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MBS의 ‘중국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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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MBS의 ‘중국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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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견제 등 독자외교 행보 가속화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왕세자 겸 총리 / 사진 : 공식 트위터 캡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왕세자 겸 총리 / 사진 : 공식 트위터 캡처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 겸 총리는 이번 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 기회를 포착, 중동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미국과 거리를 두는 독자적인 외교노선을 제시하려 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2년 12월 현재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관계는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러한 타이밍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의 뜻에 휩쓸리지 않고, 양극화된 세계 질서를 나름의 영향력으로 극복해보겠다는 사우디의 결의를 읽어볼 수 있다.

빈 살만(MBS)왕세자는 지난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자인 ‘자말 카쇼끄지’ 살해와 연루 의심이 됐지만, 이루 국제무대에 거리낌 없이 복귀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정책에 분노, 러시아의 고립화를 도우라는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해 석유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문을 일축하는 등 선명한 행동을 보임으로써 사우디의 위상을 한껏 높여보려는 분위기였다. 당시 MBS와 바이든 대통령이 ‘주먹인사’를 한 것이 세상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대대적인 환영하는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MBS는 아랍세계의 의욕적인 리더로서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에 맞춰 “중국-아랍 정상회의”도 개최한다.

조사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중동-북아프리카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아이함 카멜(Ayham Kamel)은 “사우디는 이제 경제적으로 필수적인 파트너인 중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전략적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걸프국가들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은 여전히 최선의 파트너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생명선인 탄소 이용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는 국가규모의 경제 개혁에 이바지하는 외교정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카멜은 “중국과의 관계 확대가 역효과를 내고,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위험은 분명히 있지만, MBS가 고집스럽게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한다.

빈 살만은 지난 3월 애틀랜틱지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오해를 받았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바이든은 미국의 이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우디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비판에 짜증을 냈다.

사우디 관영통신(SPA)도 3월 MBS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한편 사우디에는 대미 투자를 줄이겠다는 선택지도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과 사우디는 인권문제와 예멘 내전을 둘러싸고 원래 긴박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석유정책으로 인해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진단이다.

사우디는 중국과의 경제적 유대를 심화시키고 있다. 중국에 사우디는 최대 석유 공급업체다.

* 호화로운 환영회

사우디를 방문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환영회는 2017년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와 맞먹는 호화로운 것으로, 사우디와의 관계 복원을 목표로 한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의 서먹서먹한 사우디 방문과는 대조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공항에서 빈 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았고, 미국 군사산업용으로 100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왕세자로부터 받아냈다.

반면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을 두고 사우디를 사회적 왕따로 만들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 때 무함마드 왕세자와 악수를 하지 않고 주먹 인사만 했을 뿐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은 사우디 및 다른 아랍 국가들과 에너지 안보 투자에 관한 수십 건의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사우디와 중동 걸프 동맹국들은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미국이 우려하더라도 경제 및 안보 이익을 위해 파트너십 다양화를 계속할 방침이다.

애틀랜틱카운슬의 비상근 시니어 펠로우 조너던 풀턴(Jonathan Fulton)은 “MBS는 사우디가 많은 강대국에 중요하다는 것을 자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을 것”으로 보고 있다. MBS는 아마 미국에도 메시지를 보내고 있겠지만, 자국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더 신경 쓰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 복잡한 실타래 관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1월 30일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와의 전략적 관계가 우리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중동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존 앨터먼(JJon B. Alterman)은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는 대(對)미국과 비교해 훨씬 빠르게 확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계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사우디의 중국과의 관계는 복잡함과 친밀함의 양면에서 미국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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