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언론들이 요즘 집중해서 보도하는 게 있다. 평양돼지 김정은 관련 루머인데, 평양 쿠데타설에서 대역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테면 미국 잡지 ‘글로브’는 이어 안면인식 기술을 근거로 9월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 행사에 등장한 김정은은 ‘대역’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도쿄신문도 9·9절 행사에 나타난 김정은이 대역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 김정은은 140kg대의 초고도비만인데 최근 노출되는 인물은 100kg 안팎으로 보여 대역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뉴월에 쿠데타를 일으킨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에 의해 살해됐다고 미확인 보도도 있다. 그건 철두철미한 폐쇄사회 북한의 특수성 때문에 나오는 얘기들이고, 우린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정말 황당한 건 대한민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반응이다. 국정원은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북한 쿠데타설과 대역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추정도 아니고 “동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정적으로 밝혔다. 좀 뭔가가 이상하지 않나. 정작 당사국인 북한은 침묵하는 데 왜 우리 정보기관이 발끈하고 ‘김정은은 건강하고, 대역도 아니다’라고 대변하는가?
일테면 이 보도를 보라. 국정원 “김정은 140kg서 20kg 감량... 대역설 사실 무근”. 정말 가관은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그리고 최근 보도된 “김정은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가 공개된 것도 이런 친인민 이미지 만들기의 연장”이라는 국정원의 과잉친절의 설명을 들으면 정말 어안이 벙벙해진다. 문제는 그걸 지적하는 언론이 없다는 점이다. 단, 스카이데일리라고 하는 작은 매체가 종이신문으로 나오는데, 그곳에서 사설로 이 문제를 때렸다. 대단한 용기다. 그 사설에 따르면 더 웃기는 건 국정원이 한 술 더 떠 북한이 당 회의장의 붙박이였던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떼내고, 김정은에 ‘수령’이란 호칭을 붙이고 있다고 공개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22일 노동신문 사설에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한 표현이 세 군데나 등장한 건 맞는 소리다. 하지만 그게 처음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는데, 그걸 왜 도외시할까? 국정원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것이고, 의도적으로 그런다는 의구심을 피할 숭 없다. 즉 김정은 집권 이듬해인 2013년 ‘수령 결사옹위’라는 식으로 이미 그 호칭을 사용했다는 것이 스카이데일리 사설의 지적이다. 국정원은 또한 북한 매체에 노출되지 않은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공개했다. 저의가 수상하다. 수상해도 매우매우 수상하다. 박지원이 앉아있는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를 방기한 채 외려 김정은 우상화에 동원된 느낌이다.
북한은 지금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다. 그게 진실이다. 1990년대 중후반 300만 명이 굶어 죽은 사태의 재판이다. 국경 폐쇄로 중국과의 무역이 약 2년째 마비됐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식량과 에너지 공급이 사실상 봉쇄돼 있다. 오죽하면 김정은 명의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고, 나락(벼) 한 톨까지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겠는가. 이런 와중에 국무위원으로 승진한 김여정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미국 잡지 글로브의 경고를 우리는 새겨들어야 한다. 그리고 박지원의 국정원을 때려잡을 언론과 야당은 없는가를 오늘 묻는다.
※ 이 글은 2일 오전에 방송된 "김정은 대변인 노릇 국정원 정말로 미쳤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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