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범민주 진영 압승, 중국에 새로운 두통거리
홍콩 범민주 진영 압승, 중국에 새로운 두통거리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9.11.2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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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선거 사실상 현 홍콩 정부 불신임 투표 성격
- 홍콩 유권자들, 중국 송환법 찬성한 친중파 세력에 철퇴 내려
- 미국의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 서명 발효, 베이징 당국에 새로운 골칫거리
- 범민주 진영 당선 구의회 의원들, 자금력과 네트워크 구축 등 새로운 세력화 가능성 엿보여
1997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2019년 나이는 22~23세 정도이다. 이들이 2047년이 되면 나이가 50세 전후가 된다. 이들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점이 시위 격렬화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1997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2019년 나이는 22~23세 정도이다. 이들이 2047년이 되면 나이가 50세 전후가 된다. 이들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점이 시위 격렬화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지난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한 것은 중국에게는 새로운 두통거리가 아닐 수 없다.

지난 69일부터 범죄인인도법 개정안(이른바 중국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되면서 11월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 온 결렬한 홍콩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중국에 범민주 진영 압승이라는 또 하나의 두통거리를 안겨주게 됐다.

나아가 미국의 상하 양원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이 27(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공식 법안이 발효되면서 역시 중국에 고민거리 하나를 보태게 됐다. 베이징 당국이나 홍콩의 캐리 람 행정장관 모두를 어려운 국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홍콩의 시위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격렬한 시위로 경찰과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또 경찰의 무차별적인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구의회 선거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느냐는 우려 속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는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등록 유권자의 약 3/4에 해당하는 약 300만 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전체 452석 가운데 최종 400석 가까이 범민주 진영이 차지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4년 전인 2015년 선거에서는 범민주 진영이 차지했던 의석은 100여 석에 불과했다.

홍콩 중문대학의 정치학자인 마웨(馬嶽) 교수는 추가 등록을 한 100만 명이 계속 시위를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돌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면서 그동안 민중들의 지지를 얻어 왔다고 주장해온 캐리 람 홍콩정부와 친()중파에게 있어서는 홍콩 시민들의 진정한 정치적 입장이 기록적인 수치로 나타난 것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거가 끝난 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성명에서 선거결과를 존중함과 동시에 정부는 허심탄회하게 열린 마음으로 진지한 생각을 가지고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구의회는 정치적으로 큰 실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 지방의회 의원들은 홍콩 전역을 1개의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자금이나 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범민주 진영의 압도적인 승리는 앞으로 새로운 정치력 행사의 수단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 홍콩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

이번 선거에서 재선된 라건희(羅健熙, Lo kin-hei)씨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캐리 람 행정장관과 중국 정부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장샤오밍(張暁明, 장효명)주임 등 홍콩의 정치 지도층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임 투표였다고 주장했다. 지방의원들에게는 약 100만 홍콩 달러(15,067만 원)의 수당이 지급되므로 시위를 지속하기 위한 자금 동원 능력도 있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복수의 외신들의 분석은 지금까지의 캐리 람 행정장관의 어록을 고려할 때, 그가 유연하게 대처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캐리 람 장관이 앞으로 민주적인 개혁이나 경찰관들의 폭력행위에 관한 독립적인 조사 같은 시위대들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더욱 더 강력한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홍콩 경찰의 시위 참가자에 대한 대응 방식이 지금까지 나타난 충돌의 큰 요인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어 왔다.

나아가 중국이 199771일 영국에서 홍콩을 반환받으며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후 홍콩의 자유가 중국 공산당 정부로부터 서서히 침식당해 온 것도 이번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증폭시켰고, 현재와 같은 정치적 위기를 초래한 측면도 있다. 2047년까지는 고도의 자치권이 부여되어야 함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홍콩이 중국 본토의 다른 도시처럼 변해가고, 인권 침해가 더해지며 자유도(自由度)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997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2019년 나이는 22~23세 정도이다. 이들이 2047년이 되면 나이가 50세 전후가 된다. 이들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점이 시위 격렬화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지금까지 내세워 온 강경한 자세로 볼 때 단기적으로 어떤 양보를 단행할 공산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다.

시위대가 내세워 온 주요 요구 가운데 이미 이루어진 것은 중국 송환법공식 철회뿐이다. 시위대의 복면금지법은 홍콩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에 위배된다고 홍콩 고등법원이 판결을 내리자 곧바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법원에 기본법 위반 판단권한이 없다고 일축하는 등 베이징 공산당 당국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홍콩 구의회 선거를 통한 시민들의 민심이 정확하게 드러났다. 시위대들이 시민들의 계속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많은 유권자들은 사람들이 의심을 품고 있던 중국송환법 개정에 찬성표를 던진 친중파 세력에게 철퇴를 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홍콩 유권자들의 의중이 밝혀진 이상, 캐리 람 정부나 베이징 당국이 계속해서 강경하게만 밀고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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