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이콧, 과연 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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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이콧, 과연 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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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한사람 인준하는데 마치 전면전이 일어난 것 같아

▲ ⓒ뉴스타운

역시 대한민국 국회 다웠다. 국무총리 한사람 임명하는 것이 이토록 힘들다는 것을 이번에도 또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미 낙마했던 안대희 전 후보자, 문창극 전 후보자는 청문회 문턱에도 못 갔지만 이완구 후보자는 그래도 간신히 청문회까지는 가기는 했지만 여기까지였다.

야당과 일부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 그 권한을 국회로 넘겨야 한다면서 연일 분권형 개헌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무총리 한사람도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하지 못할 정도로 국회의 권력은 그야말로 무소불위 그 자체다. 그런데도 무슨 말라 죽을 분권형 개헌타령을 하고 있는지 꼴불견이 따로 없다.

이완구 총리 임명동의안은 새민련에서 문재인 체제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마주치는 정치적 행위다. 문재인으로선 데뷰 작인 것이다. 그래서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임하는 문재인 체제의 새민련 대응이 향후 정국전반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좋은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에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새민련의 그 버릇은 여전했다. 여당이 임명동의안을 강행하면 전가의 보도인 국회보이콧이라는 괴물을 들고 또 으름장을 놓았다.

문재인이 당 대표 취임연설에서 했던 첫 일성이 "우리 당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동지 여러분, 변화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 무거운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이 순간부터 우리 당은 무기력을 버립니다." 고 이렇게 말한 배경을 상기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문재인이 취임 당시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한 말이나 무거운 명령을 수행하겠다고 한 발언은 아마도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국회를 보이콧하겠다는 것을 암시한 발언이었나 보다. 그랬으니 새민련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완구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및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반대하며, 정의화 국회의장의 여야 합의 없는 임명동의안 본회의 상정 반대 등 3가지를 결의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새민련은 2월 국회에서의 모든 의사일정을 중지하고 4월 국회에서 법안 논의마저도 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어느 누가 강성파들로 구성된 새민련 지도부라고 아니 할까봐 치고 나오는 강도가 참으로 세긴 셌다.

하지만 여,야의 합의사항을 먼저 깬 것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새민련이었다는 것을 알만한 국민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여,야는 당초 이틀간 청문회를 실시한 후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그 다음날 국회본회의에서 인준표결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를 먼저 깬 쪽은 새민련 소속의 청문위원들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따로 있었겠지만 아마도 증인 자격으로 청문회장에 출석한 충청향우회장의 순발력 있는 반격으로 새민련의 청문위원 몇몇이 보기 좋게 망신을 당한 것도 한몫 톡톡히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기분을 상하게 했을지는 몰라도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점에서 이유는 다른데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이완구 총리 임명동의안 건이 처음부터 여, 야가 합의한 대로 진행되었다면 새누리당 단독으로 만든 청문보고서 대신, 이완구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하다는 새민련 청문위원들의 의견이 포함된 청문보고서가 작성되는 것이 순리였고 다음날 새민련 의원들도 본회의에 참석하여 당당하게 부표를 던짐으로서 표결로 처리하는 것이 여,야 합의사항이었다.

하지만 청문보고서 작성 단계부터 일이 틀어진 것은 새민련 소속의 청문위원들이 청문보고서에 가담을 하게 되면 새민련 강경파 지도부로부터 호된 질타와 후폭풍이 우려되었기 때문에 청문보고서 작성 단계부터 파토를 놓았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 할 수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사항이 깨졌으니 새누리당으로선 단독처리가 불가피했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으로 들고 나온 것이 새민련의 고질병이자 전가의 보도인 국회보이콧이었을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청문회과정에서 새민련이 보여준 행태는 절차적 민주주의도 무시했고 여,야 간 합의사항도 무위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벌써 세 번째이기도 하지만 총리 한사람 인준하는데 마치 전면전이 일어난 듯 온갖 전투적인 용어와 막말이 동원되는 성토장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자질은 말로서 표현하기도 부끄러울 지경이다. 총선을 일 년 남짓 앞두고 충청향우회장을 마치 죄인 다루듯 하여 충청민의 표심이 두려워서였는지 아니면 원소속이 아리송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 탓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여,야는 구체적인 합의사항 없이 또 막연하게 16일로 미루기로 했지만 이 날 처리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만약 새민련이 16일에 가서도 또 합의를 깨고 국회를 보이콧하겠다고 한다면 새누리당은 강행할 수밖에 다른 선택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과연 어느 쪽이 크게 손해를 크게 보게 되었는지는 가깝게는 4.29 재보선에서 나타날 것이고 멀게는 내년 총선에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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