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속삭임, 10주기 노무현의 평화타령
악마의 속삭임, 10주기 노무현의 평화타령
  • 조우석 평론가
  • 승인 2019.05.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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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제94회

전 대통령 노무현의 10주기입니다. 오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추도식을 연다는 등 제법 요란합니다. 광화문광장에서 13일부터 무슨 요란한 시민문화제도 연다고 하고, 10주기를 맞춘 다큐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이 개봉됐습니다. 

이 영화를 총리 이낙연 등도 관람했다고 합니다. 이낙연이 그걸 본 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헛소리도 했다던데, 쟤네들 노는 건 참 가소롭지만 스케일도 꽤 큽니다. 돈 있고, 권력 잡고 있으니까 가능하겠지요? 10주기 행사 이후 내년부터는 새로운 노무현, 새로운 100년을 얘기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데 새로운 100년을 말하는 배경에는 이른바 노무현센터가 서울 비원 앞에 내년 오픈하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노무현센터 완공 그거 작은 일 아닙니다. 젊은이들을 대거 빨아들이는 통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제 판단에 노무현은 그냥 보통 사람이 아니고 이미 반인반신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노무현 추모 분위기는 1000만 관객을 훌쩍 넘겼던 영화 ‘변호인’에서 재확인하지만, 2년 전 개봉했던 다큐 영화 ‘노무현입니다’도 엄청납니다. 무려 200만 명 가까운 관객이 들었더랬는데, 다큐영화가 100만을 넘기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입니다. 노무현 반인반신 얘기를 꺼낸 건 당시 그 다큐영화가 관객 100만을 넘기는 순간 노무현이는 반인반신의 반열에 오른다고 예견했던 분의 말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반인반신 맞습니다.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큰일 나는 최고존엄이 노무현인데, 이승만 박정희는 욕하고 짓밟아도 되는 대통령인 현상과 너무도 정반대입니다.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노무현 영화에 비해 이승만 박정희 관련 영화 가 단 하나라도 긍정적인 게 나왔다는 소리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미쳤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확실히 대중조작, 상징조작은 좌파 좌익 쟤네들이 천재이니까 그렇다고 쳐도 생각해보면 참 우습습니다. 임기 말의 노무현을 두고 친노세력조차 마치 죽은 개 취급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고, 그것도 자기 측근의 비리 수사와 관련해 무책임하게 일을 저질렀던 것에 불과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뒤 모든 잘못과 실패가 다 잊혀지고, 역대 대통령 중에서 인기 짱으로 벌떡 일어섰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게 친노세력 운동권 세력이 얼마나 집요한 집단인가를 확인해주는 장면입니다. 거기에 끌려다니는 국민들은 또 얼마나 개돼지인가도 새삼 보여줍니다.

그런 노무현이 어떤 사람입니까? 오늘 저는 노무현이 남긴 최악의 유산을 점검해보려 하는데, 그 최악의 유산은 보안법 폐지를 추진해 국민 여론을 갈라놓았고, 김대중 식의 햇볕정책을 포기한 채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한다는 노선도 포기했던 짓거리보다 훨씬 나쁜 것입니다. 사실 노무현은 개혁 개방을 한다는 건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지 누가 누구를 개혁하겠다는 생각 자체를 없앴을만큼 급진적인 인간, 친북적인 인간입니다. 신문 방송 등 언론이 되돌이키기 힘들 정도의 바뀐 것도 노무현의 유산의 하나입니다. 그 시절에 경제가 엉망이었다는 걸 우리가 다 압니다. 후보 시절 7% 성장 공약을 했지만, 실제론 4%대에 그쳤고 그래서 본인 입으로 “매를 맞아도 싸다”고 말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걸 지금 문재인이가 따라 하면서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만, 노무현이 남긴 유산 중 최악으로 꼽는 건 따로 있습니다.

그걸 저는 망국적 유산, 아니 노무현의 저주라고 말합니다. 그게 무엇이겠습니까? 평화지상주의입니다. 한국사회에서 평화 지상주의 이념을 정식화한 사람은 뜻밖에도 노무현이이고, 우리는 지금도 그 저주를 풀지 못해 안보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말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일테면 그는 퇴임 이듬해인 2008년 말, 10·4 남북정상 선언 1주년 모임에서 오래 준비해온 원고 하나를 떡 하니 발표했는데, 거기에 담긴 평화주의 구상에 새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이 대목에서 당시 노무현의 육성을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대북정책은 빨갱이 만들기, 친북좌파 만들어내기인데, 그런 정치공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식으로 거룩하게 말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평화주의라는 게 종북 반미노선 등 좌빨들의 이념 편향성을 감싸는 포장지라는 점입니다. 당시 바고 그 자리에서 노무현 말이 이러했는데, 들으시면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승공통일의 사고를 넘어서야 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죠? 공산주의를 이긴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잘못이란 소리입니다. 대결주의도 그만해야 합니다.… (남북통일 등) 통합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주권의 일부를 양도할 수 있고, 그게 항복도 이적행위도 아니라는 인식을 수용해야 합니다. 국가주의 사고를 넘어서야 합니다."

무시무시합니다. 이 정도면 헌법 4조가 명문화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몽땅 해체하자는 제안 아닙니까?. 국가 주권까지 내놓자는 헛소리도 놀랍지만, 그동안 지켜온 가치를 국가주의-대결주의라며 대한민국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대담무쌍함은 또 뭡니까? 정말 안타까운 것은 그 노무현의 평화지상주의를 문재인은 물론이고 지금 한국사회 전체가 온몸으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입니다. 요즘 한국사회의 가장 우려할만한 흐름은 평화지상주의입니다. 바로 그게 2~3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직전 한 차례 기승을 부렸지 않습니까? 그때 무슨 일이 있었죠? 북핵을 막는 방어용 무기인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며 좌익세력이나 경북 성주 김천 주민들까지 나서서 난리를 치지 않았습니까? 당시 정치인들도 평화 타령을 늘어놓았습니다. 당시 국회의장 정세균은 "가장 정의롭지 못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며 평화 지상주의를 역설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최악은 홍석현이 지휘하는 중앙일보가 했던 평화 캠페인, 평화의 나팔 불기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중앙일보를 포함해 당시 정치인들의 논리 역시 노무현의 것과 거의 판박이였다는 게 중요합니다.

이게 무얼 말해줄까? 평화, 물론 좋죠. 하지만 그게 구호를 외친다고 찾아옵니까? 더구나 평화 지상주의란 그런 정상적 사고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무장해제시키는 아무 무서운 원흉입니다. 그래서 평화 타령을 하는 이들이 한 걸음을 더 내딛으면 국가보안법 철폐가 나오고, 주한미군 철수 내지 위상(位相) 변경 그리고 한미연합사 해체 내지 전작권 환수로 줄달음칩니다. 이 모두가 노무현이 추진했고, 그 직전 김대중이 건드렸던 얘기입니다. 그리고 문재인이가 “평화가 경제다”라고 속이면서 끝장을 보려고 환장하고 있는 순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바로 며칠 전 김정은이 미사일을 연달아 쏘면서 "나라의 진정한 평화와 안전은 자기의 자주권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한 물리적 힘에 의하여서만 담보된다"고 말했다는데, 말 자체는 그게 맞습니다. 김정은의 애비와 할애비가 ‘정의의 보검’이라며 핵을 개발하고 있고, 갓 30대 애송이인 김정은이 따위도 "나라의 진정한 평화는 물리적 힘에 의하여서만 담보된다“고 떠드는 와중입니다. 그런데도 평화지상주의를 말하고, 그래서 스스로 대한민국 무장해제를 유도해온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 등은 정말 무서운 세력, 국가 해체 세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현대 정치윤리사상사에서 평화주의 문제를 가장 많이 고민한 사람이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였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평화주의를 신봉했지만 히틀러를 경험하고 공산주의를 눈으로 본 뒤 바뀌었습니다. 이런 얘깁니다. 인간과 사회에는 악성-잔인성이 분명 존재하는데 그것에 눈감는 건 거짓된 낙관주의에 불과하다는 발견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눈 감고 관념놀이에 빠져드는 건 십중팔구 좌익 좌파라는 발견이 썩 중요합니다. 왜 좌파 좌익이 그러하냐? 그들은 인간과 사회의 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위선과 허세가 전매특허인 좌익의 멘탈리티가 본래 그렇습니다. 마르크스를 포함한 좌익은 유토피아적 낙관을 전제로 '완전개조'와 '무한실험'을 꿈꾸지 않았던가? 그게 끝내 재앙을 낳으며, 진정한 평화 구축에는 실패를 한다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그런 좌익들의 평화 공세의 이면에는 국민들의 전쟁 공포증을 키우는 게 있습니다. 전쟁이 터지면 경제와 민생이 타격을 입는다면서 마냥 피해의식부터 키우는 것입니다. 이게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더 큰 인간적 가치, 사회 안정, 국가 이익을 위해서는 필요하면 전쟁도 결단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결단의 주체가 바로 국가이고 국민입니다. 그런 역사의 진리를 애써 외면한 채 헛소리를 하는 게 평화주의라고 하는 저주입니다.

우리는 지금 “평화가 경제다”는 식의 레토릭만 자꾸 늘어놓으면 평화가 유지된다는 집단적 환상에 사로 잡혀 있고, 그게 심해져서 적에 의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으면서도 제대로 대응도 못하는 참상이 반복되고 있는 게 모두 다 노무현의 유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오늘 방송을 마칩니다.

한마디로 노무현의 평화지상주의란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게 제 결론이고, 그 노무현의 유산이 지금 문재인의 손에 의해 완성 직전에 있다는 현실을 재확인합니다, 완성이란 어쩌면 대한민국의 몰락일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상황임을 오늘 덧붙입니다.

* 이 글은 13일 저녁에 방송된 “악마의 속삭임 10주기 노무현의 평화타령”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 제94회를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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