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북9북미) 정상회담이 순풍을 타는 듯하다 갑자기 역풍이 불면서 롤러코스터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담화에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하면서 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하고 하루도 채 안되어 다시 회담 개최 가능성을 여는 등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1. 북한의 미국과 한국에 대한 불만은 지난 5월 16일 한 밤 중에 시작됐다. 이날 0시30분 북한은 판문점 남측 연락사무소에 한 장의 통지문을 보내,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조선중앙방송’은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 북한을 자극할 만한 일들이 몇 가지 있었다.
(1-1) 5월 11일 : 한-미 합동공군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연습시작. 미국의 최신예 F-22 전투기 참가.
(1-2) 5월 12일 : 탈북자 단체,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 전단 살포.
(1-3) 5월 14일 : 북한에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공사 국회에서 강연.
(1-4) 5월 11-13일 : 존 볼튼(John Bolton)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언론과의 잇따른 인터뷰, “리비아식” 북 핵 해법을 강하게 주장. 또 북한의 핵무기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도 다뤄야 한다고 주장.
2. 5월 16일 오전,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 발표.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포기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려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계관 부상은 특히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사이비 우국지사”라고 맹비난했다.
3. 북한으로부터 허를 찔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6일 오전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망자세를 보였다.
4. 5월 13일 : 존 볼튼 보좌관 ABC방송과의 인터뷰,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미국으로 반출해 폐기해야 한다. 대북 보상은 그 다음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볼튼 보좌관은 핵을 폐기한 뒤 정권이 붕괴된 “리비아 사례”를 다시 거론. 북한의 입장에서는 볼튼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을 도저히 그냥 보고 넘어갈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5. 5월 21일 :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난을 치려 할 경우 큰 실수가 될 것이며 북한이 리비아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
6. 5월 24일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 “펜스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라고 부르며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려하겠다“며 아주 거칠고 무모할 정도의 발언 쏟아내.
7. 5월 24일 : 워싱턴포스트(WP) 보도, 24일 오후 10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 내용을 볼튼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 트럼프 대통령 크게 화를 냄.
8. 5월 25일 : 이날 10시 트럼프 대통령은 최선희 부상의 담화가 북한의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보여준다며, 김정은에게 예정된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겠다는 서한을 공개적으로 발표.
9. 5월 25일 아침 : 북한 외무성 김계관 제 1부상, 김정은의 메시지라며 신속하고도 공손하기까지 한 담화를 발표, 담화는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는 내용으로 대화 가능성을 미국 측에 전달.
10. 5월 26일 :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소식을 들었다”고 화답.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했다며, 6월12일에 예정대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5월 16일부터 5월 26일까지 약 10일 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어오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를 끌어 올라갈듯하다 다시 평화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워싱턴-평양 관계가 미-북 정상회담의 성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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