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우크라이나 침공 축복’에 국제 왕따
스크롤 이동 상태바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우크라이나 침공 축복’에 국제 왕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푸틴의 맹우 키릴 총대주교, 푸틴과 ‘루스키 미르(Russkiymir)’로 연결
- 러시아 정교도(사제 그룹) 300명, 잔인한 침공 반대 공동 서한 공개
- 사제그룹 공동 서명 서한, 우크라이나 운명은 우크라이나 스스로 선택해야
- 러시아 정교회 계통의 기독교도 전 세계 2억 6천만 명
- 키릴 총대주교의 친(親)푸틴 입장은 “바티칸(Vatican)"과의 관계도 악화
- 1054년 이후 러시아 정교회 찾은 최초의 프란치스코 교황, 2차 회동 불가능해져
키릴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극진한 축복”을 내리면서 정교회 내부에서 전대미문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 사진 : 위키피디아
키릴 총대주교(위 사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극진한 축복”을 내리면서 정교회 내부에서 전대미문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 사진 : 위키피디아

지난 224일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을 개시한 러시아의 정교회 키릴(Kirill) 총대주교가 혼란에 빠져들었다. 키릴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극진한 축복을 내리면서 정교회 내부에서 전대미문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골목대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맹우(盟友)인 키릴 총대주교(75)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동성애 수용을 중심으로 퇴폐적이라고 간주하는 서방 국가들에 대한 대항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키릴 총대주교와 푸틴 대통령을 연결시키는 것은 루스키 미르”(Russkiymir, 러시아 세계 혹은 러시아 평화라는 뜻)라는 비전이다. 루스키 미르는 러시아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러시아어 보급과 문화 전파 및 교류 등의 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재단으로, 지난 20076월 푸틴이 추진, 문화를 앞세운 이른바 '소프트 외교(soft diplomacy)'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루스키 미르는 옛 소련 땅의 일부였던 지역을 대상으로 한 영토의 확장과 정신적 연대를 연계하는 구상이기도 해,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러시아의 역토확장 의욕이라는 측면에서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과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키릴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축복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대통령으로서 러시아의 정치적인 복권을 뜻하지만, 키릴 총대주교의 입장에서는 마치 십자군(crusades)’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정교회의 총대주교의 그 같은 언행은 러시아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모스크바 총주교좌를 잇는 여러 나라의 정교회에서도 크게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평화를 지지하는 러시아 사제라는 그룹에 속한 300명 가까운 정교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되고 있는 (푸틴의) 매우 잔인한 명령을 규탄하는 공동 서한에 서명을 했다. 이 서한은 러시아 정부와 우크라이나 정부 사이에 끼어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서쪽에서도 동쪽에서도 압력을 받지 말고,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선택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러시아 정부는 전쟁(war)이나 침공(invas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대신 '특별군사작전(special military operations)'이라는 꼼수 용어를 사용하는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은 영토의 점령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 ()나치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화는 러시아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지도층에는 나치를 신봉하는 층이 존재한다며, 있지도 않은 나치를 들먹이면서 우크라이나 지배층, 엘리트층에게 악질의 이미지를 덮어씌우려는 책략을 부리고 있다.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의 일환이다.

러시아 정교회 계통의 기독교도는 전 세계 26천만 명이다. 그 가운데 약 1억 명이 러시아 국내에 있으며, 다른 나라의 정교회 가운데에는 모스크바 총주교좌와 제휴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키릴 총대주교의 침공 축복과 맞물려 그 관계가 극도로 긴장되고 있다. 이들은 키릴 총대주교를 위해서는 절대 기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성 니콜라스 정교회에서는 이 전쟁을 계기로 교구 사제들이 예배할 때 키릴 총대주교를 축복하는 말을 넣는 것을 중단했다로이터 통신은 서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인 주교가 방문, 생각을 바꾸도록 했지만, 이 결정은 진정한 아픔을 갖고 이뤄진 매우 어려운 걸음이라며 모스크바 총주교좌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전했다.

리버풀호프 대학(Liverpool Hope University)의 타라스 홈치(Taras Khomych) 선임강사(신학)키릴 총대주교는 의심할 여지없이 정교회의 신용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신부인 홈치는 우크라이나 비잔틴 전례 가톨릭교회(Byzantine-rite Catholic Church)의 일원이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려는 사람이 더 많지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약 3000만 명의 정교도가 있지만, 우크라이나 정교회(모스크바 총교청 계열,  UOC-MP, Ukrainian Orthodox Church-Moscow Patriarchate)와 다른 2개의 정교회로 분열돼 있다. 후자 중 하나가 완전 독립계 우크라이나 정교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교회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존재라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문명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으며, 10세기에는 비잔틴 동방 정교회의 포교로 이교도였던 볼로디미르(Volodymyr) 왕자를 개종시킨 땅이기 때문이다.

UOC-MP의 미하일 키예프 주교구 대주교인 오누프리 베레조프스키(Onufry Berezovsky)는 푸틴 대통령에게 동포 상쟁의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청했고, 또 다른 UOC-MP 부 주교구 대주교인 에보로지(Evology, 우크라이나 동부 수미 주-Sumy-출신)는 예하 사제들에게 키릴 총대주교를 위한 기도를 그만두라고 지시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우크라이나를 자신의 정신적 관할 영역의 불가분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이미 터키 이스탄불을 거점으로 한 세계 총대주교(Ecumenical Patriarch) 바르톨로메오(Bartholomew)와의 관계는 결렬됐다. 바르톨로메오는 정교회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반기를 들고 우크라이나 정교회 자치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조지아(Georgia)에서는 과거 바티칸 주재 미국대사를 지내기도 한 이탈리아 국립대의 타마라 구르제리제(Tamara Grdzelidze) 종교학 교수는 몇몇 정교회는 키릴 총대주교의 전쟁에 대한 태도에 대해 격노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의 정교회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포드햄대학(Fordham University)의 정교회 기독교연구센터와 그리스 볼로스 신학 연구 아카데미(Volos Academy for Theological Studies in Greece) 등 연구기관 소속 정교회계 신학자들은 적대감을 적극적으로 부추기는 방향으로 기도를 올리라고 신도들에게 지시하는 교회 지도자들을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키릴 총대주교의 입장은 또 러시아 정교회와 다른 기독교 교회들 사이에 틈을 벌렸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사무총장 직무대행인 이안 사우카(Ian Sauca)는 키릴 총대주교에게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관계당국에 개입하고 중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를 적으로 여기는 세력이 국경 가까이 왔다, “서방세계가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한 대규모 지정학적 전략에 관여했다고 답했다. WCC는 두 통의 편지를 모두 공개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소련 지도자들은 러시아 정교회를 청산하기 시작했으나, 스탈린(Stalin)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Hitler)가 러시아를 침공한 후 사회를 규합하기 위해 부활시켰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의 슬라브어 및 우크라이나학 교수이자 우크라이나 출신 미국인인 올렌카 페브니(Olenka Pevny)이 같은 생각이 푸틴에 의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에서 러시아의 입지와 러시아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푸틴은 다 시 한번 교회에 도움을 요청하여, 자신의 지배 아래 있는 러시아 국민들을 모으게 하고, 종교적 다양성을 부정하기 위해 통합된 러시아 정교회라는 개념을 추진함으로써 우크라이나와 같은 독립 국가의 국민들을 러시아에 결속시키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키릴 총대주교의 친()푸틴 입장은 바티칸(Vatican)"과의 관계도 악화시켰다.

지난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1054년 기독교를 동서양의 분파로 갈라놓은 대분열 이후, 러시아 정교회의 지도자를 만난 최초의 로마 가톨릭 교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 모두 2022년에 다시 한 번 만나기로 했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축복을 내린 사건으로 현재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