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민심의 결집이 이완구를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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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민심의 결집이 이완구를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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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생환한 이완구 총리

▲ ⓒ뉴스타운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끝난 지난 12일부터 대전과 충남지역 곳곳에는 "충청 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라는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충청권의 광역단체장들은 전부가 새민련 당적을 보유한 자들이며, 충청권 전체의 새민련 소속 국회의원도 10명이나 된다.

특히 "충청 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라는 글자가 적힌 이 현수막은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새민련 소속의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에게 있어서는 충청지역민이 보내는 선전포고와도 같은 성격의 것이어서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완구 총리 후보에 대한 청문회가 끝나고 실시한 갤럽의 여론조사에 나타난 충청지역의 이완구 총리 적합도는 부정적인 여론이 절반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새민련의 여,야 합의사항의 파기에 이어 헌법에서 명시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문재인의 여론조사에 의한 총리 선출 발언이 나온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충청권의 이완구 총리 적합도 찬성여론이 60%를 훌쩍 넘어섰다고 리얼미터가 발표했다.

이렇게 된 이유 중에는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에게 가해졌던 새민련의 진선미와 유성엽 위원이 보여준 핀트가 빗나간 질문과 고압적인 자세는 TV를 시청한 충청인들로 하여금 분노를 야기시키는 동인으로 작용되었을 것이다.

향우회장이라고 하면 그 지역 고향사람을 대표하는 분인데 그런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언사를 가했다는 것은 지역주민 전체를 모욕하는 것과 같은 동질감으로 발동한 동기 유발 탓에 자발적으로 만든 현수막이 등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희철 명예회장이 청문회장에서 호남 총리론에 대한 직설적인 반박과 더불어 잇따라 터져 나온 문재인의 황당한 여론조사를 통한 총리 선출발언, 등이 어우러져 여론의 반등 효과를 가져왔을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충청권 곳곳에 내 걸린 현수막은 그 지역 유권자로서는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방어적 차원의 항변이었고,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새민련의 행태를 결코 두고 볼 수만 없다고 판단한 충청지역 유권자들이 새민련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경고의 한 수단으로 작용했음도 결코 부인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충청지역민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새민련이 청문보고서 작성을 거부하고 국회인준 표결에도 불참하면서 국회보이콧을 거론했으니 유권자들이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만약 새민련이 청문보고서를 통해 자신들이 주장하는 부적격사유를 명확하게 밝히고 국회 인준 표결에 참석하여 부표를 던지든, 가표를 던지든, 국회의원 고유의 권한을 이행했다면 어쩌면 이런 현수막은 걸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새민련이 갑론을박 끝에 국회표결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도 충청지역 주민의 이러한 움직임을 결코 가볍게 볼 수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대전, 충남, 충북, 세종시 등, 광역단체장은 새민련이 석권했고 새누리당은 전패했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충청권 전체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14명이 당선되었고 새민련 국회의원은 10명을 당선시켜 새누리당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이처럼 충청권이 항상 선거 때만 되면 시소현상을 만드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평소에는 좀처럼 바닥의 민심을 속단할 수 없는 지역이 항상 충청권이었다. 이는 표면적인 여론조사에 자신의 성향을 잘 표현하지 않는 충청인의 독특한 취향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랬던 충청권에서 지역민이자 유권자의 입장에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것은 더 이상 새민련의 노리개가 되지 않겠다고 하는 지역민의 자발적인 결집이었던 만큼, 일 년 뒤에 있을 20대 총선을 의식한 문재인이 꼬리를 내리는 것 외엔 달리 선택할 방안도 없었을 것이다.

당초 문재인이 여론조사를 통해 이완구 총리 적격여부를 판단하자고 제안할 때의 노림수는 주말을 지내면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반대여론이 더욱더 증가하여 여론재판만으로도 이완구 후보자를 낙마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충청권의 찬성여론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찬성 쪽이 오히려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문재인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나타난 이유는 최소한 2~3일의 앞날도 못 내다보는 문재인의 정치적 미숙함 때문이었다. 문재인은 지난달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지명되자 부정적으로 묘사하면서 "당연히 호남 인사를 발탁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호된 여론의 역풍에 사과까지 한 전례가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13일에는 여론조사로 선출하자고 했고, 그 다음날인 14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에는 "여론조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건 자신 없는 걸 자인하는 것"이라고 엉뚱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충청지역은 이명박 정권에서도 홀대를 받았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홀대만 받았다면서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한번 불붙은 충청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강경론을 주도했던 문재인의 기세는 여기서 꺾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충청인들의 찬성여론이 급격하게 증가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특히 서대전역 경유 문제를 놓고 새민련과 다툼을 벌였던 호남선 KTX 독식에 대한 불만에다 부여 출신의 김용준 초대 총리후보자에 대한 아픈 낙마의 기억도 살아났을 것이고, 특히 지난 해 6월, 새민련의 무차별 공격으로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청주 출신의 문창극 총리후보자에 대한 낙마의 쓰라린 기억이 살아나자 세 번씩이나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오기가 충청인을 결집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전 의원 같은 이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청도 분들의 입장에서 문재인 대표의 호남 총리발언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느낌을 줬다"는 글로 충청권 여론을 대변했고, 이외에도 지방 정치권과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도 성명전을 펴며 여론전에 가세했으며, 지역 주민들도 본격적으로 여론전에 뛰어든 결과 찬성여론이 급등하게 된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원인 제공자는 문재인이었지만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새민련으로선 국회 출석 말고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충청민심 결집에 크게 탄력을 받은 이완구 총리 국회인준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나온 산고의 결과였다고 해도 지나친 지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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