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창당을 포함해 기독교 정치 가능한가?
정당 창당을 포함해 기독교 정치 가능한가?
  • 조우석 주필(평론가)
  • 승인 2021.06.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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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상식이 하나 있다. 종교는 정치에 비판하거나 간여할 수 없으며, 혹시 간여를 하더라도 어떤 선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많은 이들은 그게 올바르다고 굳게 믿고 있고, 때문에 기독교 정당을 창당하려는 시도 자체를 숫제 정신나간 짓이라고 본다. 자, 그게 맞는 소리일까? 결론을 미리 말하면 그건 미신이다. 미신도 거대한 미신이고, 한국정치발전을 가로 막는 엉터리 같은 소리다. 그건 비신앙적이고, 비신학적이다라고까지 단언할 수 있다. 그걸 모른 채 현실의 모순과 고통을 외면한 채 우리는 그저 기도만 올리자는 교회가 상당수다. 실제로 그런 문제가 종종 교회 내부의 갈등으로도 번진다.

목사는 설교 중에 부정의한 권력을 비판하면, 그게 못마땅한 교인들이 우르르 떼를 지어 교회를 떠나간다. 이런 상황에서 목사 자신이 겁을 먹은 채 교회를 핍박하는 문재인 정권, 코로나 방역을 핑계로 대면서 예배를 금지시키는 그 막가파 정권의 짓거리를 비판하지 못한다. 교인들 중 상당수가 나라가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상관없고, 좌로 가든 우로 가든 모르겠고, 기독교는 그저 딱 중립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들이 믿는 구석이 있는데 그게 바로 대한민국 헌법 20조에도 등장하는 정교분리란 말이다. 정치와 정교는 칸막이가 되어있는 게 맞고 때문에 교회가, 기독교가 너무 깊숙이 정치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뜻으로 저들은 해석한다.

타락한 불법의 권력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파괴하고 허물려고 하는데도 저들은 천하태평인데,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 지금이다. 이런 국면에서 <목사가 왜 욕을 해?>라는 멋진 책을 펴내신 전 총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는 상식을 깨는 발언을 했다. 지난주 방송에서 소개한대로 정 총장은 정교분리란 "교회가 정치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게 아니고 거꾸로가 맞다고 일러줬다. 본래 토마스 제퍼슨 미국 3대 대통령은 정부가 교회를 멋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뜻으로 정교분리란 말을 썼다는 것이다.

실은 이 문제는 조금 정교한 검토가 필요한데, 헌법 제20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로 되어 있으니, 그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원칙 선언이다. 다만 제2항이 문제인데,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로 되어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교회 안팎에서 영향력이 큰 정동수 목사(인천 사랑침례교회)도 정교분리란 국교(國敎·국가종교)를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뜻한다고 새삼 말한다. 즉, 토마스 제퍼슨 말이 맞다는 쪽이다. 즉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면 안되고, 때문에 종교자유를 보장하려고 만든 게 그 조항일 뜻인데, 단 소수의견이 일부 없지 않다.

그 조항은 종교단체에 대해 정치개입 금지를 선언하는 의도로 제정했다는 얘기다. 단 그건 소수의견일 뿐이다. 토마스 제퍼슨 말이 다수설이고, 교단체에 대해 정치개입 금지를 선언하는 의도로 제정했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소수설일 따름이다. 자 그래서 문제다. 실은 오해와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게 우리 헌법이다. 현행 헌법 제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했는데, 이건 국교 불인정과 함께 종교단체에 대해 정치개입 금지를 동시에 주문하고 있다. 다분히 서로 모순된 말을 한 문장에 써놓은 것이고, 그래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즉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말은 그야말로 사족일 따름이다.

때문에 이 규정을 앵무새처럼 외우면서 교회의 탈정치를 말하는 건 권력의 요구에 순응하는 바보짓이다. 그걸 잘 아는 좌파는 이 조항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 지난해 초 전광훈 목사를 구속하라는 국민청원을 진행하면서 헌법 제20조 2항의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을 들고 나왔던 것이다. 저들은 이 조항을 들먹이면서 전 목사와 한기총이 바로 이 헌법 조항을 어겼으니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는데, 그건 코미디 중의 코미디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인데, 왜 그럴까? 쉽게 말해 가정과 사회의 확대가 국가다. 즉 정치는 어떤 특이한 제3의 영역이 아니다. 정치는 나라 살림이고 우리 삶을 규정하는 모든 것이므로 당연히 국민 자신이 나서서 챙겨야 하는 게 맞다.

그래서 모든 국민은, 기독교인이건 불교도이건 정치에 대해서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사실 미국은 한국 교회와 달리 현실 정치에 민감하고 교회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성도들을 독려한다. 왜 그런가? 미국을 세원 건 기독교인이었다. 그들이 국가를 세운 것 자체가 신앙의 연장이자, 고도의 정치적 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자기들의 자유 헌법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자유, 정의, 복지 이런 모든 고귀한 가치들을 다 집어넣었다. 이 가치가 제대로 굴러가는지를 따져보기 위해 정치에 뛰어드는 건 너무도 상식에 속한다. 어떠신가? 이런 명백한 사실 앞에 크리스천들이 정치적인 문제에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엉터리 주장은 너무도 어리석거나 사악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정당 창당을 포함해 기독교 정치는 무조건 정당하다.

사실 한국의 전통은 그것이었다.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故한경직 목사는 1945년 9월 신의주제일교회 윤하영 목사와 더불어 '기독교민주당'을 창당했다. 그건 남북 통틀어 최초의 정당으로 꼽힌다는 걸 차제에 유념해두자. 그렇다면 한국정치가 이렇게 퇴행하고 타락한 것은 자유우파 세력인 기독교가 정치를 외면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자, 오늘 얘기의 결론이다. 현실과 종교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으며, 때문에 쉽게 칸막이할 수 없고, 따로 떼어놀 수가 없다. 훌륭한 신학자일수록 그걸 보여준다. 그 점잖으신 정성구 전 총신대 총장의 책은 그래서 소중하다. 반복한다. 정치와 종교는 칸막이처럼 나뉘어져있다는 정교 분리란 그야말로 헛소리다.

※ 이 글은 22일 오후에 방송된 "정당 창당을 포함해 기독교 정치 가능한가?"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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