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탈탄소 서둘러야, 공급 부족은 일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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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탈탄소 서둘러야, 공급 부족은 일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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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적절한 청정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배출 감축 목표를 후퇴시키거나 더 많은 CO2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로 역류하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적절한 청정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배출 감축 목표를 후퇴시키거나 더 많은 CO2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로 역류하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8년 리만 쇼크 등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세계 경제는 지출 부족으로 시달렸다. 불안에 사로잡힌 일반 가계는 빚을 갚고 각국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했다. 많은 기업들은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 생산 설비 등에 투자를 억제하는 한편 무한이라고 생각되었던 노동시장에서는 인재를 계속 채용했다. 그러나 지금 민관 양쪽 모두 지출이 기세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각국 정부는 대형 경기 대책을 발동, 재정지출을 대폭 늘렸고, 그 영향으로 개인소비도 다소 활발해졌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국가재정을 너무 걱정한 기획재정부의 우려로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돈을 많이 풀지 못한 여파로 경제 활성화 자체가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도시봉쇄(lockdown, 록다운) 과 같은 조치를 하지 않은 덕분에 그나마 한국 경제 활성도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는 평가이다.

각국의 그 같은 대폭의 재정지출 덕분에 수요확대의 속도에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영국에서는 화물트럭의 운전기사는 계약 시에 보너스를 받고, 미 캘리포니아 바다에서는 많은 화물선이 입항을 기다리며 해상에서 정박을 하는 등 활기가 넘친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109일자 발행분 기사에서 소개했다.

현재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고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 2010년대 공급 과잉에 빠졌던 경제는 공급 부족 상태로 대체됐다.

이 같은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 팬데믹)이다. 세계 각국이 총 104천억 달러(12,3292,000억 원)에 이르는 경제 대책을 강구한 결과, 경제가 급속히 회복하고 있지만, 소비는 매우 집중적으로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는 평상시 이상으로 물건을 구입하게 됐다. 그로 인해 투자 부족에 빠져 있던 세계의 공급망(supply chains)에는 큰 부담이 걸렸다. 팬데믹 사태로 전자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한편, 자동차 등 수출품을 만드는 현장은 반도체 부족을 겪으면서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인 델타(인도형) 감염 확산에 따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의류공장들이 조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민의 유입이 줄어드는 한편 경기 자극책에 의해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도시지역에서는 샌드위치 판매 등 비인기 직종이 있는 반면 창고 작업 등에서는 일손이 필요로 하는 직종으로 옮기는 등 노동자가 부족하다. 미국 뉴욕 주의 브루클린으로부터 호주 동부의 브리즈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고용주가 필요한 종업원 확보에 안달이 났다.

* 탈탄소(decarbonization)와 보호주의 흐름이 밑바탕에

공급부족 경제의 근저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그 하나는 탈탄소화의 흐름이다. 석탄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기 쉬워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천연가스의 현물가격(spot price)10월 초순에는 일시적으로 6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CO2)배출량 거래 시장에서 거래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천연가스보다 많은 CO2를 배출하는 에너지로의 전환이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엄격한 환경목표를 달성하려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 수송비와 전자부품 가격의 급등은 생산능력을 증강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많은 CO2를 배출하는 에너지로부터의 탈피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화석연료 업게에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또 하나의 요인은 보호주의의 대두이다. 최근에는 세계 통상정책의 결정에 있어, 경제적 효율성이 뒤로 밀려나는 상황이 됐다. 통상 정책은 다른 나라에 어떠한 노동, 환경 기준을 강요하거나 지정학적으로 적대적인 나라에 제재를 가하거나 하는 것을 우선해 정해져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105일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발동한 평균 19%에 이르는 대중국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적용 제외 대상에 대한 신청은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적용 제외 인정을 받기에는 미국의 관료주의와 힘겨운 다툼이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경제적 내셔널리즘(경제적 민족주의)이 공급 부족 경제를 부추기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이탈(Brexit, 브렉시트)하면서 영국 트럭 운전사 부족이 가중됐다. 인도에서는 석탄이 부족한 것은 연료수입 감축이라는 잘못된 정책이 한 원인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의 통상마찰의 격화 영향으로 기업의 국경을 넘는 투자는 둔화됐고, 세계의 국제투자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비율은 2015년 이후 절반 이하로 침체되고 있다.

* 1970년대와는 확연히 다른 배경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상황은 1970년대를 끔찍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면서, 당시에는 각지에서 휘발유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두 자릿수에 달해 경제성장이 정체됐었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유사점에는 한계가 있어 당시와 현재가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반세기 전의 정치인들은 경제정책에서 잘못을 저질렀다. 가격 통제를 실시한 것 이외 미 포드 대통령(당시)지금이야말로 인플레이션을 이겨내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불필요한 인플레이션 정책을 위차고 있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당시에는 세계은행(WB)도 물가 조절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예측해야 할지를 논의하고, 각국 중앙은행들은 물가를 안정시킬 힘과 의무를 갖고 있다는 인식을 널리 공유하고 있다.

현재 상태로서는 인플레이션이 제어 불능이 될 가능성은 작다. 에너지 가격은 겨울을 넘으면 안정될 것이다 .향후 1년 신종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고 새로운 치료법도 등장해 공급 측의 혼란은 가라앉을 것이다. 물건뿐만 아니라 서비스 소비도 활발해질 것이다.

재정 지출도 2022년에는 축소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형 재정지출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고전하고 있고, 영국은 증세를 계획 중이다. 중국에서는 주택 버블 붕괴의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어,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2010년대와 같은 경기침체가 다시 올 가능성도 있다. 또 일부 업계에서는 투자 붐이 시작되고 있어, 향후 공급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싹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공급부족 경제의 배후에 있는 큰 힘이 사라지지 않고 그 속에서 정치인들이 잘못된 위험한 정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소 등의 기술로 깨끗한 전력의 신뢰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의 공급 제약을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연료와 전력 가격의 상승이 부르는 반동에 주의해야 한다.

* 잘못된 정치인들과 그 정책의 위험도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적절한 청정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배출 감축 목표를 후퇴시키거나 더 많은 CO2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로 역류하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각국 정부는 CO2의 배출 삭감에 따른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성장 감속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탈탄소화를 진행시키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된다고 가정해도 결과적으로 실망을 살 게 뻔하다.

공급 부족 경제에서는 보호주의와 정부 개입의 유혹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유권자 상당수는 물품 부족과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면 정부를 비판한다. 정치인들은 책임을 면하기 위해 변덕스러운 외국인 노동자와 취약 공급망을 비판하고, 자급자족 체제 강화 등 빗나간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영국은 이미 식품생산에 사용되는 CO2를 생성하는 비료공장(제조과정에서 천연가스를 사용하며 부산물로 CO2가 발생)에 보조금을 투입했다. 정부는 노동력 부족이 경제 전체의 임금과 생산성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민의 유입이나 무역을 가로막는 장벽을 쌓으면 임금과 생산성 모두 떨어진다.

혼란기에 사람들은 종종 정통파 경제이론을 의심한다. 1970년대의 트라우마에서 큰 정부나 케인즈 경제학이 성급하게 버림받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지금의 위험은 경제에 중압감이 가해지는 가운데, 탈탄소화와 세계화가 포기돼 장기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공급 부족 경제가 가져오는 최대의 위협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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