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에너지의 새로운 지정학
스크롤 이동 상태바
녹색 에너지의 새로운 지정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집요한 산유국, 쉽게 화석연료 포기 못해
- 청정에너지의 지정학적 기존 질서 전환
- 힘은 힘에서 나온다
- 2050년 순제로 배출 불가능, 화석연료 일부 사용 불가피,
- 순제로 배출(NetZero) 실현에는 ‘원자력 발전 계속 운전’ 필요
- 2018년 기준, 세계 72개 건설 중 원전, 러시아 80%, 20%는 중국이 차지
- ‘이자 낮은 자본’ 확보와 투자, 새로운 ‘에너지 지정학적 우위’ 확보 가능
- 2040년 쯤,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광물자원 수요, 지금의 6배
- 세계 광물 무역, 지금의 10에서 2050년쯤엔 50%로 급증
- 청정에너지기술에 필요한 광물의 힘(mineral strength), 세계의 지배자
- 향후 중국의 광물의 힘 과시와 ‘자제력 없는 지배 탐욕’ 주목해야
- 한국, 가스와 저장 능력이 모두 부족. 청색수소, 녹색수소, 암모니아 수입해야
- 한국, 수소와 암모니아 시장 발전 전까지 취약, 한국의 적극적 저장능력 투자 필요
- 더 친환경적이지만 덜 글로벌한 기업
- ‘청정에너지의 보호무역주의의 벽이라는 암초’ 요주의
- 승자와 패자의 탄생
- 융합에서 분열까지
- 선진국의 탄소제로에 절박감과 개발도상국의 국민경제활성화 사활 간의 충돌
-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 관료들의 역할 매우 중요, ‘불가능한 생각’ 추구하기보다 사회연계성 살펴야
함정들을 파악하고 계획하는 데 실패하는 가장 큰 위험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기후 변화 야망과 충돌할 경우, 성공적인 전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는 순제로 배출로 가는 이미 험난한 여정에서 더 이상의 돌풍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함정들을 파악하고 계획하는 데 실패하는 가장 큰 위험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기후 변화 야망과 충돌할 경우, 성공적인 전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는 순제로 배출로 가는 이미 험난한 여정에서 더 이상의 돌풍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사람들이 왜 청정에너지(clean energy)로 정의되는 미래를 꿈꾸는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하고, 극단적 기상 현상이 더 빈번해지고 또 해로워짐에 따라, 화석 연료를 넘어서기 위한 현재의 노력은 비참할 정도로 불충분해 보인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12월 초 장문 기사(제목 : 녹색 격변기 Green Upheaval)가 던진 진단이다.

나아가 석유와 가스의 지정학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유럽은 엄청난 전기요금이 대륙 전역의 기업들이 문을 닫고 에너지 기업들이 파산선고를 하는 등 본격적인 에너지 위기의 진통을 겪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의 천연가스 비축량을 활용, 주변국들의 고군분투에 편승하며 즐기고(?) 있다.

지난 9월 정전사태로 인해 한정(韓正, Han Zheng) 중국 국무원 수석 부총리는 중국 국영 에너지 회사들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겨울용 물자를 확보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미국과 다른 에너지 부족 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주요 생산국들에게 그들의 생산량을 증가시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지지자들은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것 외에도, 에너지 전환이 에너지 자원에 대한 긴장을 과거의 일로 만드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 청정에너지가 지정학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많은 챔피언들이 기대하는 방식대로는 아니다.

이 에너지 전환은 적어도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 체제를 형성해온 국제 정치의 많은 요소들을 재구성하여 국력의 원천, 세계화의 과정, 강대국 간의 관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지속적인 경제적 융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 과정은 기껏해야 엉망일 것이지만.... 그리고 우정과 협력을 장려하기는커녕, 새롭고 더 많은 만족스러운 지정학이 구체화되기 훨씬 전에 새로운 형태의 경쟁과 대립(competition and confrontation)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정에너지로 순조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는 환상적이다. 청정에너지는 세계경제의 생명줄이자 지정학적 질서의 밑받침인 에너지 시스템 전체를 재확보하기 때문에 큰 격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누가 얻고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통념은 가끔 어긋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른바 산유국(petrostates)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기근에 시달리기 전에 연회를 즐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화석 연료의 지배자적인 공급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기 전에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의 가장 가난한 지역들은 기후변화의 최악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번영하기 위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청정에너지는 새로운 국력의 원천이 될 것이지만, 동시에 그 자체로 새로운 위험과 불확실성(new risks and uncertainties)을 초래할 것이다.

그렇다고 에너지 전환을 늦추거나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반대로, 세계 각국은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한 노력을 더욱 더 가속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정책 입안자들이 기후 변화 자체의 도전을 넘어서서 바라보도록 격려하고, 청정에너지로의 들쭉날쭉한 전환으로 야기될 위험과 불확실성을 인식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아직도 먼 온실가스 배출 순제로(NetZero)목표를 앞에 두고 있는 세계가 갖는 장기적인 지정학적 함축보다 지금 당장 더 중요한 것은 청정에너지의 새로운 지정학이 석유와 가스의 오래된 지정학과 결합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도래할 때 종종 반()직관적인 단기적 위험이 있다.

배출 순제로(넷 제로)에 도달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겠지만,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면, 안보와 경제적 함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 자체를 저해할 수도 있다. 만약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야심에 찬 계획들이 에너지 신뢰성이나 가격, 에너지 공급의 안전성을 위태롭게 한다고 믿게 된다면, 이러한 변화는 더디게 진행될 것이다. 화석 연료는 결국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에너지의 정치학(politics of energy), 에너지의 지정학(geopolitics of energy)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 집요한 산유국(석유생산국)

1차 세계 대전은 석유를 전략상품(strategic commodity)으로 바꾸었다. 1918년 영국의 정치인 커즌 경(Lord Curzon)은 연합군의 명분이 기름의 물결에 의해 승리로 흘러갔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때부터 영국 안보가 뉴캐슬(Newcastle)산 석탄보다 페르시아(Persia)산 석유에 훨씬 더 의존하게 됐다.

그 후 세기가 지나면서 석유와 가스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국제 시스템에서 자신들의 사회를 발전시키고 권력을 휘둘렀으며, 석유 수요가 생산량을 앞지르는 국가들은 석유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그들의 외교 정책이 뒤틀리기도 했다.

석유와 가스에서 벗어나면 세상은 극적으로 재구성될 것이다. 기존의 국제질서도 획기적으로 변화 될 것이다. 그러나 청정에너지 미래의 모양에 대한 논의는 종종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간과하곤 한다.

한 가지 예로, 전 세계가 온실가스 순제로 배출(NetZero)을 달성하더라도 화석연료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해 2021년에 발간된 획기적인 보고서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이 경고했듯이, 만약 세계가 2050년까지 배출 순제로에 도달한다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 지구 온도를 1.5도 이상 상승시키는 것을 피하고, 따라서 최악의 영향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늘날보다 거의 약 50%의 천연 가스를 사용하고, 1/4의 석유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미 프린스턴 대학의 한 연구팀에 의해 수행된 최근의 분석은 만약 미국이 2050년까지 배출 순제로에 도달하더라도, 여전히 총 4분의 1에서 2분의 1의 가스와 석유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엄청난 감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석유와 가스 생산업체들은 지질학적 관로를 통해 수십 년간의 영향력을 계속 누리게 될 것이라는 게 분석 결과이다.

전통적인 공급 업체들은 험난한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할 화석 연료 가격의 변동성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화석연료를 포기하라는 압력과 석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결합되면서 석유공급이 수요 감소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거나 오늘날과 같이 수요가 계속 증가하더라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주기적으로 부족사태가 발생하고, 또 더 높은 변동성을 가파른 유가인상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수익을 증대시키고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세계 석유 생산량의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세계 석유 생산량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영향력을 줌으로써,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더욱 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세계 석유 생산량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

게다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더 적은 수의 기업이나 국가에 세계 생산량을 집중시킴으로써 일부 석유 및 가스 수출국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결국, 석유의 수요는 상당히 줄어들겠지만, 앞으로 수십 년간은 그래도 상당할 것이다.

캐나다와 러시아의 북극 영토와 같은 많은 고비용 생산자들은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시장에서 가격이 매겨질 수 있다. 노르웨이, 영국, 미국 등 기후변화에 있어서 선두주자가 되고자 하는 다른 산유국들은 미래에 증가하는 대중의 압력에 대응, 국내 생산량을 제한하고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서두를 수 있다.

그 결과, 매우 값싼 저탄소 석유를 보유하고 있고, 석유를 기피하는 금융 기관에 덜 의존하며, 생산을 제한하라는 압력에 거의 직면하지 않을 걸프만 국가들과 같은 산유국들은 그들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가 소비하는 석유의 거의 전부를 공급한다면 적어도 석유 사용량이 더 현저하게 줄어들 때까지 지정학적 영향력이 그들에게 더 커질 것이다. 에너지 파워(energy power)가 세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아마도 훨씬 더 강렬한 역동성의 버전이 천연가스 시장에서 발휘될 것이다. 세계가 천연가스를 적게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특히 강력한 기후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이 자국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한다면, 가장 저렴하고 깨끗하게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소수의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다.

유럽으로서는 특히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드스트림 2(Nord Stream 2)’ 파이프라인이 등장하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유럽의회 의원들은 2021년도 겨울 에너지 위기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에 가스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유럽의 에너지 안보와 관련, 러시아의 중요성이 쇠퇴하기 전에 러시아의 위상이 높아질 것임을 상기시켜 주는 상황이다.

* 힘은 힘에서 나온다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세계의 지정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청정에너지 초강대국이 되는 것이 실제로 지정학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도 현실은 일반 통념과 다르고, 전환 과정은 최종상태(最終狀態, the end state)와 매우 다르게 보일 것이다. 장기적으로 누가 청정에너지 혁명을 이길지는 혁신과 이자가 낮은 자본(cheap capital)이 결정할 것이다. 이 두 속성을 모두 가진 국가들은 적어도 네 가지 방법으로 지배할 것이다.

한 가지 지배력, 즉 청정에너지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는 힘은 석유 자원과 함께 제공되는 지정학적 힘보다 더 미묘하지만 그만큼 오래 지속될 것이며, 국제적으로 장비 사양이나 계약 규범에 대한 글로벌 표준을 설정하는 국가 또는 회사는 다른 국가보다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호주, 칠레, 일본 및 사우디아라비아는 국경을 넘어 저탄소 수소와 암모니아를 거래하는 얼리어댑터(Early Adopter)로 부상했으며, 따라서 이러한 연료 공급원에 대한 인프라 표준과 인증 규범을 수립하여 선호하는 기술과 장비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전력망을 최적화하거나 소비자 수요를 관리하는 디지털 도구와 같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포함하는 기술의 경우, 표준을 정의하는 사람은 호환되는 국내 시스템을 내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로부터 데이터를 채굴할 수도 있다.

나아가 핵에너지에 관한 한 표준 설정이 특히 중요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은 현재와 2050년 사이에 2배는 되어야 순제로 배출(NetZero)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화석연료 사용이 넷 제로가 된다는 2050년이 되어도 0%로 될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로 인지되고 있어, 넷 제로의 의미를 부여하려면 그만큼 청정에너지인 원자력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물론 독일은 원전을 앞으로 완전히 없애겠다는 입장이지만, 프랑스와 같은 국가는 불가피하게 원전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기술 향상에 의해 현재 보다는 훨씬 더 안전한 원전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필수적이다.

2018년 현재 러시아 국경 밖에서 건설되고 있거나 계획 중인 72개의 원자로 중 50% 이상이 러시아 회사에 의해 건설되고 있으며, 20%가 중국 회사에 의해 건설되고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은 핵 확산 금지와 관련된 규범에 영향을 미치고, 에너지 전환이 전개됨에 따라 자국의 기업들이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새로운 운영 및 안전 기준을 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청정에너지 세계에서의 두 번째 지배 원천은 풍력 터빈과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청정에너지 기술에 중요한 코발트, 구리, 리튬, 니켈, 희토류 같은 광물 공급망의 통제일 것이다. 여기서, 석유 강국과 어느 정도 유사하다. 희토류 금속(REM)을 포함한 광물자원 대국이 청정에너지 시대의 지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만약 세계가 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혼합(Energy mix)을 향해 서두르기 시작한다면, 그러한 물질에 대한 수요는 오늘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훨씬 능가할 것이다. 이 기구의 추정에 따르면, 2040년까지 순제로 배출을 위해 궤도에 오른 세계는 오늘날보다 6배나 많은 물질을 필요로 할 것이다.

중요한 광물의 세계 무역은 에너지 관련 무역의 약 10%에서 2050년까지 약 50%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과도기에는 대다수의 중요한 광물을 공급하는 소수의 국가들이 새로운 영향력을 누릴 것이다.

오늘날,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C)가 전 세계 코발트공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호주는 리튬공급의 절반을, 중국이 희토류(REM, Rare Earth Metal and/or Minerals) 공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세계 3대 석유 생산국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미국은 각각 세계 석유 생산량의 10%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DRC와 같이 더 작고 가난한 나라들은 더 강력한 국가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그들의 광물의 힘(mineral strength)을 사용하는 것을 망설일 수 있지만, 중국은 이미 그렇게 할 의지를 보여주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동중국해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2010년 중국이 일본에 대한 중요 광물의 수출을 금지한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충분한 징후가 될 수 있다.

많은 청정에너지 기술의 투입에 대한 중국의 통제는 광물의 힘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은 중요한 광물의 처리와 정제에서 훨씬 더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 이러한 현실은 중국에 실질적이고 인식된 경제 및 지정학적 힘을 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러한 영향력은 약해질 것이다. 1970년대의 석유가격 급등은 새로운 석유 공급원을 찾도록 이끌었다. 희소한 광물들의 정치적인 조작에 대한 단순한 전망은 같은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게다가, 그러한 광물들은 재활용될 수 있고, 그것들을 대체물 또한 실현될 것이다.

청정에너지 우위의 세 번째 요소는 신기술 부품을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석유나 가스 자원을 소유하는 것과 같은 이점을 주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의 2/3와 태양광 전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 '웨이퍼'90%를 차지한다.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이 품목들을 갑자기 제거함으로써 주요 병목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저장하는 청정에너지 제품에 대한 입력은 에너지 자체와 같지 않다. 러시아가 2006년과 2009년의 추운 겨울 동안 유럽으로 천연가스 수출을 줄였을 때처럼, 중국은 하룻밤 사이에 경제를 마비시키거나 국민들의 안녕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막강한 힘을 아무렇게나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경우,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나라라는 인식을 버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확실히 중국의 행동은 2021년 내내 컴퓨터 칩 수출 지연의 영향과 유사한 혼란,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혼란은 소비자들이 휘발유 차량으로 돌아가거나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 계획을 취소하도록 부추길 경우 에너지 전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은 반응할 것이고, 다른 국가와 기업들은 석유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는 천연자원으로 자체적인 대체품이나 공급품을 생산할 것이다.

국가가 청정에너지 초강대국이 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저탄소 연료(low-carbon fuels)의 생산과 수출이다.

이러한 연료(특히 수소와 암모니아)는 철강 생산과 같이 전기화(電氣化)되기 어려운 부분의 탄소를 제거하고, 트럭, 선박 및 기타 중차량(heavy vehicles)에 연료를 공급하며, 간헐적 단절을 경험할 수 있는 재생 에너지원에 의해 주로 공급되는 전력망(grids)의 균형을 유지하는 잠재적 역할을 고려할 때, 제로(NetZero) 세상으로의 전환에 매우 중요하다.

IAE“2050년까지 순 제로시나리오는 수소와 암모니아 무역이 오늘날 거의 전무에서 모든 에너지 관련 거래의 3분의 1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간이 흐르면 수소 공급은 값싼 태양에너지가 방대한 칠레나 걸프지역처럼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저렴한 곳에서 생산되는 녹색수소(green hydrogen)로 대부분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식으로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면서 위협을 받고 있는 몇몇 석유생산국들은 스스로를 전기국가(electrostates)”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소와 암모니아에 대한 공급이 잘 되고 다각화된 시장이 결국 발전한다면, 한 지역의 격차는 오늘날 석유와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의 공급으로 상쇄될 수 있다. 이는 지배적인 공급자들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제한할 것이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볼 때, 저탄소 연료의 생산과 교역의 진화는 긴장과 지정학적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수십 년 전 액화천연가스(LNG)의 초기 세계 시장이 그랬듯이, 처음에는 저탄소 연료의 공급이 소수의 생산자들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 같은 나라가 수소와 암모니아에 베팅하고, 연료 공급을 1~2 개국에 크게 의존할 경우 에너지 안보 위험을 앞지를 수 있다.

저탄소 연료의 지배적인 공급자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할 것이다.

IEA에 따르면 녹색수소(Green hydrogen, 또는 운송이 용이하고 수소로 다시 전환될 수 있는 암모니아)가 우세해지기 전에 파란색 수소가 우세할 것이라고 한다.

청색수소는 탄소포획기술을 이용해 천연가스로 만들어 배출량을 줄인다. 카타르나 미국처럼 가스가 저렴하고 이산화탄소 저장능력이 좋은 나라들이 블루 수소나 암모니아 수출 상위 국가로 떠오를 수도 있다.

천연가스는 부족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국가의 경우, 장거리 운송이 어려운 수소를 얻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천연가스를 수입하여 사용할 곳과 가까운 수소로 변환하는 것일 수 있으며, 따라서 천연가스와 동일한 위험과 의존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은 한국(South Korea)과 같이 가스와 저장 능력이 모두 부족한 나라들이 될 것이고, 따라서 청색수소, 녹색수소, 암모니아를 수입해야 할 것이다. 이 국가들은 훨씬 더 크고 다양한 수소 및 암모니아 시장이 발달할 때까지 취약할 것이다.

* 더 친환경적이지만 덜 글로벌한 기업

세계경제가 배출 순제로(NetZero)일 경우, 청정에너지 부품과 제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공급망, 저탄소 연료 및 중요 광물 무역, 석유 및 가스 무역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언뜻 보기에는 탈탄소화 된 세계(a decarbonized world)가 오늘날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행성보다 더 세계화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넷제로의 세계에 도달하는 것은 세계화에 대항하는 세 가지 힘을 만들어 낼 것이다.

첫째, 탈탄소화 된 세계(a decarbonized world)는 전기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며, 전기에 더 의존적인 세계는 에너지 무역을 덜 보게 될 것이다. IEA2050년의 넷제로 세계에서 총 에너지 관련 무역은 세계가 현재의 궤도에 머무른다면 일어날 일의 38%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석유제품이나 천연가스를 태워서 발생하는 열로 달리는 자동차와 같이 경제의 여러 부문을 탈탄소화 하는 가장 저렴하고 쉬운 방법은 종종 그것들을 전기화하고, 제로 탄소 공급원으로부터 전기가 생산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원들에 따르면, 완전히 탈탄소화 된 경제(decarbonized economy)에서 미국의 총 전기 사용량은 오늘날에 비해 2~4배 더 클 것이라고 한다. 또 탈탄소 전기는 석유 및 가스와 비교해, 지역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2014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3에 비해 2018년 국경을 넘어 거래된 전기는 3% 미만이다.

고압 직류송전 기술(high-voltage, direct-current transmission technology)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송전이 더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수입 전기에 대한 의존도는 석유에 대한 의존보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왜냐하면 공급 차질이나 다른 공급원으로부터의 수입에 대비하여 전기를 비축하고 저장하기가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화에 대한 추가적인 압력은 청정에너지가 이미 보호무역주의로 향하는 추세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나올 것이다. 세계 각국은 다른 나라에 대한 의존도를 우려하며, 해외로부터 저렴한 청정에너지에 장벽을 세우고, 자국 국경 내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인도가 자국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중국 태양광 패널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관세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국 의회가 미국에서 전기자동차(EV)를 생산하는 기업에 노조원을 우대하는 세액공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리고 풍력 터빈과 태양 전지판과 같은 환경 상품의 무역에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마지막으로, 탈탄소화를 향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은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경제 계획을 통해 선례를 따르도록 강요하려 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전 세계적인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의 정책 입안자들은 2023년까지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국경 조정 메커니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정책에 따르면, EU의 기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국가에서 수입하는 물품에는 탄소 함량을 기준으로 상품 가격을 균등화하기 위한 관세 같은 수수료가 부과된다. 이른바 탄소국경세 이다.

예를 들어, 그렇게 하면, 유럽에서 만들어진 친환경 철강더러운 수입 철강(dirty imported steel)’에 비해 유럽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경기장을 평준화하기 위한 관세는 탈탄소화가 너무 늦어져, 더 강력한 기후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국가들을 압박하기 위한 관세로 변질될 수 있다. 탄소세가 무기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탄소배출국들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점점 더 인식되고 있는 세계에서, 비록 제재가 더 빠른 탈탄소화를 강요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것 같지만, 제재는 후발주자들이 행동하도록 강요하는 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분열이 싹트기 시작할 것이다.

* 승자와 패자

순제로 배출(NetZero) 글로벌 경제로 전환하려면, 전례 없는 수준의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지만, 도중에 갈등이 빚어지고 궁극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양산하게 된다. 중국과 미국과 같은 일부 강대국들은 과도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러시아와 같은 다른 나라들은 결국 더 나쁘게 끝날 것 같다. 이렇게 갈라지는 길은 물론 강대국들 간의 관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베이징과 워싱턴의 관계는 수십 년 전보다 더 악화됐다.

지난 1113일까지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미-중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로 막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후 변화에 대한 두 강대국 간의 협력은 미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글래스고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점, 중국의 기후 목표의 지지부진한 수정, 최근 가스 부족에 직면한 중국의 석탄 정책 완화 등 최근 상황이 추세를 나타낸다면, 중국과 미국은 기후 변화를 놓고 점점 더 충돌할 수 있다. 이러한 양국의 충돌 상황은 보다 강력한 기후 행동을 취하려는 다른 나라의 정치적 의지를 약화시킬 뿐이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양국이 기술과 인재, 공급, 시장, 표준을 놓고 공격적으로 경쟁하는 또 다른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쟁은 청정에너지 보급 속도를 가속화할 수도 있지만, 또한 두 강대국 사이의 긴장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 중국은 청정에너지 제조에서 우위를 점하고, 중요한 광물에 대한 통제를 활용하여 점점 더 큰 힘을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의 영향력은 새로운 기술이 다른 곳에서 등장하고 공급망이 이동하며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물질들이 사용됨에 따라 약해질 수도 있다.

에너지 전환이 변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강대국 관계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사이의 관계이다. 대서양 횡단 관계가 회복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기후 정책은 잠재적으로 강력한 유대 관계의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

워싱턴과 유럽의 그 파트너들은 궁극적으로 그들의 집단적인 경제적, 외교적 힘을 전 세계에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그들은 클럽 외부로부터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순제로 배출(NetZero)에 전념하는 국가들의 '기후 클럽(climate club)'을 형성할 수 있다고 2018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노드하우스(William Nordhaus) 말했다.

또한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과 같은 가장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을 탈탄소화하고 심지어 기후와 관련된 환경 및 안보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용도를 바꾸는 공동 메커니즘을 마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순제로 배출의 세계로의 길은 미국과 유럽 관계에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 워싱턴의 난해한 기후 정치는 엄격한 배출 기준과 탄소세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의회 예산 조정을 이용하려 하고, 기업과 소비자 행동을 바꾸려는 고집보다는 당근(보조금 등)에만 의존하는 등 고문 받는 정책 접근법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대서양 전체의 정책 조화가 어려워지고, 유럽이 탄소국경관세 등의 조치를 약속하면서 무역 긴장을 악화시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전환은 불가피하게 러시아의 다른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수출 의존도가 높고, 장기적으로 청정에너지 전환은 재정과 영향력 등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혼란스러운 과도기 속에서 미국과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입지는 약해지기 전까지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앞으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고, 석유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과 유럽은 OPEC 회원국들과 다른 10개 주요 석유 수출국으로 구성된 ‘OPEC+’ 동맹의 지도자로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러시아가 가격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기후 변화에 대한 러시아의 무시하는 듯한 접근은 비록 푸틴의 최근 발언이 더 기후 친화적인 것처럼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워싱턴과 브뤼셀과의 관계에 있어서 모스크바 입장에서는 긴장 요인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물인터넷(IoTs)을 통해 점점 더 전기를 공급하고 디지털로 상호 연결되는 탈탄소화 된 세계에서, 러시아는 2015년과 2016년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을 파괴했을 때처럼, 사이버 공격으로 에너지 인프라를 목표로 삼는 것을 막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게다가 서구의 전통적인 에너지 소비자들이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함에 따라, 러시아는 점점 더 중국 시장에 물량을 분산시켜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지정학적 정렬을 촉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융합에서 분열 발산까지

지난 30년 동안 개발도상국 전체의 성장률이 선진국을 웃돌면서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점진적인 경제 융합(economic convergence)을 가열시켰다. 장기적으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그러한 추세를 강화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비록 넷제로(NetZero) 세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수반하겠지만, 그것은 또 확인되지 않은 기후 변화의 세계보다 개발도상국들에게 훨씬 적은 고통을 의미할 것이다. 나아가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태양열과 같은 풍부하고 저렴한 청정에너지 자원을 즐기는데, 이것은 그들이 가정이나 수출에서 전기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며, 대기에서 제거되어야 할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데 탁월한 지질학적 형태를 자랑한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순제로 배출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이산화탄소 감소의 5분의 1은 탄소 제거에서 올 것이다.)

그러나 탈탄소화의 험난한 경로는 개발도상국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수 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 회의(COP26)에서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들 간의 불화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저소득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역사적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피해에 대해 배상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기후 변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된 탄소 배출의 결과이다. 산업화 초기부터 현재까지 총 배출량의 4분의 1은 미국에서, 그리고 거의 그 만큼은 유럽에서 배출됐다. 겨우 2%만이 아프리카 대륙 전체로부터 왔다. 부유한 나라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개발도상국들은 국민들에게 성장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두 집단은 충돌할 것이다.

부자나라들 지난 2009년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에서 2020년까지 전달하겠다고 약속한 1000억 달러 규모의 가난한 나라에 대한 원조의 운명을 놓고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러한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2050년까지 순제로 배출을 달성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및 신흥시장 경제에 대한 청정에너지 투자에 매년 약 1~2조 달러가 필요한 것과 비교하면 속된 말로 포크레인 앞의 삽에 불과하다.

기후 변화의 비용과 함께 탈탄소화의 긴급성이 증가함에 따라,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그들이 야기하지 않은 피해의 타격을 불균형하게 감당하면서, 부유한 국가들의 빈곤 지원 실패는 지정학적 긴장감의 증가하는 원인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세계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를 고려할 때, 가난한 나라들은 부유한 나라들이 택한 것과 다른 발전 궤적을 따를 필요가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화석 연료에 훨씬 덜 의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거의 8억 명의 사람들이 어떠한 에너지 서비스에도 접근할 수 없는데, 이는 의미 있는 수준의 경제 성장과 산업화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훨씬 적은 것이다.

비록 태양열, 풍력, 그리고 다른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이 개발도상국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산업화와 다른 성장 경로들에 동력을 공급하기에 부족하고, 얼마나 빨리 확장될 수 있는지에 한계가 있다.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또 부유한 나라들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장애물에 직면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정전을 겪거나 디젤 발전기로 전력망이 뒷받침되는 국가에서는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만약 부유한 나라들이 화석연료의 사용을 점점 더 막으려고 하고, 개발도상국들이 그것들에 대한 실행 가능하고 저렴한 대안들을 거의 보지 못한다면, 빈부격차는 더욱 더 커질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미국 재무부는 비록 미국 전기의 60%가 여전히 화석 연료에서 나오지만, 기후 변화 우려 때문에 미국이 더 이상 해외 천연 가스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직후 예미 오신바조(Yemi Osinbajo) 나이지리아 부통령은 포린 어페어즈에 천연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자국에게 개발을 요청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즉각 주장했다.

선진국들과 개발도상국들 사이의 긴장은 화석 연료의 사용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산 분야에까지 확대될 것이다. 가이아나, 모잠비크, 탄자니아와 같은 세계의 몇몇 가난한 나라들은 그들이 이용하고 싶은 상당한 탄화수소(hydrocarbon)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 자신을 기후 지도자로 보는 부유한 나라들은 심지어 그들 자신의 석유, 가스, 석탄을 계속 추출하고 있는 부유한 나라들 중 일부라도 굴착을 하지 않도록 점점 더 압력을 가할 것이다. 그리고 금융 기관들은 개발도상국에서 추출(채굴) 프로젝트를 지원하지 말라는 운동가들로부터 증가하는 압력에 직면할 것이다.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한 범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들은 왜 그들이 줄어드는 파이(pie)의 더 큰 조각을 가지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하는지 질문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청정에너지 전환은 세계 경제의 완전한 변화를 요구하며, 향후 30년 동안 약 100조 달러의 추가 자본 지출이 필요로 한다. 이런 급진적인 정비가 잘 조율되고, 잘 관리되고,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이유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도로 상호 연결된 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설계하는 마스터 플래너가 있다고 해도, 질서정연한 전환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가 완전히 또는 심지어 대부분 탄소를 제거한 에너지 시스템을 달성하게 되면, 오늘날의 많은 에너지 안보 위험은 (몇 가지 새로운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상당히 개선될 것은 분명하다. 석유국가의 영향력과 러시아의 유럽 내 지렛대 영향력은 줄어들고, 재생가능 전력 가격은 변동성이 줄어들며, 천연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최종 상태로 가는 길에 에너지 공급의 가격, 신뢰성, 안전, 또는 다른 국가 안보 의무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야심에 찬 대응과 충돌한다면, 환경에 대한 우려는 뒷전으로 밀릴 상당한 위험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국제적인 기후 리더십은 기후 협정을 협상하고, 탄소를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기후 변화의 심각한 영향의 국가 안보 영향을 완화시키는 것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청정에너지로의 성공적인 전환에 의해 야기되는 경제적, 지정학적 위험을 낮추는 것을 뜻한다.

우선 정책 입안자들은 에너지 안보와 신뢰성을 높이고, 불가피한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수단(toolkits)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일관되게 작동할 수 있는 기존의 제로 탄소 에너지원을 폐기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일일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전략석유 매장량과 같은 기존의 에너지 보안 수단을 없애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실제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정책 입안자들은 천연가스, 중요광물, 수소 및 암모니아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전략적 비축량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비용 편익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또 갈색에너지(brown energy)를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동안에도 에너지원에 대한 최대의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갈색에너지는 녹색에너지(green energy)와 대조되는 말로 오염된 연료로 생산되는 에너지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이다. 그러나 갈색에너지라는 용어는 사람들이 스스로 식별하는 색상과 오염/나쁜 자원을 연관시켜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어, 유엔 등은 회색 에너지(grey energy)’라는 용어를 대신 사용하고 있다.

2007년 미국이 가솔린 사용 절정(peak gasoline)’ 사용을 봤다는 주장과 2014년 세계가 석탄사용 절정(peak coal)’을 경험했다는 주장은 이미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 수요와 수요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정책 입안자들은 공급과 수요 사이에 단절이 있을 때, 과도기 동안 일부 이제는 과거의 유산이라 할 화석연료 자산이 필요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전력회사의 규제기관은 신뢰성 제공에 대해 기업에 보상할 수 있는 가격 구조를 채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요 절정에 대비하기 위해 규제 당국은 전력회사가 거의 사용하지 않더라도 용량과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전력회사를 지원하고, 전력회사가 피크 기간 동안 전기 사용을 줄이는 것에 대해 보상하는 계획을 제공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

보다 넓게 보면, 정책 입안자들이 효율성을 높여 잠재적 수급 불균형을 좁히는 방안을 제정해야 한다.

정부가 에너지 보안(energy security)을 강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지만 보호무역주의를 장려하는 방법은 아니다. 관료들은 불가능한 독립적 생각chimera of independence)을 쫓지 말고, 다원화되고 상호 연결된 시스템에서 유연성을 구축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안보가 개선된 것이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줄임으로써가 아니라 유럽 시장을 더욱 통합하고 경쟁력 있게 만든 규제 및 인프라 개혁에서 비롯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21년 텍사스 전력 위기 동안, 인접한 주의 전력망과 연결된 전력망을 가진 주의 지역들은 분리된 전력망과 송전 시스템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텍사스의 다른 지역들보다 더 잘 운영됐다.

정책 입안자들은 또 들쭉날쭉한 에너지 전환이 사회에 이미 깊은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잠재적으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정치적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들 중 일부를 다루어야 한다. 화석연료 수입과 일자리에 의존하는 지역사회는 정부가 지원하는 경제개발과 노동력 교육이 없을 경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한편 저소득 소비자들이 가격 변동성에 대처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은 많은 유럽 국가들이 최근 몇 달 동안 해왔던 것처럼 보조금이나 일시적인 세율 조정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운 혁신을 육성하고,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하는 만큼, 이러한 변화가 초래할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의식적인 조치도 취해야 한다.

신기술은 기술적, 물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영향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경쟁, 권력 격차, 인센티브를 없앨 수는 없다. 만약 정부가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세계는 세계 정치를 재구성할 새로운 경제 및 안보 위협을 포함하여 몇 년 동안 불안한 중단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이러한 함정들을 파악하고 계획하는 데 실패하는 가장 큰 위험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기후 변화 야망과 충돌할 경우, 성공적인 전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는 순제로 배출로 가는 이미 험난한 여정에서 더 이상의 돌풍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