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페레스트로이카’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미국판 ‘페레스트로이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치 시스템에 가장 위험한 시기는 수년간 다가오는 위기를 무시하고, 마침내 움직일 수 없는 벽에 기대어 광범위한 개혁을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시기
- 국가경제 파괴 : 23년간의 무능한 경제 운영의 유산. 마이단 혁명이 대표적 사례
- 시간은 영원할지라도 국가패망의 시간은 짧다. (미국 의존도 높은 현 한국정부 뒤돌아봐야)

개인이나 단체, 국가 모두 비정상일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국가단위의 미래는 제대로 된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수행되어야 대과(大過)없이 한 국가가 어느 정도 순탄하게 나아갈 것이다.

세계는 지금 비정상화의 길도 존재하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을 비정상이라 하고, 비정상을 정상이라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세계 상당수 국가들이 혼돈의 질서 속에 헤매고 있는 듯하다.

콕 집어 말하자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미국 사회, 정치, 경제시스템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확보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인식하고 이른바 미국판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 : 개혁정책)’는 가능할까?

미국의 ‘국익’이라는 의미의 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는 지난 달 29일 “미국은 페레스트로이카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Is America About to Have Its Perestroika Moment?)”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고장 난 사회시스템을 지적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는 옛 소련 공산당 총서기로 집권한 직후 연설에서 “여러분, 우리 모두가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라고 말했다. 변화 없는 개혁이 없듯 고르바초프 총서기는 개혁을 뜻하는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를 외쳤다. 비뚤어지고 악화된 소련의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처절한 고르바초프의 외침이었다.

그의 외침에 따라 소련 사회전반의 새로운 과제와 근본적인 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고르바초프의 낙관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페레스트로이카는 실패하고 말았다. 말하자면 소련이 붕괴하지 않고서는 그런 거대한 변화는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가진 대담에서 “미국 경제 리더십 갱신(Renewing American Economic Leadership)”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가 왜 경제리더십 갱신을 말했을까?

그의 발언은 “미국의 전략적, 경제적 사고의 심오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지적했다. 미국이 수십 년 동안 해온 것들의 상당 부분이 잘못됐다는 고백이다. 따라서 고통스럽지만 개혁의 시급함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교훈이 말해 주듯,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과 그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고통스러운 교훈을 습득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자칫 무리한 수단이 동원되는 등의 큰 부작용이 내재되어 있다.

* ‘기존의 워싱턴 컨센서스(Old Washington Consensus)’의 실패

지금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국제 경제 독트린(outline of the Biden administration’s international economic doctrine)”의 개요가 도마 위에 올려졌다.

지난 40여 년 동안 미국의 강력한 '자유시장 경제정책'에 대한 강력한 거부였다. 설리번은 “시장이 항상 자본을 효과적으로 사회적으로 최적화된 방식으로 활동한다는 아이디어에 제동”을 걸었다. 즉 “과도하게 시장 효율성을 명분으로 전략상품의 전체 공급망과 이를 만든 산업 및 일자리가 해외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무역자유화가 미국이 일자리와 능력이 아닌 상품을 수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정이 있었지만 반드시 그렇게 되지 않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실물경제(real economy)보다 ‘금융부문’을 선호하는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어느 나라든 혁신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미국은 그러한 혁신 역량 측면에서 산업역량(industrial capacity)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설리번은 이어 “경제통합(economic integration)으로 인해 국가들이 본질적으로 서구의 정치적 가치를 채택할 수 있다는 개념에 근거한 국제경제정책의 많은 부분이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제 통합은 중국이 이 지역에서 군사적 야망을 확장하는 것을 막거나 러시아가 민주주의 이웃 국가들을 침략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서 “특히 차이나 쇼크는 적절하게 예상되거나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문제들 위에 두 가지 새로운 도전이 있다”면서 우선, 기후 위기와 경제적 불평등. 둘째는 부분적으로 이전의 경제적 사고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경제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경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낙수 경제(Trickle-down economics), 노조 탄압(labor union squashing), 감세(tax cuts), 규제 완화(deregulation), 기업 집중(corporate concentration) 등 강력한 자유 시장 사고( free-market thinking)의 산물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 모든 요소들의 결합된 결과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민주주의 안정을 위태롭게 했다. 설리번은 산업 정책의 복귀를 포함하여, 이러한 새로운 현실을 고려한 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뉴라이트(New Right)’라고 불리는 집단은 지금까지 이단적인 경제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컴퍼스(American Compass)에서 산업정책에 초점을 맞춘 저널 아메리칸 어페어스(American Affairs)에 이르기까지 지난 몇 년 동안 그러한 변화를 옹호해 왔다.

설리번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는 건설, 생산 및 혁신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한 것을 향한 첫 번째 단계는 현대적인 미국 산업 전략을 통해 미국 내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산업정책이 말 그대로 사라졌지만, 관행은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하나의 예로 들었다.

전반적으로, 설리번의 대담은 특히 미국 내외 경제 상황과 현실의 변화에 비추어 볼 때, 경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설리번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일 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개혁 노력을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않더라도 좌절시킬 세 가지 주요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첫째, 이 새로운 경제 정책의 대중적인 이름인 “뉴 워싱턴 컨센서스(New Washington Consensus)”는 오래되고 자유시장 지향적인 기존의 ‘워싱턴 컨센서스(Old Washington Consensus)’를 명확하게 언급하며, 현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포기하는 데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서구 정책계(Policy Circle)에서 더 광범위한 문제의 징후로, 과거의 영광에 기대지 않고 사회에 대한 전향적 비전을 표현하고 정당화할 수 없다. 경제 개발 프로그램을 “(여기에 국가/지역 삽입)을 위한 마샬 플랜(Marshall Plan for [insert country/region here])”, "녹색 뉴딜(Green New Deal)," 중국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긴 전보(Longer Telegram)” 등 서구의 정책 결정이 지적(知的)으로 지치고,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적어도 여기에는 광범위하고 심각한 개혁이 언제 위태로운지에 관한 상상력의 실패가 있다.

둘째, 바이든 행정부와 더 광범위한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말하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의도에 대해 설리번의 발언은 정직하지 않다. 설리번은 미국이 ‘다차원적으로 중국과 경쟁하고 있지만, 우리는 대립이나 갈등을 찾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감 있게 경쟁을 관리하고 가능한 한 중국과 협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설리번의 입장과 암묵적으로 행정부의 입장은 토드 앤 터커(Todd N. Tucker)와 같다. 터커는 ”우리는 중국의 성장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발전과 다른 사람들의 발전은 세계와 안정에 좋다“고 말했다.

이것은 속이 빈 것 같다. 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반도체에 대한 상당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상무부를 통해 수많은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지나 러몬드(Gina Raimondo) 미 상무부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혁신 속도를 늦추기 위해’ 유럽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거는 구호 즉 신자유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워싱턴 켄센서스 개념을 도입하겠다면서 실제로는 잘 안다는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압박해 중국포위망 구축을 명분으로 미국우선주의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 그 사이 동맹국들은 상당한 피해를 보아야만 하는 미국의 야누스의 얼굴(face of Janus)을 볼 수 있다.

관찰자들은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자유롭게 도용하고, 현재의 무역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남용하는 중국의 현재 접근 방식과 대조적으로 설리번의 설명에 따라 ‘건강한 경제 경쟁’을 추구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 스파이와 지식 절도는 차치하고, 현실적으로 미국이 잘 알고 있는 ‘지경학적 경쟁(geoeconomic competition)’의 게임 규칙 외교정책 칼럼니스트 아담 투즈(Adam Tooze)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중국과의 경쟁에 대한 연설을 분석하면서 핵심적인 관찰을 했다.

투주는 옐런 장관의 명목상 명시된 입장(그리고 암시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요약하면서 “강하고 자신감 있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미국의 국가안보시설이 있는 모든 분야를 제외하고는 중국의 경제 및 기술 현대화를 방해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국가안보시설이 있는 모든 분야”라며 모든 것을 정해놓고, 뒤에서는 ‘방해할 이유가 없다“는 상호 모순을 이야기하며 ’포용의 미국 이미지‘를 심으려 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본질적인 국가 이익의 존재로 정의하고 있다. 이것이 위선이 아닌 다른 것이 되려면, 미국이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술, 산업 능력, 무역이 경제적, 기술적 현대화에 부수적인 것인 골디락스 세계(goldilocks world)에 살고 있다고 상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은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갖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미국이 주도하는 단극 세계 질서의 제한적인 축소를 현실적으로 필요로 하는 고통스러운(그러나 필요한) 개혁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동시에, 어떻게든 다극화의 전망에 한 치의 양보도 거부한다. 이것의 실현 가능성은 미해결 문제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설리번의 발언이 미국의 여러 경제 문제와 도전을 해결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그러한 변화가 미국의 현재 정치적, 사회 경제적 맥락에서 현실적으로 달성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워싱턴의 반응의 광범위한 구조적 경제적 영향을 고려할 때, 이제 회의적이다. 미국의 입지는 예전보다 훨씬 약해지고, 국내 정치적 통합은 지난 3년간 약화돼 왔다.

스웨덴 작가 말콤 카유엔(Malcom Kyeyune)이 언급했듯이, “정치 시스템에 가장 위험한 시기는 수년간 다가오는 위기를 무시하고, 마침내 움직일 수 없는 벽에 기대어 광범위한 개혁을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시기”이다.

정치적 혁명이 가장 일어나기 쉬운 곳은 바로 여기다. 프랑스 혁명, 청 왕조의 몰락 또는 소련의 붕괴가 사례이다. 미국 주도의 질서를 수호하는 수호자들의 현재 대의명분인 우크라이나 전쟁도 유사한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마이단 혁명(Maidan Revolution)은 정치적으로 파산한 야누코비치(Yanukovych)정권이 국가의 경제를 구하려 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에 상당 부분 발생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2014년에 "23년간의 무능한 경제 운영의 유산"이라고 묘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사회,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개혁(Perestroika)될 수 있을까 ?

정책 입안자들이 마침내 미국의 문제가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보여주었듯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의 다양한 수준에서 참여해야 한다.”

미국의 군수 산업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1) 생산성은 제공하지 못하면서, 현재의 금융 패러다임에서 부자가 된 주요 원청업체들이 고통스러운 조정에 개방될 수 있을까?

(2) 미 육군은 해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예산이 삭감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것인가?

(3) 다양한 국회의원들이 정말로 그들의 지역구에 있는 불필요한 기지, 공장, 그리고 다른 일자리를 생산하는 시설들을 폐쇄하는 것에 찬성표를 던질 것인가?

(4) 영향력 있고 언론에 정통한 유형을 포함한 수백 명의 전직 고위 군 관리들이 재정적으로 필요한 그들의 수익성 높은 컨설팅 활동의 종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5) 가장 우려되는 것은 비영리 단체와 더 넓은 미디어 공간(언론과의 관계)은 어떠한가?

아전인수(我田引水), 이기주의(利己主義), 미국 자본주의의 부정적 측면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질문들이다.

* 시간

현 시점에서 미국의 산업전략을 구현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진단이다.

여전히 부유하고 강력하지만, 미국은 내부 정치적 분열, 다수의 외부 도전자들, 그리고 아마도 가장 걱정스럽게도, 급진적이지만 국가의 국내외 경제독트린에 변화가 필요한 어떤 종류에도 단호한 노선을 취할 강력한 내부 이익에 직면해 있다.

2024년 선거 이후 잠재적인 후임 행정부의 노력은 말할 것도 없다. 정책 입안자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을 해결하고 그 영향을 파악하지 않으면 프랑스 군주국처럼 언젠가는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지붕에서 타일이 던져질 위험이 있다. 이는 다음에 일어날 수 있는 섬뜩한 전주곡일 수 있다. 비록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은 미국이나 일본에 너무 의존하는 바람에 ‘주권국 한국’의 경제정책이나 안보정책, 문화정책 등이 흔들리고 있으며, 좌충우돌의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우를 범하고 있는 지 뒤돌아 볼 때이다. 시간은 영원할지 모르지만, 국가 패망의 시간은 의외로 짧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