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보협력의 구체적인 의미와 파장은 ?
- 일본 속뜻 : 일본 방위력 강화, 군비확장, 전쟁가능 일본 만들기
- 한일 정상 간의 발언도 미묘한 차이. 그 차이의 의미는?
한미일 정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 나토) 정상회의에 맞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만나 이 같은 합의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만나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NATO는 국제문제 전반을 논의하는 G7, G20 등의 기구가 아니라 ‘군사동맹’이라는 핀셋 목표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곳에 NATO 회원국이 아닌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초정됐다.
미 백악관은 이날 마드리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으르렁거리는 관계를 뒤로하고 한일관계의 긴밀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이날 한미일 합의 결론은 ‘안보협력의 복원’이다.
‘안보협력’이라는 뜻은 고아범위하게 해석을 할 수 있고, 또 그 적용 범위도 다양할 수 있다. 북한 핵문제에 국한에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과 국제사회 전체의 안보 측면에서의 한미일 안보협력은 그 의미가 매우 다르다.
용산 대통령실은 회의 이후 내놓은 보도 자료에서 “3국 정상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 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와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3국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색된 한일 관계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 역시 흔들렸다는 평가가 있다. 즉 이번 정상회의로 안보협력 수준의 정상화됐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 지소미아)은 일본의 2019년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부품 등 3개 품목에 대한 엄격한 수출규제를 시행함으로서 이에 맞대응 차원에서 ‘지소미아’를 유보했다가 부분적으로 정보교환을 해왔다.
문제는 일본은 아직까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일본은 줄기차게 조선인(한국인) 강제 징용공이 아예 없다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부당하다며, 한국 측이 이 문제를 우선 해결하라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래야 한일관계 복원이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관계 개선은 필요하다. 그러나 일방적인 굴욕적 관계개선은 국민들 정서상 용납될 수 없다. 수출규제도 그대로, 역사적 사실인 강제징용공문제도 미해결 상태에서 지소미아를 완전 복원한다는 점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안보협력을 원해왔지만 그동안은 삐걱거려왔다. 새로운 한국 정부 들어
외교관례까지 무시하며 굴욕적 관계개선을 한다면, 국민 누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겠는가?
이번 북한 핵과 미사일 관련 한미일 안보협력 복원은 출발점에 놓인 것이다. 미국은 세계전략 차원에서 NATO와 아시아판 나토, 중국포위망을 촘촘하게 짜 나갈 것이다. 여기에 한국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윤석열 정부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 있는 외교와 지혜 없는 외교가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문제는 이번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총 시간은 겨우 25분에 불과했다.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아니었다. 보다 심도 있는 논의는 한미, 한일 간의 양자회담이 있어야 했지만, 이는 성사되지 못했다. 수박 겉핥기식의 3국 회의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백악관의 말처럼 “역사적이며 성공적인 정상회의‘라는 발언은 ’이제 한국이 발을 들여놓았다. 앞으로 더욱 깊숙하게 들여놓을 것이다”라는 속뜻이 스며들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무엇보다도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즉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의 경제보복을 풀어내야 한다. 일본의 일방적 규제는 앞으로도 한일 양국 간의 논쟁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날 한일 정상 간의 오간 발언에도 미묘한 차이가 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자 후미오 일본 총리에 (일방적?) 적극적인 관심을 내보였으나, 기시다 총리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전시컨벤션센터에 도착, 기자들에게 “기시다 총리와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또 양국의 미래 공동이익을 위해 양국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했다”고 기시다 총리를 추켜세웠다는 보도이다. 매우 적극적인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의 대외 메시지는 정교하게 수위 조절을 하는 모습이었다는 전언이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지지에 감사드린다. 계속 협조를 부탁드린다. 한미일의 정상회담이 이번에 개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우 의례적이고 원칙적인 발언에 불과했다. 7월 참의원(7월10일) 선거를 앞둔 기시다 총리로서는 한일 관계가 좋아지는 것이 반갑지 않을 것이다. 보수성향의 일본 정치권은 한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집권 수단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시사 총리는 오히려 그 선거를 의식한 듯 “한미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위해서 일본의 방위력를 근본적으로 강화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어디에서든 언제든 일본 정부는 ‘전쟁 가능한 일본 만들기’ 위한 단계적이며 지속적인 노력과 발언을 잊지 않고 쏟아낸다. 적절한 수위조절과 함께... 한국과 이웃국가들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한 뜻을 한미동맹 억지력 강화를 역이용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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