고 깨부수기를 여반장처럼 하는 정당이라 당명변경 정도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당명 변경문제는 어디까지나 새민련 내의 문제이므로 당명을 바꾸건 말건 제3자가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모든 후보들이 당의 체질을 바꾸고 혁신을 하자면서 가장 먼저 들고 나온 개혁안이 당명변경이라니 실소부터 먼저 나온다.

이 와중에 자신의 존재감 부각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안철수도 끼어들었다. "우리가 당명에 새 정치를 포함하고 당명을 바꾼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며 "당명 때문에 우리 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보수의 역사와 전통에 맞는 당명이어서 집권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인 성명까지 내며 "당명변경에 반대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의 이 발언은 상당히 일리가 있는 발언임에는 틀림없지만 하지만 왠지 허공에 뜬 메아리로 들린다. 이 소리가 메아리로 들리는 이유는 아무도 안철수의 발언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표정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신당창당을 포기하면서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을 공동으로 창당했지만 안철수가 대표 시절에 보여준 새정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굳이 있었다면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다가 당내 정치꾼들로부터 흠씬 두들겨 맞은 기억만 남아 있을 뿐이다. 지금 안철수의 현주소는 완전히 외톨이 신세가 되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조차 알 수없는, 그야말로 있으나마나한, 그저 그렇고 그런 초선의원의 위치로 돌아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할 당시만 해도 안철수는 희망과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고 정치 신인인 자신이 127석을 거느린 제1야당의 공동 대표가 된다는 위상의 수직상승에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그 당시 안철수가 얼마나 패기만만했는지 2014년 4월13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창당 발기인 간담회장에서 있었던 안철수의 발언을 들어보면 확연히 알 수가 있다. 그때 안철수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 보니 호랑이가 없더라"는 말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 소리를 들은 윤여준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사슴이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것"이라고 힐난했다. 당시 수많은 관전자들도 안철수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기 위해 제 발로 들어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룰 정도로 안철수의 호랑이 발언은 냉소를 받았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이런 발언도 했다. "막상 합당을 하고 보니 문제의식도 많고,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분들 많았다"라며 "제가 홀몸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좋은 분들과 힘을 합칠 수 있는 그런 점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큰 소리 탕탕 쳤던 안철수의 현재는 그야말로 보기에 딱할 처지로 추락했다.

그 당시에 비해 지금의 안철수는 사슴은 고사하고 토끼보다도 못한 형편이다. 안철수는 참으로 순진했다. 새민련이 어떤 정당인가. 부산출신으로 새민련 내에서 3선을 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이나 중진 반열에 오른 김영환 같은 중도파들마저도 수시로 왕따를 당하는 것이 새민련의 현실이다. 합당 당시 안철수의 귀를 황홀하게 만들었던 말의 성찬은 후일, 토사구팽을 시키기 위한 미사여구였던 것이다. 

안철수가 토끼가 된 이유는 분명하다. 새민련 내에는 공격 성향이 유난히 강하고 정치 기술에 관록이 붙은 불여우와도 같은 재주꾼들이 득실거리는 척박한 토양을 간과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비록 몇 개월이기는 하나 안철수의 머리에 대표라는 감투를 씌워준 것만으로도 차라리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 이런 모습이 오늘 현재의 안철수의 추락한 위상이다.

물론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 혜택을 봤던 문재인은 당명변경에 대해 안철수와 협의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것은 또 다른 레토릭에 불과한 발언일 것이다. 또한 당명을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도 있지만 이들도 때가 되면 안철수의 손을 들어주기 보다는 대세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큰 부류들이다.

아시다시피 안철수는 작년 7.30 재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김한길과 함께 공동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대표 재임기간은 불과 5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처지가 이러하니 안철수가 당명 변경을 반대한다고 해서 귀담아 들어줄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새민련 내에서 안철수의 효용가치는 이미 용도폐기 된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안철수 자신만은 아직도 호랑이를 잡기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만하면 착각도 유분수다. 하긴야 자신의 능력을 자신이 먼저 알았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이 만든 신당이 제3당으로서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고사성어에 거자일소(去者日疎)라는 말이 있다. 이미 한번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날이 갈수록 더욱더 잊어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이 안철수가 처해있는 오늘의 현실을 대변해 주는 말이 아닌가 한다. 내일쯤이면 '안철수는 왜?'라는 책이 나오게 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안철수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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