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후 70년을 맞이해 일본의 아베신조 총리의 이른바 ‘아베담화’가 짐작했던 대로 “아베의 마이웨이(Shinzo Abe's My Way)”가 그대로 나타날 모양이다.
담화는 오는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간담회 보고서 내용을 아베가 어떻게 가다듬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보고서 내용이 철저히 아베의 속내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난망이다.
아베 담화를 위한 ‘21세기 구상 간담회’가 제출한 38쪽 짜리 보고서에서 특징할 점은 ‘한국과 중국의 자세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2차 대전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과의 ‘화해’를 이루지 못한 주요 원인이 다름 아닌 “한중 양국의 자세”를 꼽았다. 보고서는 ‘화해’를 하려면 ‘가해자의 진지한 보상’과 피해자의 ‘관용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얼핏보면 그럴듯한 표현이다.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강제 노동자 징용, 강제 연행에 의한 위안부(성노예)양산, 과거사 등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는 말할 것도 없이 ‘가해자 일본’의 전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양비론적으로 피해자의 ‘관용의 마음’이라는 꼼수표현으로 일본 자신의 책임을 한국과 중국 양국에 떠넘기고 있는 모양새다.
즉 아베의 ‘전쟁국가 일본 만들기’를 통한 제 2, 제 3의 침략을 위한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듯한 아베와 그 정권의 행태에 중국과 더불어 한국인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입으로는 ‘한일정상회담’을 조건 없이 하자면서 대외적으로는 화해 제스처만 보이며, 속으로는 심지어 “한국비하, 한국 냉대, 한국 무시” 정책을 착착 진해 해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아베의 담화는 당초 이웃국가들과의 진정한 화해를 담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세련되고 지속적인 대일 정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일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미국을 포함 국제 공조를 통한 외교로 정교한 대일 압박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더욱 불쾌한 보고서의 표현은 한국을 특정해 “(한국이) 역사 인식 문제에 있어 골포스트를 움직였다”며 한국의 자세를 엄중하게 꼬집었다.
이어 보고서는 한국의 대일정책은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는 ‘이성(理性)’과 식민지 통치를 한 일본을 부정하려는 ‘심정(心情)’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의 천황폐하 운운, 왜 한국이 자꾸 일본에 사과만 요구하나? 등의 있을 수 없는 망언이 극우주의자 일본 지도자들이 더욱 한국을 비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더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점도 없지 않다.
즉, 일본은 한국과의 화해를 위해 이미 무라야마 도미이치 담화,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 등을 통해 노력을 했으나 이병박 정권 들어 “국민감정을 내세워 일본과 접했다”고 주장했다. 박근령의 망언이 결과적으로는 보고서 내용을 너무나 잘 뒷받침(?)하는 형국이 됐다. 따라서 박근령 망언은 허무맹랑하며 대한민국을 배반하는 내용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보고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일본이 다가가지 않으면 양국 간 관계를 진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하고, “(일한이) 함께 화해의 방책을 생각하고, 책임 공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보고서는 또 중국과 관련, 건국 지도자 마우쩌둥(毛澤東 : 모택동) 주석이 일본의 전쟁 책임은 ‘일부 군군주의자에게 있다’는 ‘군민 이원론’을 강조했다. 일본 책임을 반 토막 이하로 격감시킨 표현이다. 일본이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쥐꼬리만한 책임’은 있을 수도 있다는 듯 이 같은 표현을 들고 나왔다.
또 보고서는 1950년대부터 (중국과) 경제교류가 추진됐고, 1972년에는 중일 국교정상화로 이어졌다는 경위도 소개하면서, 덩샤오핑(登小平, 등소평)이 “역사의 망각”을 우려했다고 했다. 93년에는 장쩌민(江澤民, 강택민)주석 추임한 뒤 “공산당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애국주의 교육이 떠올랐다”괴 상기시키면서,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담화에 “호의적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중국의 대일 자세를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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