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알고 보니 강경보수? 좌파 언론이 놀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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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알고 보니 강경보수? 좌파 언론이 놀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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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얼마 전 신문을 들춰보다가 흥미로왔던 게 경향신문의 한 칼럼이었다. 우리가 미쳐 보지 못했던 대선후보 윤석열의 숨은 실체를 대목을 좌파 언론이 나름 짚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뭐냐? 그 신문의 편집인이란 직책을 가진 '양권모'라는 사람이 쓴 칼럼 '윤석열의 우파 본색'이었다.

편집인이란 자리는 뭐냐? 일반인들은 좀 낯설텐데, 신문사에서 야전사령관 격인 편집국장보다 더 직급이 높은 게 실은 편집인이란 자리다. 즉 그 회사의 신문제작을 총괄하는 위치로 말하자면 국방장관 격이다. 편집국장은 육균총참모총장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실권이야 야전사령관이 편집국장이 더 많겠지만 그래도 편집인 중요한 직책은 직책이다. 어쨌거나 그의 칼럼은 쉽게 말하면 이렇다.

윤석열은 그동안 좌파가 생각했던 것 그 훨씬 이상으로 강경보수, 강경우파의 이념을 가지고 있고, 그게 전술전략의 문제이기보다는 아주 오래된 신념의 차원이기 때문에 앞으로 대선과정에서 좌파가 충분히 경계하고 또 경계하자는 얘기다. 사실 그건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리보는 그런 사안이다. 우리 같은 강경 자유우파가 볼 때는 윤석열이 좀 미흡한 국가관을 가진 것처럼 보이고, 좌파에 대해 동조적인 대목이 불만스럽다. 하지만 외골 좌파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볼 때는 “어? 윤석열이 저렇게 강경우파였어? 큰일이네?”하고 제법 놀라는 척을 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그 칼럼은 윤석열을 좌파 쪽으로 길들이기를 은근히 시도한 것도 눈에 보인다. 아무튼 이번에 새로 보니 윤석열은 자유우파에 대한 나름의 뚝심이 없지 않아 보인다. 경향신문은 이번 윤석열의 대선 출사표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타도를 향한 격문”으로 보고 있다. 그것도 맞는 소리다. 사실 문재인 정권을 “국민약탈 권력”으로 규정한 것도 그랬고, 독재라고 때렸으며, 역사의 죄를 지었다는 식으로 강력한 용어를 통해 비판했다. 그걸 경향신문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핏빛 언어”라고 까지 언급했는데 좀 심하지만, 저들이 받았던 충격의 강도를 보여준다.

어쨌거나 윤석열은 정치 진입을 알리는 첫 목소리에서 “진짜 보수가 맞느냐”는 세간의 의구심 앞에 자유의 깃발을 펄럭이며 “나는 보수다”라고 당당히 선언한 셈이라는 지적이 그 글이다. 그리고 우리가 미쳐 스쳐 지가갔던 실제 윤석열의 자유민주주의 신봉을 그가 최근 해왔던 연설문을 분석해서 보여줬는데, 그 자유주의 신념이 뿌리가 깊다는 걸 재확인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법 집행 역량을 더 집중시켜야 한다”(2019년 7월 검찰총장 취임사)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다”(2020년 8월 신임검사 신고식)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3월4일 검찰총장 사퇴의 변) 즉, 이번에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이다”(6월29일 정치참여선언문)라고 하기 전에 그는 자유의 전사였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보면서 저는 그렇게 왜곡된 시각을 가진 경향신문을 한탄을 했지만, 이번에는 어떤 발견을 한 느낌이었다. 윤석열은 어쩌면 강력한 우파의 숨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구나 싶어서 가슴을 쓸어내렸던 것이다. 사실 2019년 7월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도 그의 정치 성향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이 '코드 인사'를 집중 문제 삼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어에 나섰는데 이게 흥미롭다. “사회의 점진적 변화를 중시하고, 주적은 북한이고, 국가보안법도 필요하고 그렇다는 식인데, 그건 실질적으로 평가하면 보수 쪽에 가깝고 문재인의 성향과는 오히려 먼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 질문에 웃음으로 대신하려는 윤석열에게 백 의원은 한 번 더 묻는다.

“본인의 성향이 민주당이나 문 대통령과 일치하는 건 아니죠?” 윤석열의 대답은 간명했다. “그렇습니다” 빙고! 바로 그 대목이다. 그게 윤석열의 신념일 것이다. 사실 지금도 저는 헷갈린다. 윤석열은 경향신문 지적처럼 강경우파일까, 아니면 우리의 걱정처럼 좌파 기회주의자일까? 어땠든 경향신문 칼럼은 그래서 의미가 없지 않다. 한 신문은 그를 두고 말은 우파처럼 하고, 행동은 좌파처럼한다고 하는데, 실은 윤석열의 실체 검증은 이제부터다.

※ 이 글은 9일 오후에 방송된 "윤석열 알고 보니 강경보수? 좌파언론이 놀란 이유"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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