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 경기도 재정위기 TF 가동…세입 확충보다 재정 장부 공개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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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시선] 경기도 재정위기 TF 가동…세입 확충보다 재정 장부 공개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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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액추경으로 4분기 민생예산 확보 추진…사업별 조정 기준 제시해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도 세출 구조조정 우선 주장
법인지방소득세 배분 논의는 경기도의 공식 설명 필요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경기도가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을 포함한 비상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지방채 발행 규모는 약 9430억 원이며, 각종 기금에서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 등에 활용한 재원은 약 5588억 원이다. 그런데도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의 2026년도 예산은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됐다. 경기도가 재정위기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려면 지방채와 기금의 세부 사용 내역부터 공개해야 한다.

경기도는 지난 5일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재정 비상 상황 선언을 통해 도의 재정 여건이 구조적으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한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반면 복지사업과 국비 매칭사업 등 의무적 지출은 증가해 가용재원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약 943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 한도 9460억 원의 99.6%에 해당한다. 지방채 발행과 별도로 각종 기금의 재원 약 5588억 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 등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두 수치는 경기도가 공개한 공식 발표에서 확인된다. 다만 수치가 확인됐다는 사실과 재원 활용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는 구분해야 한다. 지방채 발행과 기금 활용은 법령과 관련 절차에 따라 가능한 재정운용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방채는 도로·철도·공공시설처럼 장기간 편익이 발생하는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기금의 여유자금도 통합계정에 예탁해 필요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채와 기금을 활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재정운용의 잘못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검증해야 할 대목은 재원의 구체적인 흐름이다. 지방채 9430억 원을 어떤 사업에 배정했고 실제 집행액은 얼마인지, 금리와 만기, 연도별 상환계획은 어떻게 설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금 5588억 원도 기금별 예탁·이전액과 사용처, 이자 지급 여부, 회수계획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가 공개한 자료에는 남북협력기금 384억 원 가운데 340억 원을 통합계정에 예탁·이전했다는 사례가 포함됐다. 그러나 전체 5588억 원의 기금별 내역과 실제 집행 현황은 별도의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전에 “기금을 모두 소진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재정자료 공개가 필요한 이유는 지방채와 기금을 활용하고도 일부 민생·필수사업의 마지막 3개월분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노인장기요양과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가족돌봄수당, 농작물재해보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다수 사업이 9개월분만 편성됐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예산담당부서의 내부 보고를 근거로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치 역시 확정된 추경 규모라기보다 경기도가 재정 비상 선언 당시 밝힌 필요 규모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경기도는 후속 대응에도 착수했다. 도는 10일 주형철 경제부지사 주재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첫 회의를 열고 재정 정상화를 위한 핵심 과제를 논의했다. TF는 8월 말까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지방재정제도 개편 등을 포함한 비상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7년도 본예산은 가용재원 범위에서 원점 재검토하되 민생·안전사업은 기계적인 일괄 삭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감액추경도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부족한 4분기 민생예산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오는 9월에는 가칭 ‘재정위기 극복 실행위원회’를 출범시켜 과제별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경기도가 재정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필요한 조치다. 민생·안전사업을 일괄 삭감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도민 생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TF 가동만으로 재정위기의 원인과 책임에 관한 설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업을 줄이고 어떤 사업을 유지할 것인지, 조정 기준과 절감 규모를 공개해야 한다. 신규·확대 사업과 현금성 사업, 행사·홍보성 사업, 시·군 매칭사업을 어떻게 재검토할 것인지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재정운용을 둘러싼 문제 제기는 시·군에서도 나왔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10일 OBS 라디오에 출연해 경기도가 세입 확충을 위해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 배분 구조를 변경하기에 앞서 현금성 지원사업 재검토와 세출 구조조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가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공동 세원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기도가 공개한 재정 비상 선언 자료에는 법인지방소득세 50% 공동 세원화가 확정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경기도 공식 발표에서 확인되는 표현은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의 합리적 배분’이다. 추 지사는 경기도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전력과 용수, 교통망 확충에 투자해도 기업 활동에서 발생한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에 귀속된다는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세수의 합리적 배분을 검토하겠다는 방향과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공동 세원화한다는 구체적인 제도는 구분해야 한다. 경기도가 내부적으로 공동 세원화를 검토하고 있다면 적용 대상과 비율, 추진 단계, 시·군별 영향을 공개해야 한다. 관련 검토가 없다면 그 사실도 분명히 밝혀 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시·군 사이의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균형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논의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 당면한 재정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과 장기적인 지방재정제도 개편은 목적과 절차를 구분해야 한다.

법인지방소득세는 기업이 사업장을 둔 시·군에 납부한다. 기업과 산업시설이 들어선 지역은 세수를 확보하지만 도로와 교통, 환경, 주거, 용수 등 기반시설 확충 비용과 증가하는 행정 수요도 부담한다. 세원 배분 구조를 변경하려면 경기도의 투자뿐 아니라 해당 시·군이 부담한 비용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이상일 시장의 발언은 경기도 재정위기의 원인을 확정하는 근거가 아니라 시·군 세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 개편에 신중해야 한다는 외부 지적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기사의 중심도 특정 시장의 발언이 아니라 경기도가 지방채와 기금을 어떻게 활용했고 왜 민생예산 부족에 이르렀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앞서 본지는 “[김병철 기자수첩] ‘지방채도 기금도 썼는데 민생예산은 부족’…경기도 재정자료 공개해야”를 통해 관련 자료의 공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기도가 재정위기 극복 TF를 가동한 만큼 이제는 구체적인 자료와 실행계획으로 답해야 한다.

먼저 지방채 9430억 원의 사업별 발행·배정·집행액과 금리, 만기, 원리금 상환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기금 약 5588억 원은 기금별 예탁·이전액과 실제 활용 내역, 이자와 회수계획을 밝혀야 한다.

민생·필수사업을 9개월분만 편성하게 된 의사결정 과정과 사업별 부족액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감액추경을 추진한다면 사업별 조정액과 선정 기준, 민생·안전사업 보호 방안도 도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경기도가 밝힌 지방채와 기금 수치는 공식자료로 확인되지만 구체적인 사업별 사용 내역과 향후 상환·회수계획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상일 시장이 제기한 법인지방소득세 공동 세원화 문제도 경기도의 공식 설명이 있어야 사실관계가 분명해질 수 있다.

재정위기 극복은 새로운 세원을 찾는 일에 앞서 기존 재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설명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경기도가 재정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체적인 세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할 때 도민과 31개 시·군도 재정 정상화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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