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다발의 시대, 폭력 막을 관심과 참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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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다발의 시대, 폭력 막을 관심과 참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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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에 “인종, 종교, 성별, 민족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인권이 실질적으로 존중되는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을 얘기했다./이미지=인공지능(AI) 이미지 크리에이터
독일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에 “인종, 종교, 성별, 민족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인권이 실질적으로 존중되는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을 얘기했다./이미지=인공지능(AI) 이미지 크리에이터

지구촌이 뜨겁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와 더불어 지구촌 곳곳에서 폭력, 폭발, 총격 등 분쟁이 다발하면서 뜨겁다. 그러나 그 뜨거운 지구촌을 식혀내려는 노력들은 미미할 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2023년도 청룡의 해인 갑진년 2024년을 맞이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만이 아니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양안전쟁 발발 시나리오가 나온 지도 꽤 오래다. 한반도의 긴장고조에 따른 충돌의 위험성도 회자되고 있다. 미얀마는 물론 아프리카 수단에서도 지난해에는 전투가 심각하지만 해결은 기미는 보이지 않고, 해는 넘어갔고, 또 넘어갈 갈 것이다.

스웨덴의 웁살라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냉전 종료 후 꾸준히 줄어들어 왔던 무력 분쟁이 2010년을 경계로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최근 집계에서는 세계에서 진행 중인 분쟁은 무려 187에 달하고 있으며, 한번 분쟁이 일어나면 대체적으로 8~11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웁살라대학 분석에서 나온 2010년은 미국 오바마 정권 제 1임기 때이다. 리먼 쇼크에 의한 불황이 꼬리를 물고 있을 때로 미국의 대외정책이 급진적으로 내향적(內向的)으로 선회한 해이다. 팩스 아메리카나(미국에 의한 평화)는 꼬리를 감추면서 세계 경찰이라는 미국이 이제는 그것을 포기하고 미국 우선주의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 해이다. 동시에 도광양회에서 전랑외교로 전환해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를 내세운 중국의 힘이 부상하기 시작했고, 그 후 인도를 비롯해,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편에 만 서지 않고 양쪽에 거리를 두는 나라들이 늘기 시작했다.

냉전 후의 국제질서는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세계 경찰이 사라진 지구촌은 불안정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아프리카에서는 2020년대 들어 지금까지 무려 8건의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하마스와의 전쟁은 끝을 모를 정도의 ‘증오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시간이 흐르면 증오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지만, 이 터널은 갈수록 길어지는 양상조차 보이고 있다. 증오의 터널은 길고, 증오의 깊이는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의 발언의 가혹함은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험하기 그지 없다. 그 발언 속에는 인간성이 전혀 내포되지 않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인간 동물들(human animals : 인간의 모습을 한 동물)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즉 하마스를 ‘짐승’ 취급하는 것이다.

리비 와이스(소령)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전투 중에 죽은 사람이 “하마스 전투원 1명 당 민간인 2명의 비율로...”라면서 ‘시가전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발언해 인간을 물건취급을 하고 있다. 값나가는 하마스 전투원 1명인 민간인 2명의 가치가 있다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다. ’인간기계(Human machine : 인간의 모습을 가진 기계)‘이라고나 할까.

거슬러 올라가 2008년 2월 당시 이스라엘 국방차관이었던 마탄 빌나이(Matan Vilnai)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홀로코스트(Holocaust)”로 위협했다. 그는 이스라엘 군 라디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홀로코스트’를 뜻하는 히브리어를 사용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힘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더 큰 쇼아(shoah)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쇼아”라는 단어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논의 외에는 이스라엘에서 결코 사용되지 않는다. 많은 이스라엘인, 특히 시온주의자들은 사람들이 다른 ‘대량 학살’을 묘사하기 위해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평화의 시시 같으면 이런 말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 동물이든 전투요원의 값어치이든 어느 하나의 말도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은 어디까지 인간을 그렇게 잔혹하게 폭력적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이 있다. “본래 인간은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자연 상태는 평화인가 투쟁인가.” 홉스와 칸트 등 사상가들이 논했던 난제들이 21세기 우리들의 세계에 파고들었다.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전쟁에서 끄집어내야 할 적어도 ‘2가지 교훈’이 있다.

하나는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어느 누구도 멈추게 하기가 어려워지는 냉엄한 현실이다. 당사자들도 공격을 멈출 기회를 놓친다. 정전 논의의 장이 돼야 할 유엔은 상임이사국 갈등으로 기능부전에 빠져 있어 실망이 깊어질 뿐이다.

그나마 지금 유엔을 단념할 여유는 인류사회에 없다. 식량이나 의료등의 인도 지원, 전쟁 범죄의 감시 등 당장 전쟁은 멈출 수는 없어도 사람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덜어주는 법은 잘 알고 있다.

“유엔은 인류를 천국으로 데려가는 기관이 아니라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기관”이다. 3년여 간의 “한국전쟁”으로 유엔 불신이 고조되던 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다그 함마르셸드 (Dag Hammarskjöld)의 말이다.

바로 지옥의 구렁텅이에 선 가자지구나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이 닿기를 그저 바랄뿐이다. 국제사회는 꾸준한 활동으로 얻은 신뢰를 지렛대 삼아 유엔의 기능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교훈은 전쟁에는 ‘증오와 불신의 축적’이라는 ‘토양과 전조가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 침략은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의 생활공간에는 오랜 세월 벽과 울타리가 쌓이면서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할 기반이 상실돼 있었다.

오늘날 국제사회의 모습은 “각국도생(各國圖生)“이다. 과거 나치 전범들은 일반 독일인들의 지지와 고(故)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악의 평범성(the banality of evil)“이라고 불렀던 것을 조장한 ‘국제 사회’의 무관심에 의지하여, 오랜 기간 동안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행동했다. 따라서 나치는 같은 범죄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꼈을 것이다. 당시 나치 장교들이 한 잔혹한 일들이 “끔찍할 정도로 정상적인”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최근에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의 정상화’”라고 달리 표현한다.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에서는 현재 집단 학살, 인종 청소, 아파르트헤이트가 정상화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고 있다. 말로는 인도적 휴전, 인도적 지원을 말하지만 그 적극성은 한 참 멀리 있어 보인다.

오늘날 우리가 대량 학살의 현실에 처해 있다고 해서 모든 투표가 평등해지는 더 나은 UN이 있는 또 다른 세계 질서의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미국, 영국, 프랑스, ​​남아프리카, 스페인, 모로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예멘, 요르단, 스페인, 이탈리아,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지에서 거리로 나섰던 친(親)팔레스타인 집회. 특히 벨리즈, 볼리비아, 콜롬비아,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내린 양심적인 결정은 세계가 원하고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에 “인종, 종교, 성별, 민족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인권이 실질적으로 존중되는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을 얘기했다.

국제사회는 지금부터라도 간과되거나 얕보는 불합리함은 없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깊은 관심과 다양한 관여를 잊지 않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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