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영적전쟁터...피 흘려 싸워야 민족과 교회 다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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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영적전쟁터...피 흘려 싸워야 민족과 교회 다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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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광야에서 외치는 자, 세례요한이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난다. 오실 그 분 예수를 언급하면서 “나는 그분의 신들매 즉 신발끈 푸는 것도 감당 못한다”고 겸손해했는데, 지금 제 상황이 비유컨대 꼭 그렇다. 신학자 정성구 박사의 새 책 <개혁교회의 꿈>을 저 같은 사람이 소개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이 중요한 책, 묵직한 책을 소개하기로 결심했는데,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정성구 총장은 제가 우리기독교역사에서 제일로 치는 박윤선 박사를 영적 아버지로 모시는 분이다. 천하의 박윤선, 그 분 제자라면 저는 그 앞에서 무조건 고개 숙일 수밖에 없다. 고백하지만 박윤선을 만난 것도 실은 정 총장을 통해서였다.

그분이 전에 쓰셨던 책 “나의 스승 박윤석 박사”를 보고 홀딱 빠진 것이다. 그럼 박윤선이 누구냐? 그는 80년대에 타계했지만, 주기철 손양원 등 한국기독교 큰바위얼굴 반열에 있는 분이고, 개혁신학, 즉 루터 캘빈 이후 정통신학에는 그중 깊이가 있다고 저는 알고 있다. 정성구 박사의 책 <개혁교회의 꿈>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가 따로 있는데, 그게 뭐냐? 위기의 대한민국을 사는 오늘의 한국 지식인들에게 말 걸기 위해 이 책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그런 판단 때문이다. 이게 신학책이지만 신학 비신학의 구분을 성큼 떠나 있다. 즉 우리시대를 성찰하기 위한 텍스트로 이만한 게 없다. 저는 이 걸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다 읽었는데 새삼 확신한다. 왜 이 좋은 걸 목사 장로만 보게 할까? 이 나라 대중 전체가 봐야 옳다.

책은 지난 40년이 넘도록 목사 장로들 기도모임에서 했던 20 차례에 가까운 강연의 원고가 토대다. 첫 강연이 77년 부산 초량교회에서 했는데, 그러면 어떨까? 이 책이 낡고 고루하게 들리지 않을까? 정반대다. 아하, 한국기독교가 바로 이런 발걸음을 거쳐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 거의 매 꼭지가 신선했다. 일테면 85년에 대구 서문교회에서 했던 정 총장의 언급 중 인상적인 게 “지금 우리교회는 황금시대에 와있다”고 선언한다. 그로부터 9년 뒤인 서울 충현교회에서 했던 강연에서도 “지금 한국 교회는 최고의 전성기”라고 갈파한다. 우와 지금 생각하니 가슴 뛰는 선언이었는데, 문제는 당시 이미 교회 내부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는 점이다.

그게 뭘까? 세상이 어찌되든 교회만 성장하면 된다는 물량주의, 개혁신학과는 결이 다른 자유주의 신학이라는 오염물질 그리고 애매몽롱한 다원주의 어쩌구 하는 것들, 또 막 등장한 기독교 좌파 세력이 흔들었던 불그죽죽한 해방신학 깃발의 등장 등등이 모두 심상치 않았다. 그래서 정성구 총장은 내내 질타한다. 왜 교회는 세상 죄악에 맞서 싸우지 못하는가? 그런 물량주의 자유주의신학 다원주의 어쩌구 그리고 기독교 좌파와 일사각오로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는 사자후다. 실제로 그렇다. “맨발로 울며 민족의 죄를 질타하는 예레미야 음성이 바로 지금 들려야 정상이다.” 그게 30년 전 그 분이 외친 불같은 분노의 음성이다.

그래서 새삼 재확인하는 건 한국교회도 결국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는 점이다. 교회의 최전성기이자 쇠퇴의 시작이 1990년대 초중반이듯이 정치도 김영삼이 집권한 90년대 중반 이후 대한민국은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한 채 고꾸라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만났던 대재앙이 90년대 말 IMF 국가부도 위기였는데, 당시 한국교회 역시 꺾이기 시작했다. 받아놓은 숙제를 못했기 때문인데, 그게 뭐였지? 아까 언급한 교회를 파고든 자유주의 신학, 다원주의 물결 그리고 해방신학 등 기독교 좌파의 등장이다. 그리고 그게 김대중 노무현에 이은 지금의 문재인 악마시대로 이어지면서 대한민국과 교회는 정말 위기 중의 위기다. 교회의 경우 문재인 막장 정권에 항거 못한 채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데 이걸 방치할 경우 교회 앞에 일제 신사참배라는 배교-배도에 못지않은 불행한 일이 펼쳐질 것이라고 저는 여러 번 경고해왔다.

사실 정성구 총장은 지금 우리 세상을 “영적 전쟁터”로 규정하는데 그런 것도 저와 배짱이 잘 맞는다. 그분의 인상적인 표현대로 세상은 그야말로 멋지고 한가로운 장미동산이 아니다. 사자가 출몰하는 험한 땅이다. 이런 마당 껍데기 성령이나 떠들어대는 건 실로 위험천만하다. 그래서 구약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욥에게 “낚시바늘로 악어를 잡을 수 있느냐?”라고 물으셨다. 이번 책 <개혁교회의 꿈>도 그렇다. 그 유명한 개혁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가 말했던 경건함이라는 하나님을 향한 내면적 믿음, 추상적 신념 같은 것만은 아니었다. 마귀와 벌이는 이 전쟁터에서 성경 말씀으로 싸워 끝내 승리하는 것, 그게 바로 경건함의 참뜻이라고 정성구 총장은 밝히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순교자의 피가 교회 성장의 씨앗이다”고 그는 새삼 밝힌다.

멀리 갈 게 없다. 나부터 피 흘려 죽어야, 죽을 각오를 해야 이 나라 대한민국과 교회가 바로 선다는 말씀으로 나는 받아들였다. 방송 마무리를 겸해 두 가지를 말씀드린다. 첫째 ‘희망의 신학’을 얘기했던 마르크스 신학자 에른스트 블로호 같은 좌빨 신학, 에큐메니칼을 외치는 WCC, 여성해방 신학 같은 게 정말 큰 두통거리이고 세상과 교회를 병들게 하는 흐름인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선의 교재, 고급스러운 책도 역시 이 책이다. 또 실은 내 가슴을 쿵쾅대게 만든 건 따로 있다. 진리라는 게 참으로 드문 게 나타나는 그 무엇이고, 그걸 위한 진리운동이라는 게 얼마나 고결한 것인가를 재확인한 대목인데, 일테면 정 총장은 책 중간에서 “2000년 기독교 역사 중 참으로 우리가 성경적인 신학과 신앙을 가졌던 때는,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는데 그게 그렇게 인상적이었다.

바울 신학의 등장이 그러했고, 그게 어거스틴 때 또 한 번 섬광을 발했다가 중세 내내 1000년 넘게 묻혀있었다. 그게 16세기 루터와 캘빈에 의해 즉 개혁신학에 의해 온전한 진리로 다시 드러났지만, 100년도 채 못가서 18, 19세기 계몽주의라는 쓰나미를 만나 그게 자유주의 신학으로 다시 기울고 말았다는 진단인데 맞다. 지금 우리가 하는 진리운동은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건 물론, 정말 진리다운 진리를 목말라 찾는 과정인데, 그게 그만큼 힘들지만 보람있다는 새삼 확인했다. 그러저런 이유로 신학자 정성구 박사의 책 <개혁교회의 꿈>은 우리시대 만날 수 있는 최선의 신학저술이다. 동시에 망조 든 대한민국을 성찰하는 매력 넘치는 고발이기도 하다. 교회가 죽어가는 이 시대에 교회도 살고 대한민국도 벌떡 일으켜세우는 책이기도 하다는 걸 새삼 일러드린다.

※ 이 글은 10일 오전에 방송된 "세상은 영적전쟁터 피 흘려 싸워야 민족과 교회 다시 산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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