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실체 드러내는 윤석열의 대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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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실체 드러내는 윤석열의 대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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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많은 이들이 윤석열의 아킬레스건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처가 문제이고, 또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 문제다. 처가 문제는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를 둘러싼 논란이라는 걸 여러분이 잘 아실텐데,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윤석열 자신도 이 문제로 전전긍긍하겠지만, 부인 김건희씨가 과연 룸살롱의 쥴리였는지 여부나, 법정구속된 장모의 진실 여부는 그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그를 괴롭힐 것이다. 물론 이보다 더 크고 중요한 게 박근혜 대통령 문제다. 문재인 정권의 칼잡이로 활동하며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구속 수감시킨 악연은 결국 윤석열 그 자신이 풀어야 할 매듭이다.

자신이 문재인 수하의 정치하청업자가 아니었음을 어떻게 설득력있게 말할 것인가, 그래서 자유우파의 마음을 어떻게 되찾을까는 난제 중의 난제다. 그런 그가 지난 주 대권 선언을 했는데, 유심히 지켜보니 그의 출마 선언문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점수를 주면 A는 다 못 줘도 A마이너스는 줄 수 있다. 물론 문재인의 연설문을 짜깁기했고, 이병박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이리저리 조합한 흔적이 보이지만, 어떻게 하냐? 그걸 참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자기만의 목소리를 섞고 결정적으로 윤석열만의 스탠스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 점에서 아직은 부족함이 눈에 뜨인다. 그래도 윤석열 평가에 인색할 필요는 없는 분명한 것은 한 가지다. 그가 최소한 종북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건 좋다.

단 안타까운 것도 있는데, 그가 과연 우리가 원하는, 우리가 기대하는 자유민주주의자인가 하는 문제인데 거기에서 조금 멀어보인다. 그래서 고민이 싹 뜬다. 그는 중도실용주의를 표방했던 이명박 같은 엉거주춤한 대통령, 그래서 좌파의 노리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역주행을 수정하고 뒤집는 정책을 구사하는 뚝심을 우리는 볼 수 있을까? 그게 내내 걱정스럽다. 윤석열이 8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뒤덮은 좌파이념의 방사능 낙진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정치인, 대한민국 대청소를 해줄 지도자를 기대하지만, 그렇긴 힘들다는 얘기다.

사실 지금 윤석열의 대권전략만 봐도 그러한데 그는 중도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유우파의 깃발을 높이 들다가 좌파에 밉보여 골프공을 얻어 맞기보다는 좌와 우를 모두 품에 안는 제스추어를 하며 표를 끓어모으겠다는 것이다. 그걸 다시 암시한 게 지난 1일 김대중도서관 방문이었고, 이틑날인 2일 오전 김영삼도서관 방문 그리고 그날 오후 박정희기념관을 연쇄 방문한 것이었다. 좌파에 허리 숙여 아부를 하면서, 우파에는 시늉만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불편부당의 자세를 취하는 게 남는 장사이고, 그게 득표에도 유리하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식의 말을 자주하는 것도 그 영향이다.

하지만 내가 볼 때 공허하다. 대한민국의 우선순위가 뭔지를 파악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대통령이 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처럼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캐치프레이즈 정도를 내걸 수야 있겠지만, 바로 좌파의 공세로부터 바로 꺽일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걱정이다. 사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 두 분은 청와대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그걸 흔들어대는 좌파의 역공세를 막지 못해 끝내 임무완수에 미흡했다는 점이다. MB 집권 단 몇 개월 직후 일어났던 게 광우병 파동이란 평지풍파가 아니었느냐? 그 전투를 치르며 MB는 반신불수가 됐다는 걸 우린 다 안다.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사고를 이용해 좌파는 박근혜를 이른바 국정농단이란 걸 들고 나와 와해시키는데 성공했다.

때문에 우린 물어봐야 한다. 내년 3월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설혹 성공한다해도 대통령직 5년을 다 채울 수 있을까? 그것부터 걱정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 좌파의 농간에 임기 채우는 것조차 힘든 과제가 될 것을 경계해야 한다. 더욱이 민주당 세력이 여의도 국회 180석을 쥐고 있는데 그 반대쪽에 있는 대통령으로서 최소한 임기 절반인 2년은 식물대통령 노릇을 피할 수 없다. 실론 큰 문제다. 때문에 임기초에 해야할 개혁은 거의 불가능한 조건이다. 윤석열이 아니라 그 누굴도 기득권세력에 둘러싸여 내각제 개헌 제안 등에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고 끝내 포위될 가능성이 높다.

자, 오늘 방송 결론이다. 지난 DJ-노-文로 이어지는 시기 30년 동안 한국사회는 전반적으로 좌향좌가 깊숙하게 진행돼 왔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대한민국 대청소를 다해야 하는데 그런 작업에 윤석열이 과연 적합할까? 우린 지금 그걸 점검해보고 있는데, 윤석열 검증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단 그에게 희망은 있다. 지난 주말 윤석열은 이재명의 현대사 인식을 아주 세게 들이받고 나왔다. 좋은 조짐이다. 그가 이렇게만 해준다면 우리의 지지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 이 글은 5일 오전에 방송된 "서서히 실체 드러내는 윤석열의 대권 전략"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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