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박정희論 왜 엉망진창 헛소릴까?
이준석의 박정희論 왜 엉망진창 헛소릴까?
  • 조우석 주필(평론가)
  • 승인 2021.07.2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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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존경하는 정치가를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경제발전을 선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후 독재자의 길로 나아간 것은 다소 유감"이라고 다소 유보적인 언급을 덧붙였는데, 여러분 이미 잘 아시죠? 그가 일본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얘기인데, 이걸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다. 저는 두 가지로 말하겠다. 일단 보수정당의 당 대표 신분으로서 박정희를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당연하고 더욱 그가 30대 나이라서 고맙기도 한데, 그러나 밝히지만 그의 발언이 100점짜리는 못된다.

나는 점수를 주면 70점 정도를 주겠는데, 그럼 어떻게 말했어야 100만 점을 다 줬을까?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을 함께 언급했어야 했다. “주저없이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박사와 함께 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준 박정희 대통령 두 분을 존경한다” 그게 맞다. 왜 그 일본 기자의 질문은 이준석 개인의 취향을 묻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당신이 대한민국 보수정치의 맥을 이을 사람으로 어떤 국가 정체성을 갖고 있는가하는 중요한 질문이었다. 사실 이준석은 1개월 전 당 대표가 된 직후 현충원을 찾아서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의 묘소를 찾아가서 “나라의 기틀을 다진 분들”이라고 두루뭉수루 언급했던 사람이다. 이게 뭐냐?

그의 머리에 이승만은 김대중 김영삼 등과 함께 도맷금으로 입력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준석은 지난 10년 연구 붐이 일었던 이승만의 위대함을 거의 모른다는 얘기다. 최악의 경우 혹시 그 당 원내대표을 지냈던 주호영처럼 “6.25때 서울 사수하겠다고 먼저 도망간 사람”으로 알고 있진 않을까? 그걸 가능성이 없지 않다. 자, 이승만을 모른다쳐도 박정희 대통령을 언급한게 어딜까? 그러나 나는 그가 박정희도 거의 잘 모른다는데 한 표를 던진다. 근거가 있다. 이준석, 그는 보수 정당 대표가 취임하면 빼놓지 않고 들리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지 않았던 거의 첫 번째 사람이다.

이게 우연일까? 그걸 리 없다. 그는 그 대신 독립운동가 묘역인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은 걸로 퉁을 치고 말았다. 이제 뭐가 잡히시는가? '그걸 잘 아는 한겨레신문이 엊그제 이준석이 왠일로 박정희를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꼽았을까?'라고 대놓고 비웃었던 배경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이준석에게 서운한 게 하나있다. 자신이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면서 “그후 독재자의 길로 나아간 것은 다소 유감"이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이게 뭐냐 이상하냐고?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아닌 건 아니다. 그거야말로 엉터리 역사인식일 뿐이다. 멋지게 말해 분절적 역사인식이다. 그건 비유컨대 밥 따로 국 따로의 따로 국밥 식 이해일 뿐이고, 그 따위로 알면 현대사의 핵심을 짚는데 백발백중 실패할 뿐이다. 엊그제 좌빨 이재명과 이낙연이도 박정희 평가를 둘러싸고 충돌했는데, 그때 이낙연도 ”박정희는 산업화를 이뤘지만, 인권탄압을 했다“고 말했다. 그게 이준석의 따로 국밥 식 이해와 뭐가 다를까? 모두 웃기는 소리다. 그럼 박정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의 경제개발은 좋았지만, 유신 선포 이후 독재자의 길을 걸었다고 말한다.

그게 바로 대표적 잘못이다. 나는 오늘 단언하는데, 유신은 독재자의 길이 아니고 박정희 정치의 완성을 뜻한다. 그게 매우 매우 중요하다. 유신이 없었더라면, 대한민국의 오늘도 없겠지만, 박정희는 단순한 쿠데타 지도자 정도로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저는 본다. 다시 말해 유신은 제2의 5.16거사였고, 박정희가 꿈꿨던 경제혁신, 국가체제 정비의 최대 승부수라고 봐야 한다. 즉 유신에 박정희 사상의 진수가 들어있고 그의 꿈과 비원이 담겨있다. 그걸 모르는 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바보란 뜻이다. 즉, 박정희가 1970년대 초반 국내외 위기 속에서 유신 선포 없이 대통령 임기만을 다 채운 뒤 내려왔더라면 그는 정말 평범한 정치인으로 그쳤을 것이다.

이런 말 처음 들어보셨을텐데 실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인보길, 지금 뉴데일리 회장이 저에게 해줬던 명언이다. 10년 전 그 말을 듣고 그야말로 머리가 띵했다. 즉 이 나라 정치학자들이 모두 정치학개론 수준의 정치학을 하느라고 미처 못했던 말이 그 말이고, 좌빨 눈치 보느라고 못한 말이 그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 오늘 이준석이 알아야할 건 경제개발 따로, 유신 따로가 아니다. 그리고 유신은 독재니 뭐니와도 상관없이 방어적 민주주의의 실천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방어적 민주주의가 맞다.

방어적 민주주의, 그건 구 서독이 그렇게 해서 성공했고, 지금도 그렇게 한다. 그렇다. 이준석은 매력도 있지만 문제도 있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내가 당 대표 된 걸 감옥에서 보며 위안이 됐길 바란다”라고 말했던 사람이 그 친구다. 그게 말이냐 방구냐? 누구 말대로 인간적 예의가 아니고 패륜 그 자체다. 부디 이 나라 야당 대표가 사람 수양부터 좀 하길 바라고 차제에 현대사 공부 더 하길 원하며 오늘 방송을 마친다.

※ 이 글은 20일 오전에 방송된 "이준석의 박정희論 왜 엉망진창 헛소릴까?"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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