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은 예고편…본편 시나리오는 딱 이렇다
김원봉은 예고편…본편 시나리오는 딱 이렇다
  • 조우석 평론가
  • 승인 2019.06.10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우석 칼럼 제98회

세상에서 가장 참혹한 현충일 기념사였다. 어느 나라이건 그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리면서 국민단합을 하기 위한 현충일, 영어로는 메모리얼 데이라는 게 있는 법이지만, 지난 6일 문재인이 했던 것처럼 국민을 모독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기념사를 하는 법은 없다.

김원봉은 6·25 때 김일성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자이고 때문에 그저 전범일 뿐이다. 그런 자를 국군의 뿌리라고 추켜세웠고 보수든 진보든 존경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으니 우리의 분노는 당연하다. 그러나 문재인이 노리는 궁극의 시나리오가 뭐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제대로 알자는 게 오늘 방송이다.

김원봉을 띄운 것은 손혜원의 선친을 독립유공자로 만들려는 장난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내가 아는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역시 문재인의 미친 역사관이 문제이고, 그걸 키워준 자궁인 국사학계 민중사관이 더 큰 문제인데, 저들이 함께 뭉쳐서 무슨 짓을 하려는가 하는 전체 그림을 들여다봐야 한다.

우선 왜 김원봉을 꺼냈느냐가 중요한데, 그는 백범 김구의 앙숙으로 일제시대 땐 임정 해체론을 펼쳤던 주인공이다. 그래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즉 지금 문재인은 한 손엔 민족주의자 백범 김구를 들고 있고, 다른 손엔 공산주의자 김원봉을 들고 있다. 이게 양손에 떡이다. 사실 김원봉은 골수 좌익이지만, 띄우기가 괜찮은 카드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김일성으로부터 숙청당했으니까 그런 사람을 애국자라고 속여먹으면서 대한민국이 끌어안자고 말할 명분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왜 김구를 들먹이면서 동시에 김원봉 카드를 뽑아든 것일까? 그게 중요한데, 문재인은 임정 100년을 들먹이고 김구를 말하지만, 그건 다분히 대외용이고 명분일 뿐이다. 정말 마음에 품은 것은 빨갱이 김원봉이다. 즉 문재인으로선 백범 김구와 김원봉 둘을 던져놓고 지금 국민들 반응을 떠보는 중이다. 백범 김구 이름 앞에 사람들이 환호를 해도 반 이승만, 반 대한민국이란 목표를 달성하니까 좋다. 이번에 내세운 김원봉 이름 앞에 사람들이 환호를 해주면 그건 더 좋은데 반 이승만, 반 대한민국이란 목표 달성은 물론 차제에 대한민국을 완전히 민중사관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게 뭐냐? 노무현 시절에 몽양 여운형까지 훈장을 달아줬으니까 자기는 반발자국만을 더 나가보자는 전략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게 대한민국의 미친 국사학자 즉 민중사학자에 대한 아부 전략이다. 이걸 꼭 기억해둬야 한다. 사실 역사문제연구소·역사학연구소·한국역사연구회 등 민중사학 진영 3개 단체는 지난 4월 학술대회를 열고 문재인이 내세우는 '1919년 건국'에 반기를 드는 깜짝 놀랄만한 일을 벌였다. 좌파끼리의 내분이 생긴 듯한데, 그건 내분이기도 하고 전략이기도 하다.

자기들 눈에 백범 김구로 만족하는 문재인을 압박해 더 왼쪽으로 오라고 신호를 보낸 것이다. 민중사학하는 이들이 '1919년 건국'에 찬성한 건 '1948년 건국'에 반대하기 위한 전술이었을 뿐이다. 즉 이승만을 끌어내리기 위해 잠시 김구를 얼굴마담으로 밀었고, 이제는 김구마저 치워버린 채 좌익세력까지 끌어안겠다는 신호탄이다. 바꿔 말해 국사학계는 문재인에게 임정과 백범을 띄우는 걸로 만족해선 안된다는 압박을 지난 4월에 한 것이다.

무시무시한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 민중사학을 포함한 좌파 진영이 지난 10~20년 새 그만큼 왼쪽으로 왼쪽으로 더 나갔다. 일테면 그들의 임정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는 백범을 경멸했던 김원봉과 비슷한 수준이고, 남로당 박헌영과을 빼다 꽂았다. 사실 박헌영도 임정을 '인민과 단절된 망명가 클럽'이라고 비판했다. 몽양 여운형도 임시정부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도 상해에 있어 보았지만 임시정부에 도대체 인물이 있다고 할 수 있소? 밤낮 앉아 파벌 싸움이나 하는 무능무위한 사람들뿐이오. 그래서 나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인정할 수는 없소."

물론 김일성에게 백범 김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당연한 것 아니냐? 통일전선으로 끌어들여 이용해먹을 대상이지, 그 이상은 아니다. 그래서 처음엔 삽살개 문재인이 김정은과 임정 100주년 행사를 함께 하려다가 김정은으로부터 따귀를 얻어맞고 없던 일로 꼬리를 내린 것이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국사학계다.

본래 그들은 마르크시즘을 따라가기 시작한 바보 집단인데, 민중사학을 하면서 점점 북한 김일성을 닮아간 끝에 이제는 김구를 토사구팽하고 진짜 좌익으로 돌아서려는 국면이다. 그 증거가 5년 전에 나온 <김구 청문회>란 책이다.

그건 김상구라는 좌파가 썼는데, 한마디로 김구 죽이기를 위해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다. “친일파가 만든 독립영웅”일뿐이니까 너무 치켜세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이다. 이 책 표지의 띠지는 이렇게 되어있는데, 이런 말을 좌파가 한다는 점을 잘 생각해보라. “대한민국 성역인 김구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외면하고 싶었던 불편한 진실”. 이젠 좌파가 김구 동상을 끌어내리고 그 위에 다른 걸 세우겠다는 얘기다.

이게 대한민국 현주소다. 좌파는 국민정서에 맞는 민족주의자 김구 따위에 이젠 만족하지 않고 골수 좌익으로 마구 달려간다는 뜻이고, 김구란 장애물을 치운 채 붉은 나라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뜻이다.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으로선 여전히 임정 100년을 말하고 그게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대외용 발언에 불과하다고 나는 보는 것이다. 속내는 빨갱이 김원봉을 내세워 민중사학 즉 미친 국사학자 쪽에서 윙크를 보내놓은 상황이다.

어떠신가? 이제 문재인이 김원봉을 띄우는 앞뒤 배경이 좀 그려지시는가? 여기에서 분위기가 좀 만들어지면, 머지않아 붉은 나라라는 목표를 향해 마구마구 달려갈 것이다. 지금 상황은 그만큼 어렵다. 문재인 하나만 죽인다고 될 일이 아니고, 그 사람의 귀때기를 붙잡고 있는 국사학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이념의 낙동강 전선에 서있다" 몇 해 전 역사교과서 전쟁 당시 장신대 김철홍 교수가 했던 진단은 지금도 맞는 얘기다. 아니 그때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우리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부국 대통령 박정희가 이 나라를 세우고 키웠다고 믿지만, 저들은 그걸 거꾸러뜨려야 한다고 난리법석이다. 그걸 거꾸러뜨리는 수단이 백범 김구였는데, 그것도 치워버린 채 붉은 나라로 가자는 것이다.

이해하셨는지? 김원봉을 징검다리로 해서 궁극으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세력, 민족 세력, 항일 세력이란 이름 아래 끌어안자는 것이 저들의 그림이다. 그게 저들이 말하는 역사통합이다.

문재인, 그 자가 노리는 목표가 여기까지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의 싸움이 더욱 독하고 강해질 필요성을 느낀다. 다음 기회에 민중사학이라는 괴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뿌리는 무엇인가? 강만길에 앞선 그걸 키워준 좌파의 숙주가 따로 있는데, 그게 왜 ‘창작과비평’의 발행인인 백낙청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오늘 맛보기로 백낙청의 얼굴을 보겠다. 참고로 그는 좌파 전체의 정신적 지주이자 대부로 평가받는 무서운 실력지다.

※ 이 글은 10일 오전에 방송된 “김원봉은 예고편…본편 시나리오는 딱 이렇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 제98회를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관련기사

핫이슈포토
핫이슈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성재영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상윤
  • 대표이사/회장 : 손상윤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