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고심에 찬 ‘홍콩인권민주법안’ 서명
트럼프의 고심에 찬 ‘홍콩인권민주법안’ 서명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9.11.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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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홍콩도 지지, 시 주석도 지지’ 표명
미 국무부에 따르면, 홍콩에는 약 8만 5000명의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의 수는 약 1300개(2018년 7월 현재)가 진출해 있다. 무역수지에서 볼 때도 미국의 무역상대국과 지역 안에서는 최근 몇 년간 미국이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홍콩에는 약 8만 5000명의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의 수는 약 1300개(2018년 7월 현재)가 진출해 있다. 무역수지에서 볼 때도 미국의 무역상대국과 지역 안에서는 최근 몇 년간 미국이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민주법안에 대한 서명 문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서명을 하자니 미중 무역 협상 문제가 꼬일 것 같고, 서명을 안 하자니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야당의 정치 공세에 시달릴 것이 분명해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고통스러운 결단이 앞에 놓여 있었다.

홍콩인권민주법안은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뜨거운 감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법안에 서명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인권민주법안을 서명해야 이 법안이 성립되지만, -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 무역 협상에서 합의를 목표로 두고 있는 시점에서, 홍콩의 고도의 자치권 부여문제나 홍콩주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미국 고유의 민주적 가치관을 중국에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따라서 홍콩인권민주법안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입장을 천명해야하지만, 무역협상이 걸림돌이 되었다.

홍콩인권민주법안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법안 서명을 하지 않고 123일되면 자동적으로 법안이 성립되는 것을 상정해 지연 전술을 활용해 중국 측에 자신의 거부권 의중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미국의 보편적 민주적 가치관과 불일치하다는 야당 민주당의 거친 정치적 공세를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령 거부권을 발동한다할지라도 상원과 하원에서 2/3 이상의 의원이 다시 찬성을 하면 법안은 성립된다. 법안은 거의 만장일치로 상하 양원에서 통과되었기 때문에 거부권이 뒤집힐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또 서명을 하지 않고 자동 통과가 된다할지라도 중국의 반발은 변함이 없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서명을 함으로써 중국을 향해 결연한 자세를 보여 주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판단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 24일 실시된 홍콩의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싹쓸이할 정도의 압도적인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법안 서명 가능성을 높여주는 배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쉽지 않은 선택지를 두고 고심을 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27(현지시각) 법안에 서명을 했다. 이날 법안 서명은 상원과 하원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통과된 지 1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1주일간의 고심이 드러나는 기간이다. 법안은 지난 19일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20일에는 하원에서 4171로 가결된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거듭된 항의에도 불구하고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에 대한 서명은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 협상이 멈춰 설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 셈이다.

중국은 그동안 줄기차게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을 제정하는 것은 내정간섭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강하게 반발해왔다. 무역합의를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에 대한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심에 찬 서명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서에서 나는 시진핑 주석과 중국, 그리고 홍콩사람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으로 이 법안에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과 홍콩 대표들이 서로의 차이를 우호적으로 해결해 장기적인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명을 마친 홍콩인권민주법안에는 홍콩에서 사람을 고문을 하거나 임의 구금하거나 또는 중대한 인권 침해를 저지른 자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할 수 있으며, 해당자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과 비자(VISA) 발급을 거부하는 조치들이 담겼다.

또 미국 국무부는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자율권을 계속해 인정받고 있는지의 여부를 조사해 연례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그 결과에 따라 충분한 자율적인 상태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홍콩에 대한 특별 경제적 지위를 계속 인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홍콩은 미국이 부여한 무역 관련 특수 지위를 누려왔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예외를 인정받아 홍콩산 제품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중국은 이 같은 홍콩의 특수 지위를 활용해 이익을 챙겨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법안 성립으로 매년 특수 지위를 계속 부여할지를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법안에 서명을 마쳤다. 이 법안은 홍콩 경찰이 최루가스와 후추 스프레이, 고무탄, 전기충격기 같은 시위진압용품 수출을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심은 안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22TV토크쇼인 폭스 앤 프렌즈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홍콩을 지지해야 하지만, 나는 시진핑 주석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 법안이 의회에서 가결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홍콩을 비롯해 중국의 다른 국내 문제에 대한 간섭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에 해로운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샌드위치와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한 것은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법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통령의 재량권이 상당히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성명에서 이 법의 특정 조항은 미국 외교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방해한다고 지적하고 내 행정부는 법의 각 조항을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에 따른 외교정책과 일관되게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문을 두고 뉴욕타임스(NYT)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부과에서 일부러 시간을 끌거나 나아가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을 무역협상에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서명은 또 홍콩의 기업 친화적 환경의 수혜를 입은 미국이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 손해인데다, 만일 홍콩이 중국 여느 항구 도시처럼 바뀌면, 미국 기업은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 고려된 측면도 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홍콩에는 약 85000명의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의 수는 약 1300(20187월 현재)가 진출해 있다. 무역수지에서 볼 때도 미국의 무역상대국과 지역 안에서는 최근 몇 년간 미국이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홍콩은 지난 199771일부로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50년간 일국양제를 통해 현 체제 유지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최근 베이징의 홍콩에 대한 관여가 늘면서 민주주의 침해를 우려한 홍콩 시민들이 지난 69일부터 11월 말 현재까지도 민주화 시위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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