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림수가 다분한 문재인과 박지원의 발언
노림수가 다분한 문재인과 박지원의 발언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11.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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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세력 결집을 위해선 악마와도 손을 잡는 정치판의 속성

▲ ⓒ뉴스타운
새민련이 내년 초에 실시될 예정인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가 유력한 문재인과 박지원이 이구동성으로 통진당 구애작전에 나서고 있는 느낌이다. 문재인은 지난 25일 있었던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정당해산 청구와 관련하여 "구성원 가운데 일부가 우리 법 체제에 어긋나는 일탈행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의 목표나 정당의 전체적인 의사로서 행동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곧바로 정당해산의 사유가 되느냐라는 판단에 대해선 대단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것도 국내기자들 앞에서가 아니라 외신기자들 앞에서 한 발언이었다. 국내 정치문제를 굳이 외신기자에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그의 정체성에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들기도 한다.

문재인 뿐만 아니라 정치권 밥을 제법 오래 먹었다는 박지원의 발언도 문제다. 박지원은 문재인의 외신기자클럽에서의 발언을 높이 평가하면서 엉뚱하게도 "정당해산 명령은 세계적으로 나치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박지원의 이 발언은 완전히 틀린 발언이었다고 해서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중진 정치인이라는 작자가, 그것도 당 대표를 노린다는 작자가, 자신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분야에는 입을 다무는 게 옳은 처신이었지만 박지원의 입 역시 가만있지 못했다. 하기야 촉새처럼 나서서 말하기 좋아하는 정치인이 어정쩡한 기억력으로 한마디 했다가 망신을 당하는 사례는 정치판에서 종종 일어난 현상이었다. 박지원이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다시피 독일의 나치당은 1945년 2차 대전의 종전과 함께 사라진 정당이다. 독일에서 정당이 해산된 사례는 서독과 동독으로 분단된 이후 서독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서독에서는 정당해산이 두 차례가 있었다. 서독의 연방헌법재판소는 1952년에는 과거 나치당을 계승하여 급진적 이념성향을 추구한 사회주의제국당을 해산시켰고, 4년 뒤였던 1956년에는 독일공산당을 해산시켰다. 통진당 해산청구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미증유의 사건임을 감안할 때 박지원의 발언이 설령 무지와 착각 때문에 나온 발언이었다고 하더라도 비난의 화살에서 결코 피해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만큼 경솔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통진당 해산에 우호적인 발언을 한 원인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2012년 12월 4일 저녁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2년 12월 4일 저녁에는 수많은 유권자들이 TV 앞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대선 첫 TV토론이 열린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날 통진당 후보로 나선 이정희는 시종일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급기야 이정희는 자신이 출마한 동기가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고 진보적 정권교체 하기 위해 나왔다"고 작심하고 발언을 했다. 수많은 시청자는 이정희의 이 발언에 경악했고 저주가 실린 이정희의 표정에 섬뜩함을 느꼈다. 이순간 이정희는 대선에 출마한 후보가 아니라 특정 후보 한사람에게 악담과 저주의 주술을 걸고 있는 악마의 다른 모습과도 같았다는 여론도 팽배했다. 

이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는 문재인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어쩌면 문재인은 이정희의 이 발언이 안티 박근혜 세력을 결집시킬 수도 있다는 우군의 응원가로 들렸기 때문에 속으로는 은근히 즐기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정희의 저주에 찬 발언과 문재인의 침묵은 보수층으로부터 심한 역풍만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다. 그때, 그 당시의 장면이 연상되어서였을까. 민감한 정치현안마다 끼어들어 참견하기 좋아하는 못된 습성을 자주 보여주고 있는 문재인이 통진당 해산에 대해 우군 역을 자초하고 나섰으니 참으로 묘한 기연(機緣)을 연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문재인과 박지원의 통진당 해산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은 목적을 달성을 하기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정치인의 속성 때문에 나온 발언일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가 없다고 보여 진다. 통진당 해산청구 결정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여론도 통진당에는 극히 비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둔 문재인과 박지원은 최근의 여론추이를 어느 정도는 간파하여 대세를 읽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어쩌면 내심으로는 통진당의 해산 결정 가능성에 높은 방점을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노리는 이 두 사람이 만약 통진당이 해산으로 결정이 날 경우, 통진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흩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흩어질 수밖에 없는 지지 세력을 자신의 지지 세력으로 결집시키고자하는 러브콜을 미리 보낼 필요성이 다분하다고 판단하여 이들에게 보내는 사전 구애작전의 일환으로 이와 같은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종북추종세력이 집결해 있는 통진당 해산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매우 교활한 이들 두 사람이 이런 셈법정도를 못했겠는가. 어이가 없는 두 사람의 발언을 보니 참으로 입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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