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를 둘러싼 발언이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유럽 ​​회원국이 국방 지출을 늘리지 않으면 러시아에 침략당해도 방위에 협력하지 않는다고 “위협”을 했기 때문이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향해 공화당 지명 후보 다툼을 독주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오면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선거집회에서 튀어나왔다. 나토의 ‘어느 대국’ 대통령으로부터 “우리가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못하고, 러시아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지켜줄까”라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아니, 지켜주지 않겠다. 그들(러시아)에게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중 미국에 비해 유럽 회원국의 국방비 부담이 적다며 대폭 부담 증가를 요구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부담을 끌고, 유럽 비판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SNS에서는 12일 “미국은 나토보다 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평등해야 한다’며, 상응하는 방위비 등의 부담이 없으면, 대통령 복귀 이후 유럽 방위 참여를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가 이 타이밍에 NATO 비판을 꺼낸 것은 선거목표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대외 예산을 줄이고, 미국 내 이민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주장은 공화당 보수파에 강하게 지지되고 있다.

미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협상재료로 2기째 트럼프 정권은 NATO 이탈을 꺼내겠다는 견해도 있다.

냉전시대 소련의 위협으로 발족한 나토는 한 나라에 대한 공격에 동맹 전체가 반격하는 집단 방위를 내걸어왔다. 이런 의무에 등을 돌려 러시아에 공격을 촉구하는 발언은 동맹의 뿌리를 뒤흔드는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 성명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한층 더 전쟁과 폭력을 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트럼프는 나토의 동맹국을 버리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발언관련,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상호방어하지 않는다는 시사는 미국을 포함한 우리 모든 안보를 약화시킨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유럽 회원국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NATO는 2014년 국내총생산(GDP) 2%의 국방 지출을 10년 이내에 달성하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2023년은 미국을 포함한 11개국에 그칠 전망이다. 에스토니아의 카야 칼라스(Kaja Kallas) 총리는 트럼프의 발언을 국방ㅂ미 증액을 하지 않은 회원국에 대한 경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