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RB의 빡센 긴축, 앞으로 신흥국에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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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RB의 빡센 긴축, 앞으로 신흥국에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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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국, 서방 선진국보다 인플레 퇴치 선제 조치
- 브라질의 경우, 미국 FRB보다 1년 3개월 빨리 기준금리 인상
- 신흥국, 인플레 억제 선제조치 이유 : 신흥국에 미칠 영향 미리 감지
- 코로나19 대유행, 기업들 불확실성으로 투자 보류
- 신흥국 ‘금융정책의 틀’ 개선 : 일관성, 투명성, 정합성 등 높아지고 있어
- FRB가 테이퍼링(tapering)언급, 신흥국들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 발생
- 신흥국, 상품 수출 대국들, 가격 급상승으로 혜택
- 요주의 : 향후 미국에서의 긴축이 신흥국에 큰 영향

서방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최근에서야 경기회복 추진을 한다며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퇴치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일부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 전환에 보다 일찍 착수했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0.75% 금리를 올린 것은 20213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같은 상승폭으로 인상하는 것보다 무려 13개월이나 빨랐다고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9일자 기사에서 지적했다.

선진국 재정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지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신흥국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에 신흥국은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엘비라 나비울비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1년 이상 전에 인플레이션은 언뜻 보기에 훨씬 더 지속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종을 울렸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 팬데믹)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한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러한 변화가 계속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불확실성에 의해 기업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투자를 보류하게 됐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신흥국들의 선제적인 인플레 억제 조치 단행은 선경지명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몇 개의 분명한 예는 있지만, 신흥국의 중앙은행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은 선진 중앙은행들보다는 더 존경을 받는 입장에 서게 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 개선되고 있는 신흥국 금융 정책의 틀

국제통화기금(IMF)이 책정한 새로운 지표(225개 기준에 근거함)에 따르면, 신흥국의 금융정책 틀은 개선되고 일관성, 즉 정책목표가 합리적인 목적에 부합하는지와 투명성, 다시 말해 스스로 행동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그리고 언행이 일치하는 지의 정합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은행이 산출한 바에 따르면, 신흥국의 2005~2018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선진국의 1990~2004년 것만큼이나 안정적이었다. 인플레이션이 통화 약세에서 받는 영향도 작아졌다.

신흥국이 인플레이션 퇴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신뢰도 향상으로 정책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아마도 신흥국의 중앙은행도 선진국과 같이, 통화 약세나 인플레 고공행진을 하나하나,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흥국은 FRB에 의해 결정되는 세계의 자본비용(capital cost)’과 세계의 상품가격(commodity price)’이라고 하는 지금까지 심할 정도로 걱정을 해온 두 가지 요소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동안 FRB가 금융정책을 쥐고 흔들면 신흥국들은 종종 혼란을 겪어 왔다. 예를 들어 2013년 버냉키 당시 FRB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tapering)을 언급하자,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튀르키예(옛 터키)에서 대량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양적 축소에 따른 시장의 동요(taper tantrum, 테이퍼 탠트럼)이 일어났다.

* 인플레 기대 안정으로 정책 자유도

반면 선진국에서는 양상이 다르다. FRB가 긴축을 하더라도 영국, 유로존,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통화가 하락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인플레이션율이 중앙은행의 목표를 장기간 상회할 것 같지 않은 한 통화 하락은 고려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유가가 오르면 생활비는 오른다. 그러나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가속화되는 스파이럴(spiral, 원가, 임금, 가격 등의 변동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으면 소비자물가 상승에는 제한이 있다. 어느 경우든 중앙은행은 일시적인 물가 상승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될수록 중앙은행에는 정책적 자유도가 높아진다.

신흥국 중앙은행은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 기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FRB가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 긴축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세계에서 금리가 상승했다.

게다가 신흥국들은 식료품과 기름 값의 가차 없는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신흥국의 소비자 지출에서 식료품이나 연료의 비중은 선진국보다도 높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남아시아 소비자물가지수(CPI)60% 이상을 식료품과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식료품과 연료의 가격 상승을 묵인할 수 있는 중앙은행도 있다. 한 사례는 태국 중앙은행이다. 인플레이션율이 급상승해도 속수무책으로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안정돼 있다며 경기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반면 멕시코,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은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금리를 인상해야 했다. 영국 조사회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이런 나라들이 선진국보다 먼저 손을 썼다고 지적한다.

이런 나라들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걱정될 정도로 상승하기 전에 긴축에 착수할 필요가 있었다. 선수를 치긴 했지만 물가상승률은 유난히 가파르다.

골드만삭스 측은 이번 신흥국 긴축 국면에서 FRB의 움직임이 예전만큼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테이퍼 턴트럼이 재발할 우려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다.

종횡무진 움직이는 외자가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대량 유출된 것이 한 요인일 수 있다. 게다가 중남미 등 FRB의 긴축 영향을 받기 쉬운 국가들 중 일부는 상품의 수출 대국이기도 해 상품가격 급등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 향후 미국에서의 긴축이 신흥국에 큰 영향

그렇다고 FRB의 긴축은 이제 막 시작됐다. 게다가 신흥국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통화 약세의 영향을 더 받기 쉬워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씨티그룹의 데이비드 루빈은 불에 가연물을 지피는 격이라고 말했다. 통화 약세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인플레이션이 불붙으면 통화 약세에 따라 가속도가 붙는다.

상품가격 급등으로 이미 가격 인상에 나선 말레이시아 카페는 링깃 약세에 빠질 것이다. 따라서 향후 대세는 FRB가 인플레이션 억제, 신용을 회복하고,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막기 위해 어디까지 긴축을 추진하느냐에 좌우된다. FRB가 신용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서야 할수록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신흥국들은 미국보다 훨씬 먼저 인플레이션 억제에 적극적인 매파로 돌아섰지만 일찌감치 빠져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2022년의 상황에 의해 신흥국 시장은 진보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 중앙은행에 완전히 신용을 둘 수 있는 것은 아님이 밝혀졌다. 미국에도 같은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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