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국은 지고, 일본은 르네상스 시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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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국은 지고, 일본은 르네상스 시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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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반도체 전략 ‘해외 기업의 협력으로’ 산업 재흥(再興)
한국 반도체는 자칫 허물어질 수도 있다. 무너져버린 일본이 처음부터 이른바 다시 부흥을 시키겠다며 미국을 등에 업고 뛰는 사이, 한국은 잘 나가던 반도체를 더 이상 허물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대책이 절실한 때이다. 윤석열 정부의 각심을 촉구한다.

안보와 경제가 이제 한 몸이 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는 이제 안보라는 ‘경제안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시대가 됐다.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일본에서 반도체 관련 투자에 나서는 해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흐름을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재흥(再興)으로 연결해 나가겠다는 포부가 단단하다.

1985년 9월 미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달러 대비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절상을 유도한다는 내용이 핵심인 플라자 합의(Plaza Agreement)로 일본 경제는 서서히 무너져 내리면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고달픈 일본 경제가 이어져 왔다. 그 과정에서 세계를 호령하던 일본 반도체도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 뼈아픈 경험이 일본엔 있다. 미래의 먹거리 가운데 핵심적인 것이 반도체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국과 유럽, 한국, 대만에서 반도체기업들과 연구기관 7개사의 정상들을 불러들여 일본에 적극적인 투자와 일본기업과의 제휴를 요청했고,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간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으로서는 ‘잃어버린 30년과 고별’하는 계기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기회는 중국이라는 G2의 부상이 미국에 경각심을 심어주며 대(對)중국포위망 구축의 일환으로 미국의 반도체 초강국을 만들고, 일본에도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미일 반도체 동매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그 과정에서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민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일본이 반도체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는 동안, 한국의 반도체는 갈 길을 잃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반도체 장비업체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의 반도체 장비업체들을 육성하기보단 일본 업체를 들임으로써 한국기업의 성장을 사전 차단해버리는 결과가 내다보여 우려스럽다.

이미 반도체 위탁제조의 세계 최대수인 대만적체전로제조(TSMC)는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정부가 투자액의 절반가량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연산처리용 로직 반도체라는 첨단품 공장이다. 이번에 TSMC는 추가 투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일본에서 새롭게 최대 5000억 엔을 투입한다고 표명했다. 히로시마 현의 공장에서, 기억 매체가 되는 차세대 메모리의 개발이나 양산에 임한다.

일본에서는 국가가 주도해 도요타 자동차나 NTT 등이 출자한 신회사 ‘라피다스’가 회로 선폭이 미세한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간부가 일본에 온 미국 IBM 등은 라피다스에 대한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한국의 삼성전자도 일본에서 연구개발 거점 개설을 하기로 발표했다.

이 같이 해외 기업들이 일본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반도체 제조장비나 부재로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이 많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제조 장비는 도쿄 일렉트론, 부재(副材)에서는 실리콘 웨이퍼 대기업의 SUMCO 등이 세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강점을 살려 해외 유력 기업과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일본의 판단이다.

미-중의 기술패권 싸움 등으로 중요한 물자의 공급망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공급망은 미국이나 일본에만 중요한 게 아니다. 한국과 대만에도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분위기는 미국과 일본의 글로벌 공급망(중국 등 제외)에만 치중되고 있다.

중국이 보복으로 미국의 마이크론 제품 판매 금지를 정하자, 미국의 일부 인사들은 마이크론 대신에 한국 기업은 한국 제품을 팔지 말라는 강도적(强盜的)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화되면, 미국은 물론 일본의 반도체 부흥의 길을 넓혀주는 일이 될 수 있다.

한국이 앞길을 잃고 급한 대로 일본 소부장(소재-素材, 부품-部品, 장비-裝備)기업을 끌어들이며, 한국 기업이 서서히 힘을 잃고 가는 사이, 일본은 미국의 지원과 더불어 르네상스의 길을 걷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빈틈없는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반도체는 군수용도 포함하고 있어 공업제품에 빼놓을 수 없는 물자이지만, 생산능력은 대만과 한국 등에 집중해 첨단 반도체에 한하면 대만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생산 거점을 가진 기업이다.

일본에서는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각 회사가 공급망의 분산화를 모색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는 판단으로, 우호관계에 있는 국가와 지역이 협력하여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미국의 논리와 일치한다.

미국 투자와 일본 투자를 말릴 이유 없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이 한국이나 대만 업체를 선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약육강식(弱肉强食, laws of the jungle)의 법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미국의 한 의원은 대만 TSMC를 폭파해버려야 한다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경제적으로 한국은 일본과 밀착하면서 매우 중요한 중국과 러시아를 잃을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불구대천지수(不俱戴天之讐)라는 감정이 없을 리 없었던 36년이라는 일제강점기의 일본이라는 1개국을 얻고, 먹을거리가 풍부한 중국과 러시아라는 2개국을 잃어버리는 우(遇)를 범해서는 안 되지만, 상황은 그런 방향으로 보인다.

일본 반도체는 한때 세계에서 50%의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해외와의 경쟁에 패배했고, 지금은 첨단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거점이 없다. 일본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2조엔(약 18조 9,708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외자의 힘을 빌려 산업의 기반을 다시 세우는 것과 동시에 반도체 관련 인재육성에도 주력하겠다는 포부이다.

한국 반도체는 자칫 허물어질 수도 있다. 무너져버린 일본이 처음부터 이른바 다시 부흥을 시키겠다며 미국을 등에 업고 뛰는 사이, 한국은 잘 나가던 반도체를 더 이상 허물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대책이 절실한 때이다. 윤석열 정부의 각심을 촉구한다.

용인, 평택 등을 연결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며 2040년까지 300조를 투자한다는 거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러면서 이 반도체 단지에 일본의 소부장 업체를 끌어들인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그 클러스터에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고 있지 않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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