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권은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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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권은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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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이 될지, 세옹지마가 될지, 둘중 하나는 될 것으로 보여

▲ ⓒ뉴스타운
국정원 대선개입 축소 은폐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 초기 일 년을 허송하게 만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야당은 일제히 포문을 열고 "상식과 국민의 법 감정을 외면한 매우 실망스러운 판결"이라고 논평했다.

새민련 김성수 대변인은 "대법원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했으나 대법원에 대한 기대가 허물어졌다"며 "김 전 청장이 대선 직전 박근혜 당시 후보를 옹호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마저 대법원이 모른척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을 가했다. 야당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비판만 할 줄 알았지, 일 년 이상을 옥신각신하며 보낸 허송세월에 대한 기회손실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와 대비되는 장면도 있었다. 지난 1월 22일, 대법원은 이석기 내란 음모사건과 관련된 최종판결에서 내란 선동부분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고 내란 음모 부문에 대해서는 2심판결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의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새민련 한정애 대변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용판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이나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선고한 대법원도 똑같은 대법원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어깃장을 놓는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나라 정치권은 늘 이런 식이었다. 달디 단 사탕만 골라먹는 그 고약한 버릇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용판 대선개입 축소 은폐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처음부터 채동욱 사단의 윤석렬 팀이 맡았다. 이 사건을 두고 벌어진 국회청문회장에서 보여준 검찰의 하극상은 참으로 꼴불견이기도 했다. 당시 증인으로 나온 권은희 역시, 증인으로 출석한 다른 수사경찰관들과는 달리 시종일관 윤석렬 팀에 유리한 증언만 했다. 이 사건은 직관 사건으로 공판을 진행해 오다가 결국 공판부로 넘어가는 우여곡절도 겪기도 했다. 결과는 1.2심 모두 김용판 무죄였다. 김용판이 1, 2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게 되자 대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데도 권은희는 2014년 9월24일 새민련이 주최한 '원세훈, 김용판 과연 무죄인가' 주제의 토론회에 권은희가 직접 패널로 나와 "합리적 판결이 아니다"라고 김용판의 1.2심 판결을 비판했다.

아울러 권은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에 대해선 "판결문을 처음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고 말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장본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확정 판결 전까지 김 전 청장의 직권 남용 혐의를 보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무엇을 보강하였는지 권은희의 진술은 결국 거짓진술이 되고 말았다. 그 당시 이런 모습을 지켜본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선 권은희 자신이 관련돼 있는 판결 결과를 비판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기도 했다. 이처럼 김용판 사건은 권은희와는 떼려야 뗄 수없는 두 사람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건이다. 

따라서 김용판의 대법원 무죄 판결은 수사외압 의혹을 터뜨린 권은희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기 진행될 운명을 맞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판결로 권은희의 증언은 객관적 사실과 명백하게 어긋난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됐기 때문에 법정에서 거짓증언을 한 혐의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권은희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서도 김용판으로부터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김용판은 격려차원의 전화에 불과했다고 서로가 맞받아치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또한 권은희는 법정에서도 "김 전 청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보류하라고 종용했다"는 등 시종일관 김용판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언만을 했다. 법원이 권은희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 중에는 동료 경찰관들의 반대 진술이나 주변 정황뿐만 아니라 통화기록 등 객관적 자료도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용판의 주장이 옳았음이 판명된 셈이다. 

김용판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검찰은 권은희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증언했는지를 입증하는 수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검찰은 경찰관들을 상대로 서울경찰청의 수사상황이 권은희에게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당시 권은희와 함께 일한 수서경찰서 직원들이 허위보고를 했거나, 이들도 수사 진행상황을 잘못 알고서 보고했다면 권은희를 위증 혐의로 처벌할 수 없겠지만 이들이 재판에서 대부분 권은희와 어긋나는 진술을 했고 법원 역시 같은 결론을 낸 상황이어서 권은희가 혐의를 벗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법조계는 관측하고 있다. 

특히 모해위증죄는 징역형만 있어 기소되면 의원직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권은희는 새민련의 성은에 힘입어 광주의 딸이라는 칭호까지 받아가며 새민련의 텃밭인 광산구에서 22.3%라는 치욕적인 투표율로 금배지를 달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거짓말쟁이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 처지로 변했다. 당시 김용판을 수사했던 검찰의 수사진도 공소유지를 위해 권은희의 진술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한 결과, 권은희의 진술이 의도된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순간을 맞았다.

김용판 무죄에 대해 권은희는 참담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뇌리에는 권은희가 미간을 찡그리며 두 눈에 쌍심지를 곧추 세우며 김용판을 몰아세웠던 2013년 8월의 국회청문회장의 그 광경이 눈에 선하게 들어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권은희 차례가 되었다. 사필귀정이 될지 새옹지마가 될지, 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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