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의 세계, 한국 외교 다변화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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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의 세계, 한국 외교 다변화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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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곳곳에서 무력 분쟁이 다발하는 가운데 강대국끼리의 첨예한 대립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혼돈의 시대, 미국 일변도의 한국 외교는 2024년 들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외교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외교를 미국 등 강대국 일변도 의존의 외교를 한다면 다른 세상을 알기가 힘들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국의 외교는 다변화보다는 미국 일변도, 한미일 외교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세계는 갈수록 다각화되어 가고 있어, 1개국 일변도의 외교는 정치,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정세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고 다극화(多極化) 되면서 냉엄한 현실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 팔레스타인자치구의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전쟁 등의 출구가 애매하다.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미국은 두 개의 분쟁에 대한 대응에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오는 11월 5일에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다. 조 바이든 정권은 동맹국, 파트너들과의 연계를 함으로써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억제를 목표로 삼아 왔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치로 내걸면서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오게 되면 바이든 정권의 대외 노선은 불가피하게 변경될 수밖에 없다.

* 미국만을 추종하는 외교의 위험성 증가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에 있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5일 한국은 ‘철두철미 제 1의 적대국이며, 불멸의 주적“이라는 용어를 북한 헌법에 명기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기시다 정권은 집권 자민당의 아소 부총재를 비공식적으로 미국에 보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측근을 만나, 트럼프의 환심을 사 일본의 외교 영역을 보다 더 확고하고도 넓히기 위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푸틴의 러시아는 북한과 전방위위적인 협력 체제로 전환, 앞으로 남북문제를 더욱 꼬이게 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중국이 그토록 배제하려 했던 대만의 진보진영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에 중국은 강한 어조로 대만을 성토하고 위협의 강도를 높이면서 지속적인 대만해협 긴장고조를 예견하고 있다. 한국외교는 미국외교만을 뒤쫓는 양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경제에 대단히 중요한 중국의 움직임이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해온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와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려왔다. 기존의 국제질서가 무너져 내리면, 이른바 세계질서가 ‘약육강식’의 체제로 더욱 더 강화되면, 군사적, 경제적 위협과 압박 속에 놓이면서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외교무대가 펼쳐질 것이다.

KOSIS 국가 통계 포털을 보면,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지난 2019년 28위, 2020년 23위, 2021년 23위, 2022년 27위로, 2023년에는 다시 28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의 2022년도 세계 GDP순위는 13위를 기록했다. 미국처럼 강력한 국방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경제력 면에서도 세계 13위에 지나지 않는 한국의 외교력 배양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그동안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빠른 속도로 1950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2000년대 들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기적의 나라가 됐다.

세계는 지금 미국 주도의 ‘자유진영’ 블록,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강권주의’ 진영.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라는 신흥국과 개도국 블록이라는 3개의 축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의 자유진영 블록이다. 그러나 갈수록 다극화되고 복잡한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미래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 위주의 ‘의존외교’에서 벗어나 ‘다자외교, 다극외교’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략을 ‘법에 의한 지배’에 대한 도전이라며 비난해왔다. G7은 특히 가자지구의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등으로 ‘글로벌 사우스’로부터 ‘이중기준’이라며 반발을 사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 일본 등은 물론 중국, 러시아, 아세안 등 거부감 없이 외교를 펼쳐오면서 짧은 기간에 유엔에서 인정한 ‘선진국’대열에 이제 막 올라섰다.

일부에서는 한국도 이제 G7이나 G8이니 D10(Democracy 10 : 민주진영 10개국) 등을 거론하며 선진국 대열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듯한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선진 대열과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는 듯한 외교 행보가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국제질서와 법의 지배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발언력’을 높여가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만 뒤쫓아 가기에는 이제부터는 힘겨울 이 분명하다. 한미일 의존도 높은 한국 외교는 이해충돌의 세계에서 설자리를 잃을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 세계에 대한 글로벌 사우스(신흥국/개도국)의 반감(反感)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한국의 안전과 경제성장에는 ‘국제질서의 안정이 대전제’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하겠다. 유엔의 협조와 더불어 국제협조 노력을 세분화해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토록 신뢰하고 따라왔던 미국의 정치판이 11월 5일 크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 주인이 될 경우, 북한문제는 물론 대미외교 노선조차도 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의 경찰, 팍스 아메리카나 등의 용어가 사라지면서 미국은 ‘내향 지향’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한국 외교는 아세안(ASEAN)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큰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협조 등을 통해 미국에 동아시아에의 관여 계속을 강력히 촉구해야 하는 동시에 미국, 호주, 유럽, 인도 등과 연계 안보관계 ‘중층화(中層化)’를 모색하고, 나아가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안보 위협을 완화하는 병행 외교가 전개돼야 한다.

* 중국과의 대화 외교 중요

만일 한미동맹 미국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소원한 관계이지만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의 중국과 군사적으로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외교가 중재를 할 수 있는 외교력을 함양, 특히 중국과의 경제적 이득을 앞세운 상화 협력 체제를 이끌면서 미국과 중국의 공동이익 추구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신시대의 리얼리즘 외교”를 내세워 왔다. 그러나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는 미래를 바라보는 대국적인 시각이 부족, 상황 변화에 대한 대응에 둔한 것으로 보인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는 리얼리즘이나 거대한 비전이 있는가 묻고 싶다. 아직까지 윤석열 정부의 일목요연한 대외정책 기조를 보지 못했다. 필자만 보지 못했을까...

격동의 시대에 추구해야 할 것은 ‘압도적인 힘에 의해 무언가를 하게 하는 것’은 쉽지도 않을뿐더러 또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압도적인 힘은 어떤 수준의 힘을 말하는지 그 수준도 애매할 뿐이다. 힘은 상대적이다. 압도적, 군사적 무력은 하이브리드 외교(hybrid diplomacy)의 시대에는 적절한 방책이 아니다.

소리 나지 않게, 모든 나라가 평등하게 취급되며 안전이 유지되는 세계를 위한 대처가 격동의 시기에는 더욱 절실하다. 한국 외교에는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이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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