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황폐화 '플랜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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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황폐화 '플랜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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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내부 문서 : 가자주민들,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강제적, 영구적 이송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공개한 가자지구 공쳑 현장./사진=더 타임스 뉴스 비디오 갈무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무력으로 대량으로 추방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자 지구를 살 수 없는 황폐한 곳으로 만드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즉 가자지구는 사람들이 살 수 없도록 하는 초토화 정책(Scorched Earth Policy)이 바로 “플랜 B"라는 것이다.

최신 저서인 “글로벌 아래의 역사. 역사연구에서 힘의 식민지성의 변천과 그 너머(History Below the Global. On and Beyond the Coloniality of Power in Historical Research)”를 2024년 4월에 출간 예정이며, 토리노대학교에서 국제관계사를 가르치고 있는 로렌조 카멜(Lorenzo Kamel) 교수는 19일자 알자지라 ‘오피니언’란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하마스의 남부 영토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지구에 전쟁을 개시,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이 사망한 지 두 달이 넘었으며, 대부분 이스라엘 민간인이었다.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폭격과 지상 공격으로 가자지구 거의 전체가 초토화됐고, 약 20,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어린이였다. 명백한 국제전쟁법 위반이다.

이스라엘이 발표한 공격의 목표는 영토에서 하마스를 “근절(사실상 말살정책인 인종청소)”하는 것이었지만, 그 달성 가능성은 외국 관리들과 분석가들에 의해 점점 더 의문을 제기해 왔다. 대신, 가자 지구에 발생한 대규모 파괴와 내부 통신은 이스라엘 당국이 추구할 수 있는 또 다른 목표를 지적하고 있다.

카멜 교수는 “이스라엘 정보부가 10월 말 이스라엘 언론에 유출한 문서에는 가자 지구의 230만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강제적이고 영구적으로 이송되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면서 “이스라엘 군대와 정착민들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지 18년 만에 가자지구를 재식민화하려는 ‘정착부대-가자지구(The Unit for Settlement – Gaza Strip)’라는 조직을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카멜 교수는 이어 “우리는 1948년에 살고 있지 않다. 75년 전 이스라엘 민병대가 고국에서 팔레스타인 인구의 상당 부분을 추방했을 때처럼, 오늘날 도시와 마을을 파괴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하고 “사실, 미디어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훨씬 덜 광범위해졌으며. 따라서 이스라엘 당국은 ‘플랜 B’라고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전환했다. 즉, 수만 톤의 폭탄을 투하하여 가자 지구를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새로운 전략은 학교, 대학교, 병원, 빵집, 상점, 농지 및 온실, 급수소, 하수 시스템, 발전소, 태양광 패널 및 발전기를 포함하여 가자 지역의 생활을 지원하는 민간 기반 시설을 대상으로 실행된다는 것이다.

이는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인 포위 공격과 병행하여 수행되어 식량, 물, 전기 및 의약품이 차단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루에 몇 대의 트럭을 반입하지만, 인도주의 단체들은 이 트럭이 팔레스타인 인구의 필요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밝혔으며, 팔레스타인 인구 중 180만 명이 국내 실향민이 됐다.

이로 인해 인도주의적 “재난 → 대재앙 → 묘지 → 지옥”이라고 번갈아 불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다. 광범위한 전염병은 이스라엘 측에게는 어쩌면 목표로 인식되는 반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인 기오라 에일랜드(Giora Eiland)는 이렇게 주장했다. “가자지구 남부의 심각한 전염병은 (이스라엘의) 승리를 더 가까워지게 할 것이다.”

가자 지구가 살 수 없게 되고, 인구가 자발적으로 떠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면 다음 단계는 무엇보다도 이집트와 같은 이웃 국가가 그들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전 국가 정보국 모사드 부국장인 람 벤 바락(Ram Ben Barak)을 포함하여 이스라엘의 몇몇 저명한 인사들에 의해 분명해졌다.

벤 바락은 히브리어로 트윗을 통해 “시민권 취득을 통해 떠나고 싶어 하는 가자지구 사람들이 (해당 국가에) 흡수될 수 있도록 국가 연합과 국제 자금 지원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1914년 11월 12일,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미국 대통령은 인종 평등 운동가인 윌리엄 먼로 트로터(William Monroe Trotter)에게 “분리 제도는 굴욕적인 것이 아니라 유익하며 신사분께서는 그렇게 여겨야 합니다”라고 편지를 썼다고 한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인종차별보다는 인종 청소와 더 관련이 있는 이스라엘의 계획도 비슷한 용어로 제시된다. 벤 바락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추방은 “(가자 주민들에게는) 그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하마스에 대한 두려움의 통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물론 아이러니한 점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이스라엘군 자체에 의해 종종 “인간 방패”로 이용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이 ‘자비로운 접근 방식’에서 ‘자발적 이탈’을 강조하는 것과 함께 강제 정착은 팔레스타인인이 실제로는 단지 아랍인이므로 다른 아랍인으로 쉽게 이주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국제 사회의 입맛에 더 잘 맞도록 만들어졌다.

이스라엘은 1948년 이후 오랫동안 자국 국경 내에 남아 있는 156,000명의 팔레스타인인(및 그 후손)을 “아랍인”이라고 부르며, 그들의 팔레스타인 정체성을 부인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이렇게 주장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의) 아랍 시민에게는 22개의 국가가 있다.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다.” 네타냐후의 유대인 국수주의, 시오니즘 혹은 초민족주의(Ultra-nationalism) 인식을 드러낸 말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브롤터 해협부터 호르무즈 해협까지의 지역 주민을 "아랍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남아프리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출신의 사람들을 부르는 것과 같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영국은 출신에 관계없이 ‘영국인’이다. 그들은 언어를 공유하지만 매우 분명하고 독특한 역사, 전통, 정체성을 보여준다.

1,000여 년 전, 예루살렘 지리학자 알 무카다시(al-Muqaddasi, 946~1000)는 자신이 팔레스타인인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석공의 명인(master stonecutter)이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집트인입니까? 나는 대답했다. 아니요, 나는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여러 세기 후인 1921년 9월 3일, 아랍어 신문인 팔라스틴(Falastin)에 게재된 사설에서는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이 먼저이고 아랍인이 그 다음이다”라고 지적했다. 것은 “팔레스타인인”이 정체성 표시로 명확하게 사용된 문서로 기록된 두 가지 예일 뿐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이 단순히 “아랍인”이 아니라는 점은 요르단이 서안 지구를 점령한 기간(1948-1967)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후세인 왕이 계엄령을 선포해야 한다고 느낄 정도로 전사들이었다.

같은 기간 이집트의 지배를 받았던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가혹한 탄압에 직면했고, 시민권도 거부당했으며, 지역 행정에 대한 통제력도 거의 없었다. 그들 대부분은 후즈(Huj), 나즈드(Najd), 아부 시타(Abu Sitta), 마즈달(Majdal), 알 쥐라(al-Jura), 이브나(Yibna) 및 바이크 다라스(Bayt Daras)를 포함하여 가자 지구 주변 마을에서 이스라엘 민병대에 의해 추방되어, 주로 난민 캠프에서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다.

특히 이 마지막 세 마을은 하마스의 창시자인 아메드 야신(Ahmed Yassin), 아브드 알 아지즈 알 란티시(Abd al-Aziz al-Rantisi), 이브라힘 알 야주리(Ibrahim al-Yazuri)가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추방된 마을이다.

오늘날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와 서안 지구에서 대규모 추방을 당하는 데 맞서 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그들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이웃 국가들 역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집트 대통령 압델 파타 엘 시시(Abdel Fattah el-Sisi)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이주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명백하게 거부했다. 그는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을 안보 위험으로 여긴다. 만약 그들이 시나이 반도로 추방된다면, 그는 이 반도가 팔레스타인 전사들의 작전 기지가 되어 이집트를 또 다른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한다.

요르단 또한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자국 영토로 추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압둘라 국왕과 그의 정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요르단 외무장관 아이만 사파디(Ayman Safadi)는 이렇게 주장했다. “당신(이스라엘 당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라. 가서 가자를 파괴하라. 아무도 당신을 막지 않으며 일단 작업이 끝나면 우리는 당신의 혼란을 정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같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라 할 “플랜 B” 실행 능력은 실제로 의문의 여지가 많다.

1950년에 유엔은 가자 지구에서 시나이 반도까지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재정착시킬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난민들로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혀 결국 폐기됐다. 오늘날 저항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일시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즉 “돌아갈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들의 땅에 머물고 싶어 한다.

1993년 9월13일 이스라엘의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아라파트 의장이 협의 한 합의한 오슬로 협정(Oslo Accords)은 실질적으로 무효화 된지 오래됐지만, 이스라엘은 PLO를 합법적인 팔레스타인 정부로 인정하고, PLO도 이스라엘의 존재 근거를 인정하여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두개의 독립국가 해결책'만이 중동 평화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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