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팬데믹’의 세계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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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의 세계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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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그룹에 미국이 보이질 않는다
-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가 자유주의를 분리시키고 있다
- 오로지 바이러스만 ‘세계화하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다
- 세계화와 고립주의의 대결
- 팬데믹 이후의 전환점
- 일부 국가 : 코로나19를 권력 장악의 도구로 이용
우리는 개인, 공동체, 국가, 국제적 요구를 고려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윈-윈 전략(win-win strategies)을 찾는 비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문제에 대한 지역적 해결책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해답을 창출하는 민간과 공공의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
우리는 개인, 공동체, 국가, 국제적 요구를 고려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윈-윈 전략(win-win strategies)을 찾는 비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문제에 대한 지역적 해결책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해답을 창출하는 민간과 공공의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

미국의 시대 이후, 또 자유진영세계 질서 이후의 세계 질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마르완 비샤라(Marwan Bishara) 알 자지라의 정치 분석가는 20(현지시각) ‘오피니언란에 이 같은 질문으로 글을 기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유행한 이후 세계는 역사적인 전환기에 있으며, 다시는 (과거와) 같은 것이 없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느낌이 있다.

현실주의자들은 강한 국가의 재기, 민족주의의 부상, 미국을 희생한 중국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 그리고 세계화의 후퇴, 그리고 통합 유럽 내의 분열의 증가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걸쳐 대혼란을 일으키면서, 국가 및 지방 정부들은 전 세계적이고 국제적인 조치(global action)를 필요로 하는 전염병과의 전쟁을 지휘할 책임을 지고 있다.

사람들은 팬데믹이 끝나면, 세계의 각국 정부들은 포기할 수 있는 입법적 관리 감독이나 전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가운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정부의 권위를 확장하면서 정부 주위로 모여들게 할 것이다. <일부 국가들, 즉 헝가리, 폴란드, 터키 등은 이번 코로나19를 현 지도자들의 권력 장악(A Power Grab)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이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유엔 75년 역사에서와는 달리 세계적인 건강 위기(a global health crisis)"라고 지적하고, ”가장 강력한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에 대해 무기력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완 비샤라는 현재의 유엔 구조를 볼 때, 안보리의 침묵은 오히려 전화위복(blessing in disguise)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현재의 안보리가 통일적이고 더 건강한 세상을 위해 뿌리내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랍연맹(Arab League)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뿌리내리게 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G7, G20, EU를 포함한 다른 글로벌 거버넌스 기구들도 손을 뗐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그들의 가장 큰 기부자인 미국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때조차도 그들의 효용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생겨난 비공식 G2 특수 관계도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미국이 가장 많은 돈을 내는데도 중국의 편을 든다며, WHO에 내는 출연금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WHO를 극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또 세계화(globalisation)는 각국 정부들로 하여금 국경을 폐쇄하고, 여행 금지를 명령하며, 통행금지를 선언하도록 한 이 전염병의 확산에 따라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는 같은 일이 없을 것이라는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전염병에 대한 세계적인 대응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합의가 없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질문을 던진다. 전 세계적 유행병의 결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의 참신한 부산물로서 국가의 회귀(return of the state)와 민족주의의 도래(rise of nationalism)를 말하는 사람들은 주목받지 못했다.

국가와 민족주의는 다시 돌아오기위해 어디에도 간 적이 없다. 원래 그 자리에 위치해 있을 뿐이다.

실제로 탈냉전 시대에는 러시아에서 브라질, 헝가리, 인도까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보완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더욱 탄력적으로 성장했다.

동유럽인들은 더 국수주의적(nationalistic)으로 성장했고, 서유럽인들은 EU 프로젝트에 더 환멸을 느끼게 되었으며, 영국인들은 브렉시트(Brexit, 유럽이탈)까지 간 반면 미국인들은 점점 더 고립주의자(isolationist)가 되어, 포퓰리즘적인 민족주의자 도널드 트럼프(populist nationalist Donald Trump)에게 대통령 자리를 맡게 했다.

지구촌 남부의 국가는 수많은 전쟁과 격변에서 살아남았고, 중국과 러시아는 서구 주도의 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대항하여 국가 주권(state sovereignty)의 열렬한 옹호자가 되었다.

미국의 9.11 테러 이후, 전 세계에 걸쳐, ‘보안 상태는 새로운 세계 안보 환경의 지배 속에서 존재하게 됐다. 이와 병행하여 신자유주의 정책이 전 세계에 뿌리내렸듯이 시장국가(market state)’사회국가(social state)’를 희생시키며 확대되어 왔다.

그리고 두 가지 경향 모두 증가하는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부채질했고, 이는 다시 포퓰리즘적 민족주의의 상승을 부채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의 초국가주의(hyper-nationalist)와 반세계주의(anti-globalist) 과정의 부산물이자 가속적 요인이다.

2018년 유엔 연설에서 자유세계의 지도자는 유엔 회원국들에게 그들의 국가 주권에 대한 세계 지배의 위협에 대해 경고했고, 그들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접근법을 모방하고, 그의 나르시시즘적(narcissistic : 자기도취적)이고 지옥 같은 민족주의를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다.

미국은 그 후 국제 조약과 제도에서 벗어나고, 장벽을 세우고, 물리적이고 은유적이며, 국경을 폐쇄하는 등 국제적인 책임과 약속을 상당 부분 포기했다. 트럼프 이전에는 수십 년 동안 오직 미국만이 기후 변화든 무기 협약이든 진정한 전 세계적인 노력을 형성하고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제 그만을 외쳤다. 트럼프가 그랬다.

세계 최고의 초강대국이자 세계 자유주의 질서의 수호자인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세계 지배구조를 위태롭게 하고, 코로나 대유행에 대한 집단행동을 저해했다.

미국이 아닌 프랑스가 G7 회의를 소집해 대유행을 논의했고, 워싱턴이 아닌 리야드(사우디 수도)G20 회의를 소집하는 등의 현상이 벌어졌다. 그곳에는 미국은 없었다. 단지 여러 중 하나가 미국이었다.

책임 있는 글로벌 리더처럼 보이려는 중국의 시도는 무책임한 행동을 계속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실패하고 있다. 미국이 남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입하려 할 때, 그것은 오로지 세계의 이익이 아니라 중국만의 이익을 위해 개입한다.

중국이 초기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통제한 것은 큰 실수였다. 중국은 계속해서 글로벌 조직에 미미한 기여만을 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공여는 미국이 지불하는 돈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대표적인 사례다.

칼 빌트(Carl Bildt) 전 스웨덴 총리가 개탄한 대로 이번 사태는 포스트 미국 세계(post-American world)의 첫 번째 큰 위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G20은 사우디 왕세자의 손에, 백악관은 수년간 '미국 우선주의'라는, 그리고 모두는 홀로라는 트럼펫을 불었다. 오직 바이러스만이 세계화됐다.

지금은 세계화와 고립주의가 대립하고 있는 시대이다.

세계화의 종식이나 후퇴에 대해서는 희망적인 생각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들린다.

자본과 재화의 자유로운 이동과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으로서의 세계화는 확실히 살아있고 잘 되어있다. 세계는 다양한 정부가 취한 반()코로나19 조치(anti-COVID-19 measures)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역, 소통, 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날의 폐쇄된 국경과 여행 금지는 일시적 조치로서, 전염병이 감소하기 시작한 후 곧 해제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기술 덕분에,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육체적인 고립 속에서도 오늘날 훨씬 더 잘 연결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건강 지침과 해결책의 세계적인 표준화와 치료법과 백신을 찾기 위한 집단적인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노력이 진행 중이며,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 남아있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가들 간의 밀고 당기기 그리고 세계화는 지속되고 있으며, 대유행과 함께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갈림길에 있기 마련이고,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도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현재의 재난을 초래한 똑같은 길을 곧장 내려가는 것은 현실적이거나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다. 진정한 변화는 상향식 대중 운동(bottom-up popular movements)과 압력에서 비롯될 것이다. 하향식 정치적 지시(top-down political directives)와 기계는 아니다.

다가오는 세계 경제 위기와 수억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더욱 빈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염병이 지속된다면 대중의 분노, 인종주의, 종교적 편협성, 노골적인 신파시즘(neo-fascism)이 민심을 장악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전환기에서는 냉소적인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난 20년 동안의 극단적인 포퓰리즘, 민족주의 문화에 의해 이미 실행되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덜 개방적이고, 덜 자유롭고, 덜 번영하는 국가 시스템을 의미한다.

실제로 중국으로부터 인도,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인종차별과 편협함의 새로운 표현은 이미 더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공포, 그리고 그들의 건강과 경제적 불안감을 이용하는 것은 많은 대중들이 주저하지 않는 오래된 정치적 수법이다. 이것은 보안, 감시, 경찰 상태의 확대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미국),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나렌드라 모디(인도),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보우소나루(브라질), 시진핑(중국)과 같은 포퓰리즘 민족주의자들의 권력 통합과 재선도 세계의 미래에 미칠 파장은 광범위할 것이다.

마르완 비샤라는 트럼프 2기가 1기의 반복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리감에 찬 트럼프는 이미 권위주의적 성향을 보여 왔고, 미국과 그 너머에서 알고 있는 것처럼 민주주의를 종식시킬 것 같은 느낌을 풍기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지침(guide)이라면, 사람들도 왼쪽(진보진영)으로 돌아설 수 있다.

바이러스가 부유하고 더 많은 특권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가난하고 박탈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바이러스는 국적, 종교, 계급, 성별, 인종을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인식은 더 폭 넓은 인권과 연대를 필요로 하게 한다.

이는 점점 민영화되고 있는 시장 국가를 희생시키면서 사회 복지 국가(welfare state)’를 개혁, 민주화의 확장을 의미하며, 아마도 민간 기업을 방해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기본 수준에서 잘 사는, 널리 알려진 스칸디나비아의 모델(Scandinavian model)을 본보기로 삼을 것이다.

사람들이 지구촌의 건강과 지구건강은 분리할 수 없고, 지구 온난화나 지구 안보와 같은 유행병이 지구적 해결책이 필요한 지구적 문제라고 결론짓게 되면, 그들은 더 큰 국제적 연대, 보편적 접근, 집단적 전략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고립주의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필요하지만, 일시적인 전술로 보아야 하며, 고통을 완화하고 장기적인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세계적인 협력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개인, 공동체, 국가, 국제적 요구를 고려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윈-윈 전략(win-win strategies)을 찾는 비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문제에 대한 지역적 해결책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해답을 창출하는 민간과 공공의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

이는 그 변화가 상향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덜 권위주의적이고, 더 투명하고, 책임감 있으며, 민주적인 정부로 이어져야 한다. 그것은 또한 통계적 성장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욕구를 기업의 욕구보다 우선시 하는 보다 친환경적이고 공정하며 문명화된 기업들에 초점을 맞춘 보다 인간적인 경제(humane economy)를 의미한다.

무기 비축(arms stockpiles)과 주식 시장에 초점을 덜 맞추고, 인적 자본(human capital)에 더 많이 집중하는 정책을 의미하며, 브로커, 축구선수, 배우만큼 보람 있는 간호사, 교사, 과학자들까지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합리적인 개인도 세계가 덜 연결되고, 관광이나 무역만으로 더 잘 살고 있다고 믿지 않지만,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단순한 양적 노력보다 더 질적으로 만들어야 하며, 또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일치와 통합은 힘이라고 말하는 것은 상투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상투적인 말이 진실인 경향이 적지 않다. 마르완 비샤라는 글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뭐 어쩌겠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결국에는 괜찮을 것이다.(It is what it is. This too shall pass. It will be ok in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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